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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섬 Jul 11. 2024

목로주점(L'Assommoir)

루공 마카르 총서 제7권

작품 배경

     

〈목로주점(L'Assommoir)〉은 1876년 4월 13일에 급진 공화파 신문인 《르 비엥 퓌블릭(Le Bien public)》 지에 연재된 소설로, 첫 호가 연재되자 즉각 보수파 논객들의 공격이 쏟아졌다. 《르 비엥 퓌블릭》은 가장 대담한 부분을 삭제한 뒤 6장까지 연재했지만 결국 연재를 중단했고, 이후 《라 레퓌블리크 데 레트르(La République des Lettres)》 지가 나머지를 연재했다. 이후 1877년 1월에 《조르주 샤르팡티에(Georges Charpentier)》에서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다. 

    

 『루공-마카르 총서』의 제7권으로, 에밀 졸라가 “민중의 냄새를 간직한 민중에 대한 최초의 소설”이라고 강조한 〈목로주점〉은 마카르 혈통의 비정상적인 정신의 유전과 노동자들의 가난한 환경, 그리고 알코올 중독 등으로 전락하는 제르베즈(Gervaise)라고 하는 한 여성 노동자의 삶을 그리고 있다. 제2제정기(1852~1870)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에는 당시 사회의 다양한 노동자 유형이 제시되어 있으며 그와 함께 파리(Paris)의 노동자들의 세계가 묘사되어 있다. 여기에서 졸라는 주인공 제르베즈의 삶이 전락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면서 당시 사회적 환경에 의한 노동자 계급의 불행을 제시한다. 이것은 노동자들의 악덕과 타락 그리고 정신적, 육체적 궁핍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이것을 통해 졸라는 원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류처럼 유전과 환경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졸라는 노동자들의 비극적 삶의 묘사를 통해 특권과 부르주아지에 의한 사회적 불의를 간접적으로 비판한다. 물론 여기에는 노동자들의 게으름과 알코올 중독, 불결, 혼거, 매춘 등 그들의 악덕에 대한 비판의 여지가 없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민중의 삶에 대한 적나라함은 그들에 대한 경멸이나 비난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이 모든 악덕의 책임이 제정과 지배계급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그들에 의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비참과 절망 그리고 알코올 중독의 악순환을 거듭하게 한다. 제르베즈의 경우 역시 극복하기 힘든 가난한 환경 속에서 ‘착실하게 일하는 것, 끼니를 거르지 않고 빵을 먹는 것, 잠자기 위해 약간 깨끗한 구멍을 갖는 것,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 매를 맞지 않는 것, 그리고 그녀의 침대에서 죽는 것’일 뿐인 소박한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로 생을 마감하게 되고, 그녀의 남편 쿠포(Coupeau) 또한 술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이 준 경각심에도 불구하고 결국 알코올 중독자로 생을 끝내게 된다. 졸라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피할 수 없는 몰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변화시켜야 하고, 그것의 책임이 부르주와지에게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역설한다.




 

줄거리

1장

 

     파리 변두리의 허름한 봉쾨르 여관(Hôtel Boncoeur)의 창문에 기대어 제르베즈는 밤새도록 남편 랑티에(Auguste Lantier)를 기다리고 있다. 랑티에는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세상모르게 잠들어 있는 아이들, 클로드(Claude)와 에티엔(Étienne)을 바라보며 제르베즈는 서러움이 북받쳐 눈물을 흘린다. 방에는 서랍이 하나 없어진 장, 기름때 낀 작은 탁자와 그 위에 놓인 이 빠진 물병 하나, 그리고 구석에 놓인 낡은 트렁크가 텅 빈 채 열려져 있고, 벽에는 구멍 난 숄과 진흙 묻은 바지, 넝마장수도 받지 않을 다 해진 옷들이 걸려 있다. 창가에 선 제르베즈의 눈에 오른쪽으로는 도살당한 가축들로 인해 피비린내와 악취가 풍기는 도살장이, 왼쪽으로는 신축중인 병원이, 그리고 저 멀리로는 파리시로 들어가는 시문이 보인다. 어느새 작업 도구를 짊어지고 파리로 일 나가는 새벽 일꾼들이 시문으로 향해 가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웃음기 없는 창백한 얼굴의 무리가 끊임없이 파리 속으로 삼켜져 들어간다. 시문 양 옆에 있는 술집에는 하루 일을 공친 노동자들과 힘든 하루를 미리 위로라도 하듯이 한 두 잔 술을 걸친 노동자들이 들락거리고 있다. 바로 앞 신축중인 병원에서 함석지붕을 씌우는 일을 하는 함석장이 쿠포(Coupeau)가 일을 나가던 길에 제르베즈의 눈물 흔적을 보고 그녀를 위로해준다. 


     늦은 아침에야 랑티에가 돌아온다. 26살의 모자 직공인 그는 진한 갈색 머리에 예쁘장한 얼굴을 한 자그마한 남자이다. 그는 걱정을 하며 묻는 제르베즈에게 악을 쓰고, 그 소리에 놀라 깬 아이들이 울고 있는 엄마를 보고 따라 운다. 랑티에는 자기만의 생각에 골몰해 제르베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늘따라 제르베즈는 평소보다 다리를 더 심하게 전다. 보통 때는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였는데, 오늘 아침엔 밤새 랑티에를 기다리느라 고단했던 나머지, 평소보다 절뚝거림이 심하다. 랑티에는 벽에 걸린 몇 벌 되지 않는 누더기와 옷장 속에서 여자 웃옷과 셔츠를 꺼내 던지며 전당포에 가져 가 돈을 마련해 오라고 이른다. 제르베즈가 전당포에서 받은 5프랑을 건네자 랑티에는 이내 잠이 든다. 곤히 잠든 남편의 모습을 보고 안심한 제르베즈는 빨랫감을 들고 공동빨래터로 향한다.


     세탁장은 축축한 공기 속에 비누냄새와 표백제 냄새가 진동한다. 그곳에 모여 빨래하는 여자들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제르베즈가 옆집 보슈 아주머니(Madame Boche)와 수다를 떨며 빨래방망이를 두들기는 동안 랑티에는 제르베즈가 갖다 준 5프랑과 벽난로 위에 놓여 있던 전당표들마저 몽땅 들고 아델(Adèle)과 달아나버린다.


