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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집사의 기쁨과 슬픔
기다리는 마음
by
Hee언니
Aug 16. 2023
기다림의 시간은 언제나 안절부절이다.
오늘에나 나올까, 내일이나 나올까. 혹시라도 발아가 안되면 어쩌나 하루하루 애가 탄다. 이렇게 무언가를 절실히 기다리던 때가 언제였을까.
애를 셋이나 낳았지만 출산 타이밍은 아직도 모르겠다. 씨앗이 뾰로롱 고개를 내미는 타이밍도 마찬가지.
정성을 다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스포이드로 조심스래 물을 한 방울, 두 방울 뿌렸다. 물이 스며드는 시간 동안 기도 아닌 기도도 해본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정성인지. 생명이란 건 이런 존재구나.
지피휠렛 드래곤 삼총사
바람 솔솔 부는 부엌 창틀에 드래곤 삼총사를 내려놓았다. 햇빛이 인사하는 그 순간을 씨앗들도 느끼고 있을까.
어쩌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흙속의 삶은 굉장히 치열할 지도 모르겠다. 엄마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며 아이가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용기가 필요하듯이.
지금은 기다리는 일을 좀 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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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언니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해 뜨는 아침처럼, 매일의 평범한 순간에서 반짝임을 찾습니다. 아들 셋을 키우며 웃고 울고, 춤추듯 살아온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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