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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독성 Sep 16. 2023

<매주 수요일 발행> 삭제

프로필에 적힌 <매주 수요일 발행>이란 말을 삭제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정한 마감 날이었다. 짧아도 길어도 이상해도 일단 수요일엔 주야장천 올렸다. 억지로라도 글을 쓰다 보니 글이 모였다.


다른 플랫폼에 기웃거리다가 복붙도 했다. 갑자기 뜬금없이 씨앗 심는 초보 식집사 이야기에 구독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식물의 늪빠져버린 발을 뺄 수 없기에 재미없어도 계속 쓰려한다. 사랑스러운 걸 어쩌란 말인가.


창작의 날씨 에세이 챌린지를 하면서 고기 먹는 이야기를 썼다. 그즈음 독서 모임 발제 도서로 이슬아 작가의 <날씨와 얼굴>을 읽었다. 육식과 채식을 오고 가다 멘붕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현실감 없는 망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자괴감에 빠졌는데, 의외로 좋아해 주신다. 역시 취향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결론은 그냥 쓰고 싶은 거 마음껏 쓰자. 남들 눈엔 어차피 남의 이야기. 세상 그 무엇도 같은 이야기는 없더라.


열심히 복붙 하던 이야기들도 끝났고, 뭔가 쓰긴 해야겠고, 치렁치렁한 머리를 자르듯 발행일을 없앴다.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이젠 억지로 쓰지 말고, 쓰고 싶을 때 쓰려한다. 유치원에서 신나게 놀다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느낌정도. ㄱ을 배우는 마음으로 써야겠다.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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