     세탁장으로 아이들이 제르베즈를 찾아와 아빠가 떠나버렸다고 알린다. 눈앞이 캄캄해진 제르베즈가 당혹감으로 숨을 몰아쉬는 와중에 바로 눈앞에 아델의 언니 비르지니(Virginie)가 보인다. 비르지니는 서너 명의 여자들과 제르베즈 쪽을 흘깃거리며 무언가 낄낄거리고 있다. 순간 제르베즈는 분노에 휩싸인다. 제르베즈와 비르지니가 서로 욕설을 주고받다가, 제르베즈가 먼저 비르지니에게 물통을 끼얹는 것을 시작으로 두 여자가 뒤엉켜 육탄전을 벌인다. 둘은 서로 달라붙어 목을 조르고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때리고 할퀴고 꼬집고 쥐어뜯는다. 살기 어린 드잡이로 둘 다 옷이 찢겨 살이 다 드러난다. 그러다 비르지니가 빨래방망이를 집어 들자 제르베즈도 방망이를 집어 들더니 이내 비르지니를 깔고 앉아 마치 세탁물인 냥 흠씬 두들기기 시작한다. 그때까지 구경만 하던 여자들이 그제야 몰려들어 제르베즈를 비르지니에게서 떼어놓는다. 제르베즈는 씩씩거리며 볼에서 피가 흐르는 채로 다리를 몹시 심하게 절면서 푸르뎅뎅해진 팔로 아이들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간다.


텅 빈 방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랑티에가 빠뜨린 것 없이 몽땅 들고 가버렸다. 트렁크가 놓여 있던 구석이 구멍이 뚫린 듯 휑했고, 창문 고리에 걸어두었던 작은 거울마저 보이지 않는다. 제르베즈는 변두리의 회색 거리를 바라본다. 그녀는 자신의 일생이 도살장과 병원 사이에서 못 박혀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떤다.

 

2장

     그로부터 3주 뒤, 제르베즈는 콜롱브(Colombe) 영감의 주점에서 쿠포와 마주앉아 술에 절인 자두를 먹고 있다. 길에서 세탁물을 전하고 돌아가는 그녀를 쿠포가 억지로 주점에 데리고 들어온 것이다. 갈색 눈에 곱슬머리, 쾌활하고 장난기 많은 26살의 쿠포는 아름다운 금발, 뽀얀 피부, 너무나 귀여운 붉은 입술의 제르베즈를 사랑스런 눈길로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그는 그녀를 볼 때마다 계속 청혼을 간청하고 있고, 그녀는 웃으며 거절하고 있다.


     뚱뚱한 40대 주점 주인인 콜롱브(Colombe) 영감은 증류주를 만들어 팔고 있다. 제르베즈는 증류기를 구경하러 간다. 작은 마당에서 알코올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대한 증류장치에서는 실과 같이 투명한 알코올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진동 하나 없이 연기 하나 내뿜지 않고 작동하고 있는 이상한 모양의 유리관들과 수없이 둘둘 말린 파이프들을 보고 있노라니 무서운 생각이 든다. 증류기는 불꽃 하나 없이 알코올을 땀처럼 천천히, 그러나 끈덕진 샘물처럼 흘리고 있다. 그것은 마침내는 이 방을 채우고 큰 한길로 퍼져나가 파리라는 거대한 구멍으로 범람하는 듯하다. 제르베즈는 섬뜩하니 무서워진다. 


     역시 함석장이였던 쿠포의 아버지는 술에 취해 지붕에서 떨어져 죽었고, 제르베즈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술을 마시다 죽을 뻔한 적도 있었기에 두 사람 모두 증류주를 멀리한다. 제르베즈는 쿠포에게 “일할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자신만의 집을 갖고 아이들을 키우고 침대에서 편안히 죽는 게” 그녀의 소망이라고 말한다.


     쿠포는 어린애들을 키우며 몸이 부러져라 성실하게 일하는 제르베즈에게 존경심과 애정을 품는다. 그녀의 아이들을 데리고 산보도 데리고 가고 세탁물 꾸러미도 들어다 주며 그녀를 살뜰히 보살핀다. 쿠포는 제법 멋쟁이인데다 재치 있고 달변이며 제법 애교도 있어 제르베즈는 쿠포와 함께 있으면 자주 웃으며 행복감을 느낀다. 쿠포는 틈만 나면 청혼했고, 어떠한 경우에도 정중하고 친절했기에 제르베즈는 결국 끈질긴 그의 청혼을 물리치지 못한다.


     쿠포는 둘째 누이인 로리예(Lorilleux) 내외의 집에 제르베즈를 인사시키러 간다. 로리예 부부는 금사슬을 만드는 사슬공업자들이다. 로리예 부인은 제르베즈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녀를 천대한다. 로리예 부부 집을 나와 그들이 살고 있는 공동 아파트 7층의 계단을 내려다보는 제르베즈에게 계단은 어두운 우물바닥처럼 아득해 까닭 모를 공포가 밀려든다.

3장

 

     제르베즈는 서로의 가난한 처지를 고려해 결혼식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쿠포는 하객들과 식사 한 끼라도 함께 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결국, 하객들이 식사 비용의 일부를 내기로 하고 결혼식 피로연을 열기로 결정한다. 쿠포는 돈을 빌려 결혼반지와 새 옷을 장만하고, 제르베즈도 추가 작업을 해서 모은 돈으로 새 옷과 모자를 마련한다. 쿠포는 무신론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신부와 미사 비용을 흥정한다.


     토요일 결혼식 날, 결혼식을 마치고 피로연을 위해 예약해둔 식당으로 가는 길에 무더위에 지친 하객들은 잠시 주점에 들러 목을 축이는데, 그 사이에 벼락이 치며 소나기가 쏟아진다. 부인들이 흙탕물에 나들이옷을 망쳤다고 화를 내는 와중에 마침내 피로연 식당에 도착한 하객들은 모두 음식에 코를 박고 게걸스럽게 먹는다. 식사가 끝난 뒤, 식당 주인이 6프랑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바람에 시비가 벌어지다 결국 3프랑을 더 주고 해결한다. 


