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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독성 Aug 16. 2023

별명 짓기

고사리 손 도우미의 씨앗 심기



급하게 씨앗을 심었다.

3호의 등쌀에 못 이겨 재빨리 심어야 했다. 씨앗 모양도 살펴보고 싶었다. 씨앗 사진도 착착 찍어두고 싶었다. 귀여운 씨앗에 걸맞은 이름도 지어주고 싶었다.

이름을 지을 새도 없이 지피휠렛에 묻힌 씨앗. 마음이 급해졌다.


머리를 굴려본다. 이름, 중요하다. 이름대로 살아간다고 하던데,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며칠을 생각했다. 아이들에게도 물어본다. 어떤 이름이 좋을지 아이들도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애정을 듬뿍 담아 건강하게 자라날 이름이 무엇일까. 아이들의 이름 한자씩을 따서 호호호라고 지어볼까 생각을 했다.  

'호호호, 어때?'라고 하기가 무섭게 2호가 외친다.


"엄마! 드래곤 삼총사로 하자!"  


지피휠렛 3개에 씨앗을 3개씩 나눠 심었다. 3개의 집에 사는 삼총사. 왠지 어울린다.


뭉뚱그려 이름을 묶어 놓은 게 미안해서 하나씩 다시 생각은 해봐야겠다.

잘 자라나길 바라. 드래곤 삼총사.  




드디어 작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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