     어렵사리 결혼식 일정을 마치고, 대놓고 제르베즈를 “절름발이”라고 비난하는 로리예 부인과 헤어져 첫날밤을 위해 봉쾨르 여관으로 들어서던 제르베즈 앞에 장의 인부 바주즈(Bazouge) 영감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불쑥 나타난다. 제르베즈가 기겁을 하자 바주즈 영감은 그녀에게 “누구도 저승길은 면할 수 없어. 당신도 빨리 가고 싶어질 때가 있을 거야. 사람이란 죽으면 다 그만이야.”라고 경멸하듯 중얼거린다. 

 

4장

 

     제르베즈와 쿠포는 4년 동안 금슬 좋은 부부로, 지독하게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는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 나갔다. 동네사람들은 입을 모아 쿠포 부부를 칭찬했다. 제르베즈는 구트-도르(Goutte-d'Or) 가에, 자신이 일하는 세탁소 맞은편에 방 하나와 부엌이 달린 자그마한 이층집을 얻는다. 플라상의 시골집을 연상시키는 한적하고 조용한 집에서 제르베즈는 더없이 행복하다. 이사할 때 임신 중이었던 그녀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예쁜 딸 나나(Nana)를 낳는다. 


     쿠포 내외는 나나의 세례식을 계기로 옆집에 살고 있는 구제(Goujet) 모자와 친해진다. 어머니는 레이스 수선을 하고 아들은 대장장이로 볼트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자였다. 구제의 아버지는 취중에 친구를 죽이고 처형 직전에 옥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구제 모자는 변함없는 성실함과 친절로 가족의 비극을 참아내고 있었다.


     구제는 장밋빛 얼굴에 파란 눈을 가진 헤라클레스 같이 힘이 센 23세의 대장부였다. 금발의 당당한 체격의 예의 바른 이 청년은 처음엔 제르베즈를 보고 부끄러워했지만 차츰 친숙해진다. 구제 어머니는 항상 검은 옷과 모자를 쓰고, 귀부인처럼 정숙하고 온화한 얼굴이었다. 제르베즈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구제 모자의 집안을 보고 놀란다. 제르베즈는 이 모자에 대해 갈수록 깊은 우정을 느낀다. 쿠포 부부와 구제 모자는 3년 동안 거의 매주 일요일마다 함께 외출하며 돈독하게 지낸다.


     악착같이 일해서 열심히 저축하던 제르베즈는 조그만 가게를 얻어 세탁소를 운영하고 싶은 소망이 생긴다. 나나가 세 살이 되던 해에 구트-도르 가에 조그만 잡화상이 매물로 나오자 제르베즈는 그 가게를 얻고 싶어 안달이 난다. 쿠포와 의논한 끝에 다음날 함께 가게를 계약하러 가기로 약속한다.


     제르베즈는 남편과 함께 가게를 계약하러 가기 위해 나나를 데리고 쿠포가 일하고 있는 신축 건물로 찾아간다. 쿠포는 4층 건물의 지붕을 깔고 있었는데 마지막 함석 몇 장을 남긴 순간에 맞은편 골목길에서 제르베즈와 나나가 손을 잡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오월의 아름다운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며 금빛으로 굴뚝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저녁이었다. 이윽고 아빠를 발견한 나나가 아빠를 세차게 부르자 쿠포는 나나를 보려 몸을 굽히다 그만 발이 미끄러져 지붕에서 떨어지고야 만다. 둔중한 소리를 내며 한길 복판에 쿠포가 떨어지고, 제르베즈는 비명을 지른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병원으로 데리고 가려 하자 제르베즈는 한사코 집으로 데리고 가서 자신이 직접 치료하겠다고 고집한다.


     두 달이 지나자, 연일 헌신적으로 남편을 간호한 제르베즈 덕분에 쿠포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된다. 다시 두 달 동안 쿠포는 목발을 짚고 다닌다. 쿠포는 자신이 당한 사고에 대해 잔뜩 화가 나고 억울한 생각이 든다. 그의 아버지는 고주망태로 일하다 떨어져 죽었으니 자업자득이지만, 자신은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고 죽어라 일만 했는데 사고를 당했으니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인해 쿠포는 다리가 회복되어도 일을 하기 싫어한다. 제르베즈는 지금껏 열심히 일하다 사고를 당했으니 조금쯤은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남편의 무위도식을 타박하지 않는다. 그 사이에 의사 왕진 비용으로 모은 돈을 모두 써버린 제르베즈는 이제 세탁소 운영은 꿈도 꿀 수 없다. 제르베즈의 헌신적인 간호를 곁에서 지켜보던 구제는 그녀의 성실함에게 크게 감동한다.


     쿠포는 이제 대낮부터 빈둥거리며 술에 취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제르베즈는 틈만 나면 구트-도르 가의 잡화상 가게 앞으로 가서 이제는 불가능해진 꿈을 그려보며 울적한 모습으로 물끄러미 가게를 바라본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구제는 어느 날 제르베즈에게 결혼비용으로 저축해놓은 돈을 빌려줄 테니 가게를 인수하시라고 권한다. 구제 어머니는 아들의 결심에 반대는 하지 않았지만 쿠포가 술을 마시는 걸로 보아 머지않아 가게를 먹어치울 거라고 예견한다. 쿠포는 구제가 제르베즈에게 추파를 보내는 거라고 키득거린다. 제르베즈는 들뜬 마음에 다리도 절지 않고 온종일 집과 가게를 나는 듯이 오간다.

 

5장

 

     새로 단장한 푸른색 세탁소 앞에서 제르베즈는 황홀하다. 그녀의 가게는 날로 번창해 두 명의 세탁부와 조수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로리예 부인은 제르베즈의 성공에 엄청난 질투를 느끼고 제르베즈가 구제와 잤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하지만 동네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는 제르베즈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기에 로리예 부인의 험담은 장애가 되지 못한다. 


     스물여덟 살의 제르베즈는 이제 통통하게 살이 올라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녀는 혼자서 며칠씩 밤을 새워 가며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보상으로 식도락에 빠진다. 제르베즈는 행복감으로 그 어느 때보다 관대하고 온화하다. 쿠포는 마침내 일을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일주일에 이틀은 제르베즈가 찔러주는 돈을 가지고 대낮부터 친구들과 술집에서 보낸다. 한낮에 술에 취해 돌아온 쿠포는 지저분한 빨랫감으로 가득한 세탁소 한복판에서 제르베즈를 안고 진하게 애무한다. “세탁장의 오물들 속에서 나누는 부부의 이 진한 키스는 서서히 무너져 가는 그들 삶의 최초의 전락과 같은 것이었다.”


     구제는 제르베즈의 일을 방해할까 봐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세탁물을 들고 오는 등 적당한 핑계가 생기면 가게에 와서 가게 안쪽 구석에서 짧은 파이프를 피우며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몇 시간이고 앉아 제르베즈를 지켜보다가 이따금 제르베즈가 건네는 말에 웃음 지을 뿐이다. 구제는 쿠포에게 발길질 당하는 에티엔 때문에 제르베즈가 속상해하는 것을 알고 에티엔을 볼트 공장 풀무공으로 취직시킨다. 에티엔은 그들 사이를 잇는 또 하나의 끈이 된다. 구제는 매일 저녁 에티엔을 데려다주며 에티엔의 근황을 핑계로 제르베즈와 대화를 나누곤 한다. 제르베즈는 자신을 성처녀처럼 사랑해주는 구제의 사랑에 큰 기쁨을 느낀다. 무언가 커다란 근심이라도 생길 때면 구제를 떠올리며 생각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는다.


     어느 날 제르베즈는 쿠포 어머니 문제를 의논하러 로리예 부부를 찾아간다. 쿠포 어머니는 이제 노쇠하여 자식이 돌보지 않으면 굶어죽을 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로리예 부부는 한 푼도 보탤 수 없다고 거부한다. 울화가 치민 제르베즈는 보란 듯이 쿠포 할멈을 자신의 집으로 모신다. 동네사람들은 성실한 데다 효성까지 지극한 제르베즈에 대해 상당한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6장

 

     어느 가을날 해질 무렵 제르베즈는 단골집에 세탁물을 배달하고 오던 길에 문득 구제가 떠오른다. 그녀는 에티엔을 보러 온 척하여 구제가 일하는 철공소로 찾아간다. 제르베즈를 본 구제의 얼굴이 환히 빛나고, 그녀가 보는 앞에서 단단한 근육과 넓은 가슴을 뽐내며 힘차게 쇠망치를 휘둘러 볼트를 주조한다. 


     제르베즈가 돌아가려 하자 구제는 그녀의 손을 잡고 최신 기계 설비가 갖춰진 다른 창고를 구경시켜준다. 단시간에 많은 양의 볼트를 제조해내는 리벳 제조기 앞에서 구제는 “언젠가 이놈이 우리를 내쫓을 거”라고 서글프게 말한다. 그러자 제르베즈는 구제가 직접 만드는 볼트가 진짜이고 훨씬 좋다고 위로한다. 구제는 기쁨에 겨워 그녀의 손목을 세차게 잡는다.


     제르베즈는 매주 토요일마다 구제 모자의 집에 세탁물을 배달해준다. 첫해에는 빌린 돈 5백 프랑 중에 매달 20프랑씩 꼬박꼬박 갚아나가면서 빌린 돈의 절반 정도를 갚았다. 그러나 고용인들의 월급 문제나 집세로 인해 다시 돈을 빌리게 되었고, 그리하여 빚은 다시 425프랑이 되었다. 이제는 빚을 갚지 못한 채 세탁비로만 빚을 제하고 있는 처지였다. 


     어느 날 제르베즈는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비르지니를 우연히 만난다. 비르지니는 예전에 제르베즈가 살았던 집으로 이사와 살고 있었다. 비르지니는 랑티에가 지금은 아델과 헤어졌다고 전하며 당혹스러워하는 제르베즈를 보면서 묘한 기쁨을 느낀다. 


     어느 날 구트-도르 가가 떠들썩하다. 술에 취하기만 하면 짐승처럼 돌변하는 비자르(Bijard) 영감이 부인을 때리고 있었다. 뒤따라온 브뤼(Bru) 영감과 함께 비자르 영감을 겨우 뜯어말리고 나니 방 한 구석에서 이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이제 겨우 네 살 먹은 랄리(Lalie)가 눈에 보인다. 집에 돌아오자 쿠포가 술에 잔뜩 취해 이를 앙다물고 들어온다. 쿠포는 웃으며 그를 재우려는 제르베즈를 뿌리치더니 갑자기 주먹을 쳐든다. 쿠포는 이미 비자르 영감을 닮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제르베즈는 다시는 행복해질 수 없으리라는 절망적 예감에 온몸이 오싹해진다.

7장

 

     식도락에 빠진 제르베즈는 가족 중 누군가 생일을 맞으면 큰 잔치를 벌여 돈이란 돈은 모조리 잔치에 탕진한다. 자신의 생일에 제르베즈는 인색하고 이기적인 로리예 부부에게 보란 듯이 파티를 열고 싶다. 세탁소 구성원 모두가 한 달 전부터 제르베즈의 생일에 무슨 요리가 좋을지를 생각하며 진탕 먹고 마실 생각에 몸이 달았다. 제르베즈는 성대한 만찬을 계획하느라 돈이 부족했지만 비단 드레스와 결혼 반지를 전당포에 맡겨 돈을 구한다. 제르베즈가 생일 전날 오후부터 요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와중에 비르지니가 찾아와 길모퉁이에서 랑티에를 만났다고 전한다. 제르베즈는 쿠포의 눈에라도 띌까 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드디어 생일상이 차려지고, 모두가 자리를 잡고 앉았지만 쿠포가 오지 않아 제르베즈가 비르지니와 구제와 함께 쿠포를 찾으러 간다. 여러 술집들에서 쿠포를 찾던 중 제르베즈는 우연히 랑티에를 보게 된다. 불길한 예감을 안은 채 겨우 쿠포를 찾아 돌아온다. 손님들은 맹렬한 기세로 음식을 먹어치운다. 모두가 과하게 먹고 마신 끝에 상당히 취한다. 잔뜩 취한 쿠포는 “포도즙은 정말 멋진 발명품이야! 결국 노동자는 포도주 없이 살 수 없다니까. 등골이 휘도록 일해도 땡전 한 닢 없고 부르주아 놈들에게 무시당하는 노동자가 좀 즐기기로서니, 잠시나마 장밋빛 인생을 보고 싶어서 가끔 술을 마시기로서니 그렇게 나무랄 건 없잖아!”라며 세상을 경멸한다. 


     세탁소 안에서 먹고 마시는 동안 열기를 식히려 열어 놓은 문을 통해 동네 사람들이 그들의 만찬을 구경했다. 동네 사람들 틈에는 랑티에도 섞여 있었다. 이윽고 디저트가 나오고,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비르지니가 계속해서 제르베즈에게 귓속말을 해댔고, 취기로 조심성이 떨어진 제르베즈가 건너편에 시선을 고정한다. 결국 쿠포가 랑티에를 발견하고는 끔찍한 욕설을 내뱉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금방이라도 치고받을 것 같은 기세로 나갔던 쿠포는 랑티에와 어깨동무를 하고 들어오더니 랑티에를 앉히고 디저트를 권한다. 제르베즈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들을 번갈아 쳐다본다. 


     참석자 누구도 회식이 어떻게 끝났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었다. 제르베즈의 기억으로는 구제가 떠나면서 흐느껴 울었던 것 같다. 쿠포는 여전히 노래를 불렀고, 랑티에는 끝까지 남아 있었다. 제르베즈는 머릿결에 한순간 누군가의 숨결을 느꼈지만 그것이 랑티에의 숨결이었는지, 무더운 밤의 숨결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8장

 

     그 다음날 쿠포는 길에서 랑티에를 만나자 그를 집으로 다시 데리고 온다. 제르베즈와 두 남자는 말없이 건배하며 같이 마신다. 그날 이후 랑티에는 차츰 세탁소를 찾아오는 횟수가 는다. 그는 꽃을 사와 제르베즈와 세탁부들에게 주거나 화려한 화술로 그들의 환심을 산다.


     봄이 될 무렵엔 랑티에가 쿠포의 가족이나 다름없어진다. 랑티에가 친구들과 가까이 살고 싶다며 근처에 집을 얻고 싶어 하자 쿠포는 자기 집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랑티에는 무위도식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탁소를 들락거리며 이런저런 간섭을 해대며 1년여를 보낸다. 사람들은 랑티에가 연금을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방세도 식비도 아무 것도 내지 않았고, 제르베즈 혼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남자들을 둘씩이나 먹여 살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세탁소 여직공들과 어울려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고 마시는 통에 세탁소 수입만으로는 부족해 도처에 외상과 빚이 늘어만 갔다.


     왈가닥 나나는 점점 더 버릇이 나빠졌다. 아버지가 때릴 때는 어머니가 역성을 들고, 어머니가 때릴 때는 아버지가 그만하라고 고함을 질렀기 때문이다. 자신의 교육을 두고 부모가 서로 다투는 것을 본 나나는 무슨 짓을 해도 용서받는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리고 온갖 짓궂은 장난을 쳤다. 이제 겨우 열 살짜리 계집아이가 랑티에 앞을 지날 때면 엉덩이를 흔들며 악덕으로 가득 찬 눈초리로 그를 곁눈질했다. 랑티에는 나나에게 사교춤과 은어를 가르쳤다.


     로리예 부부는 제르베즈가 랑티에를 유혹하려고 온갖 짓을 다하고 있다고 모함했다. 동네에서는 랑티에가 과연 제르베즈와의 관계를 회복했는가가 가장 큰 화제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에 랑티에는 세탁소에 제르베즈와 단둘이 있게 되자 억지로 입을 맞추려 했고, 바로 그 순간에 구제가 들어오다가 파랗게 질려서 밖으로 나간다. 다음 날 제르베즈는 구제를 찾아 볼트 공장으로 갔고, 동네사람들의 수군거림을 피하기 위해 공터를 향해 나란히 걸어간다. 초록빛 풀밭이 있는 공터에 다다르자 그들은 죽은 나무 밑에 앉는다. 구제는 어제 목격한 광경으로 자신이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고백한다. 제르베즈가 랑티에가 강제 키스하려던 거였다고 자신의 결백을 결연하게 주장하자 구제는 겨우 안심하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같이 도망가서 살자고 말한다. 제르베즈는 구제의 진실한 사랑에 감동하지만, 이성적으로 거절한다. 구제는 그녀를 으스러뜨릴 듯 꽉 껴안고 그녀의 목덜미에 거친 입맞춤을 한 뒤 그녀를 보낸다.


     랑티에는 이제 집에 돈이 좀 있다 싶으면 제르베즈에게서 돈을 꾸어 가지고 나갔다. 그리고 쿠포와 함께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고급요리와 술을 먹으러 가곤 했다. 그나마 일주일에 하루 이틀쯤 일하는 척이라도 하던 쿠포는 랑티에가 집에 들어온 이후로는 아예 일하려들지 않았다. 


     어느 날 쿠포가 이틀째 집에 들어오지 않아,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제르베즈에게 랑티에가 기분 전환을 위해 콘서트 카페로 가자고 제안한다. 처음엔 거절했던 그녀도 쿠포를 기다리는 데 너무나 짜증이 난 나머지 승낙해버린다. 콘서트 카페의 노래들에 흠뻑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제르베즈는 쿠포가 방안에 온통 토해놓고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역겨운 냄새와 오물 속에서 자야 할 판이다. 바로 이때, 랑티에가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기 방에서 자자고 속삭인다. 처음엔 격하게 저항하던 제르베즈도 랑티에가 그 옛날처럼 그녀의 귀에 뜨겁게 입을 맞추자 그만 힘이 쫙 빠지며 거대한 전율이 온몸을 관통한다. 랑티에가 제르베즈를 자신의 방으로 밀고 들어가는 동안, 나나의 얼굴이 작은방 문에 달린 유리창에 나타난다. 나나는 호기심 어린 커다란 눈으로 엄마가 맞은편 다른 남자의 방으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켜본다.

 

9장

 

     쿠포 할멈은 해마다 12월이면 천식으로 고생한다. 쿠포 할멈은 로리예 부부에게서 단 돈 얼마라도 얻어내기 위해 아들과 며느리 흠담을 늘어놓곤 했는데, 어느 날 병문안을 온 로리예 부인에게 제르베즈가 랑티에 방으로 들어가는 발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제르베즈가 밤마다 랑티에의 방으로 들어간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온 동네에 퍼진다. 동네의 비난이 쏟아진다. 처음엔 스스로도 불결한 여자로 여겨져 자기혐오에 빠졌던 제르베즈는 차츰 익숙해져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나태함이 그녀를 둔감하게 했고, 행복해지려는 욕구가 현재의 골치 아픈 삶으로부터 온갖 행복을 끌어내게 했다.” 그녀는 동네 사람들도 자기만큼 지저분하다며 하나씩 그 내막들을 자세히 들추면서, “가난 때문에 남자와 여자가 뒤죽박죽으로 뒤엉켜 사는 이 파리 변두리에서 깨끗해봐야 얼마나 깨끗하겠”냐고 자기 자신을 변호했다.


     쿠포 할멈은 제르베즈가 없는 동안 구제가 세탁물을 가지러 오자 구제에게도 제르베즈의 나쁜 행실을 알려준다. 제르베즈가 돌아와 구제가 할멈의 험담을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파랗게 질려서 세탁물을 가지고 그의 집으로 간다. 몇 년 전부터 그녀는 구제 모자에게 한 푼도 갚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매번 궁핍한 살림살이를 이야기하고는 세탁비를 받아 갔던 것이다. 먹고 마시는 데 혼이 빠진 그녀는 예전처럼 정확하게 약속시간을 지키지도 못했다. 구제 부인은 이미 일주일이나 지난 세탁물이 제대로 세탁되어 있지 않을 것을 보고 앞으로는 세탁물을 맡기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는 구제 부인이 빚 이야기를 꺼내자 방안에 있던 구제가 어머니를 말리고는 방안으로 제르베즈를 부른다. 구제는 울어서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제르베즈가 빚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더니 그만 나가달라고 애원한다. 구제 모자의 집을 나서며 제르베즈는 “자신이 가진 가장 성실한 무엇인가를 그 집에 두고 오는 듯했다.”


     이제 제르베즈에게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모든 것이 대수롭지 않았고, 그저 삼시 세 끼를 먹는다는 단 하나의 기쁨에 잠길 뿐이었다. 세탁물들은 제대로 세탁되지 않았다고 되돌아왔고, 손님들에게 마구 말대꾸를 하면서 싸우는 바람에 단골손님들은 화를 내며 하나 둘 떠나갔다. 이제 그녀의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돈을 제때 잘 지불하지 않는 손님들이나 매춘부들뿐이었다. 세탁소도 청소를 하지 않아서 온통 흙탕물로 얼룩져 있었다. 제르베즈는 이런 불결함조차 그녀가 웅크리고 살아갈 따뜻한 보금자리로 익숙해졌다.


     집안 살림은 전당포를 들락거리며 그럭저럭 버티어나갔다. 쿠포와 랑티에는 이상하리만큼 원기왕성하고 신수가 훤했다. 집에 한 푼도 없을 때조차도 랑티에가 영양가 있는 음식을 운운하며 잔소리를 해대는 통에 살림살이는 더 옹색해져 갔다. 어느 날 비르지니가 가게를 내고 싶다고 하자, 제르베즈의 가게를 털어먹은 랑티에는 이제 비르지니를 공략했다. 그는 제르베즈에게 가게를 비르지니에게 넘기라고 설득했다. 제르베즈는 완강히 거절했지만, 때마침 쿠포 할멈이 죽자 장례비와 집세를 치르기 위해 가게를 비르지니에게 넘기고 만다. 쿠포 부부는 로리예 부부가 사는 아파트 7층에 빈방을 얻어 이사했지만, 랑티에는 비르지니 부부를 꼬드겨 그가 살던 그 방에 그대로 남는다.

10장

 

     쿠포 부부가 새로 이사한 집은 손바닥만 한 방 하나와 나나의 침대가 겨우 들어가는 곁방이 다였다. 이사 온 처음 얼마 동안 제르베즈는 주저앉아 울고만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가장 큰 고통은 아름답게 새로 단장한 비르지니의 가게를 보는 것이었다. 비르지니는 망설이던 끝에 랑티에의 권유대로 당과, 초콜릿, 커피, 홍차 등을 취급하는 식료품 가게를 차렸다. 동네사람들은 이제 랑티에가 제르베즈를 버리고 비르지니와 동침한다고 수군댔다. 랑티에는 벌써부터 비르지니의 가게를 먹어치우고 있었다.


     13살의 나나는 행실이 바르지 못해 교리문답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나나가 영원히 믿음 없는 여자로 살까 봐 두려웠던 사제가 나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해 첫 영성체를 받게 되었다. 대부모로써 로리예 부부가 나나에게 영성체 날에 입을 흰색 예복을 선물하기로 했고, 마침 그날 비르지니 부부가 개점 축하연을 열기로 했다. 영성체 예복을 차려 입은 나나의 모습은 새 신부처럼 예쁘기 그지없었다. 다 같이 모여 축하연을 즐기며 어른들이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 얘기하다가 쿠포의 큰 누이인 르라(Lerat) 부인이 나나에게 조화 만드는 일을 배우라고 권한다. 그러자 로리예 부인은 조화 여공은 모두 매춘부들이라고 중얼거린다. 그러나 나나가 찬성하자 바로 다음날부터 조화 일을 배우기로 결정된다. 이 날이 쿠포 부부가 맞이한 마지막 좋은 날이었다.


     그 후 생활은 점점 더 괴로워졌다. 특히 겨울은 거의 빈털터리였다. 추위에 오그라들어 게으름은 습관이 되었고 우울한 가난살이는 계속되었다. 집세는 물론이고 땔감도, 먹을 것도 없는 날이 허다했다. 제르베즈는 이제 남의 가게에서 세탁일을 하고 있었는데, 점점 기술이 떨어져 일당도 일거리고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었다. 나나는 아직 한 푼도 벌어오지 못했다. 오히려 옷치레로 꽤 많은 돈을 쓰고 있었다. 쿠포의 벌이는 모두 술로 날아가 버렸고, 집안은 엉망진창이었다. 온종일 세 사람은 서로에게 악담을 퍼부었고 서로 증오하며 눈에 불을 키고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제르베즈는 자신의 지독한 가난에도 불구하고 가난에 굶주린 주변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그녀가 사는 아파트는 지독한 가난뱅이 소굴이었다. 제르베즈가 가장 측은하게 여긴 사람은 계단 밑 창고에 살고 있는 브뤼 영감이었다. 영감은 배가 고파도 며칠이나 지푸라기 더미 위에 꼼짝 않고 누워 지냈다. 제르베즈는 빵이 생기면 영감에게도 조금씩 나눠 주었다. 어머니가 술주정뱅이 아버지 비자르 영감에게 맞아 죽은 뒤부터 어머니를 대신해 가혹하게 맞고 지내는 어린 랄리도 제르베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가끔 낮에 가보면 어린 랄리가 철 침대에 매여 있기도 했다. 


     쿠포는 이제 알코올중독으로 뼈와 가죽만 남아 썩어가는 시체처럼 푸르죽죽한 납빛을 띠고 식욕도 줄어 빵조차 먹지 못했다. 몸을 지탱하기 위해 매일 반 리터의 브랜디가 필요했다. 급기야 쿠포가 환각 속에서 광기를 보이자 정신병원으로 실려 갔다. 병원에서 겨우 건강을 회복한 쿠포는 퇴원 후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집으로 쿠포를 찾으러 갔던 제르베즈는 쿠포가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그를 데리고 나갈 수 없게 되자 쿠포의 친구들이 건네준 술 한 잔을 받아 마시는 걸 시작으로 콜롱브 영감의 증류주를 털어 넣어 만취된다.

 

11장

 

     싱싱한 얼굴, 복숭아처럼 보드라운 피부, 장밋빛 입술의 나나는 자랄수록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아직 열다섯 살이었지만 풍요한 금발머리와 어깨의 곡선은 성숙한 여인의 냄새를 풍긴다. 나나는 아름다운 금발을 휘날리며 구트-도르 가를 휘젓고 다녔다.


     어느 날 작업장 맞은 편 도로에서 50대 가량의 신사가 나나가 일하는 조화 작업장을 쳐다보고 서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나나를 따라다녔는데, 보다 못한 르라 부인이 쿠포 부부에게 이를 알린다. 그러자 쿠포는 나나에게 천박하고 외설스런 비난을 퍼부으며 매질한다. 저지르지도 않는 악행 때문에 아버지의 천박한 비난과 매질에 시달리는 나나는 “구석에 몰린 짐승처럼 사나움을 감춘 채 교활한 순종의 태도를 보였다.”


     간혹 나나는 보석상 앞에 서서 반짝이는 목걸이와 귀고리를 탐냈다. 나나는 옷을 잘 차려입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아름다운 가구로 장식된 자기만의 방을 갖고 싶은 짜릿한 욕망을 느꼈고, 그럴 때면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50대 신사가 나나의 귓전에 솔깃한 제안을 하곤 했다.


     겨울이 다시 오자 쿠포네 살림은 더욱 옹색해졌고, 나나는 밤마다 두들겨 맞았다. 아버지가 때리다 지치면 어머니가 대신해서 행실을 고친다고 마구 따귀를 때렸다. 온통 집안이 법석을 치른 다음 배가 고파도 집안에는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추워 죽을 지경이었다. 나나는 목로주점을 지나칠 때 취한 남자들 틈에서 취해 앉아 있는 어머니를 보고 심한 분노에 사로잡히곤 했다. 어느 날 나나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제르베즈에게 일을 주려는 사람도 없어서 그녀는 비르지니 가게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되었다. 랑티에는 박하사탕을 입에 가득 넣고 물청소 하는 제르베즈에게 나나가 어떤 영감의 팔짱을 끼고 가는 걸 보았다고 전했다. 쿠포는 또 다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병원을 들락거렸다.

 

12장

 

     일이 없어진 제르베즈는 3일 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배고픔에 허덕였다. 돈이 될 만한 것들은 모두 전당포로 넘어가, 방에는 남아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그녀는 허기가 심한 날에는 온갖 가게들의 쓰레기통을 기웃거렸다. 


     어느 날, 제르베즈는 비자르 영감이 휘두르는 채찍에 맞아 가며 동생들의 어머니 역할을 감당해내던 랄리가 죽어가는 걸 발견했다. 채찍질로 온몸이 피투성이인데다 가죽만 남아 뼈가 밖으로 튀어나올 지경인 랄리의 몸을 보고 제르베즈는 너무나 괴로워 밖으로 나가버렸다. 허기에 지쳐 한없이 걷던 제르베즈는 거리에서 수상한 옷차림을 한 채 지나가는 남자들에게 매달리는 여자들을 보게 된다. 너무나 배가 고팠던 제르베즈도 그녀들 틈에 끼어 남자들에게 매달려보지만 허사였다. 


갑자기 돌풍이 불고 눈보라가 치더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한 남자의 어깨가 겨우 보이자 제르베즈는 힘차게 그의 옷깃을 잡았는데, 그는 바로 구제였다. 구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살고 있었다. 구제는 제르베즈를 데리고 집으로 가서 저녁으로 준비해둔 스튜와 빵과 술을 내주었다. 극심한 허기로 온몸이 떨릴 지경이던 제르베즈는 스튜를 입에 넣자마자 울음을 터뜨리고야 만다. 커다란 눈물방울이 두 뺨을 타고 빵 위로 하염없이 떨어지는 동안 그녀는 계속 게걸스럽게 눈물 젖은 빵을 삼킨다. 


     구제는 한참 동안 제르베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제르베즈는 이제 굉장히 늙고 추했다. 몸집은 보기 싫게 비대해졌고 회색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식사를 마친 제르베즈는 잠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블라우스의 첫 단추를 푼다. 그러자 구제는 무릎을 꿇고서 그녀를 여전히 사랑한다고 고백하더니 그녀의 이마와 머리에 입을 맞춘다. 그렇게 깊은 경의를 담아 키스를 한 구제는 뒷걸음질 치더니 침대로 쓰러져 흐느껴 운다. 제르베즈는 이 끔찍한 상황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구제의 집을 뛰쳐나온다.

     집으로 돌아와 비자르의 집을 들여다보니 랄리가 죽어 있었다. 제르베즈는 절망 속에서 죽음만이 마지막 희망임을 느꼈다. 그녀는 랄리와 함께 죽음의 길을 가고 싶은 생각에 바주즈 영감의 방으로 들어가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다.

 

13장

 

     쿠포는 일주일 째 돌아오지 않았다. 결찰에서 그가 생탄(Sainte-Anne) 신경 정신 병원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통지가 날아왔다. 병원으로 찾아가보니, 쿠포는 미친 듯이 발광을 하며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는 혼자서 발광 춤을 추며 몇 시간씩 쉰 목소리로 계속 지껄이고 비명을 질렀다. 제르베즈는 너무나 무서워 병원을 도망쳐 나왔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가보니 쿠포의 증세는 더욱 심해졌다. 그는 횡설수설하면서 그의 눈에만 보이는 랑티에를 향해 욕을 해대고 주먹을 휘둘렀다. 사방에 몸을 부딪치며 마구 날뛰던 쿠포는 땀에 흠뻑 젖은 채 공포로 일그러진 얼굴로 비통한 소리를 지르더니 어느 순간 침대로 나자빠져 숨을 거둔다. 

     남편의 죽음 이후 제르베즈도 머리가 이상해졌다. 손발을 떨면서 소리를 지르는 그녀는 아파트 사람들의 재미난 구경거리였다. 집주인은 그녀를 내쫓으려고 했지만 마침 브뤼 영감이 죽었던 터라 그 방으로 제르베즈를 보내버렸다. 


     어느 날 아침 복도에서 썩은 냄새가 났다. 그러고 보니 이틀 전부터 제르베즈가 보이지 않았다. 그 개집 같은 방에서 이미 몸이 푸르게 변해버린 제르베즈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바주즈 영감이 그녀를 관에 넣기 위해 싸구려 관을 끼고 왔다. 그는 자식을 보듬듯이 조심스럽게 그녀를 관 바닥에 누이며 웅얼거렸다. “모두가 거기로 가는 게야. 그러니 서로 다툴 필요가 없지. 누구든 자기 자리가 있으니까 말이야. 이제 소원 성취한 거지! 이젠 당신도 행복한 여자야. 잘 가시게, 우리 예쁜 아가씨!”




 

분석

     

〈목로주점〉에는 목로주점의 증류기를 비롯하여 세탁장의 증기기관, 그리고 구제가 일하는 대장간의 기계 등, 산업화 시대의 새로운 기계들이 등장한다. 졸라는 이것들의 묘사를 통해 당시 발전하는 산업사회의 영향 하에서 노동력이 점차 기계화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이로 인해 수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자리를 잃게 되거나 임금 삭감에 대한 불안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은 특히 구제가 일하는 대장간의 기계를 통해 강조되는데, 이것은 증류기와 마찬가지로 세탁장의 증기기관과 함께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묘사되어 노동자들에게 위협적 존재의 면모를 드러낸다. 특히 콜롱브 영감의 목로주점은 노동자들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힘을 행사하는 곳이다. 이러한 힘의 원천은 증류수를 만들어내는 알코올 제조기이다. 졸라는 이 증류기에 생명을 불어넣어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야만적인 존재로 묘사한다. 그래서 그것은 노동자의 행복에 가장 무서운 적이 되는 알코올을 생산하고 결국 취한 자들을 먹이로 삼는 괴물이 된다.

     

〈목로주점〉 이전의 노동자 소설은 노동자를 별개의 사람들로 그리면서 엿보기 취미를 만족시키는 차원이거나 아니면 이들의 야만성, 죄악에 대해 그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안정성을 확신하였다. 그런 결과 이런 소설 부류들은 주로 노동자들의 세계를 이국적이거나 에로틱한 측면 아니면 악한 측면에서 조명해왔다. 졸라의 다른 점은 그가 노동자들의 일상을 그림으로써 이들 역시 보통 사람들처럼 사랑하고 감동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로 그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에는 있는 그대로의 노동자들의 세계를 넘어서 이들이 부르주아들의 교묘한 윤리적 담론에 의해 통제되고 강요된 결과, 그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전락의 길을 가고 있음이 암시되고 있다. 즉 담론을 통해 교묘하게 타자들을 지배하고자 하는 지배계층의 욕망과 그 실체가 드러난다.

     

제르베즈나 쿠포가 몰락하는 진정한 원인은 이들의 아주 박약한 의지 때문이다. 르투르노(Letourneau)의 감정의 생리학을 읽은 졸라는 아이들이나 원시인처럼 덜 진화된 존재들은 쉽게 세상의 영향을 받아들이며, 문명화된 성인만이 의지를 실현시킬 줄 알고 이성을 완전히 발달시킨다고 본다. 졸라는 서민에 대한 진지한 애정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진화의 이전 단계를 드러낸다고 보고 있다. 제르베즈나 쿠포가 환경에 저항하려는 의지를 발달시킬 만한 충분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의 삶에서 보이는 것은 노동자들의 덕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이나 연대성과 같은 문화적 가치를 지닌 삶이 아니라 동물들 같은 삶, 문화적 소외권의 삶일 뿐이다. 졸라는 사회가 궤도를 이탈하는 것은 결핍과 과잉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노동자를 자연과 가깝게 주로 동물의 이미지나 이름으로 묘사하는 것은 노동자의 행동을 자연화 하는 부르주아적 담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노동자를 역사에 속하기보다 육체적, 생리학적, 자연적 결정론에 완전히 결합되어 있다고 보는데서 나오는 이미지들이다. 이는 당시의 부르주아들이 노동자들을 보는 생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졸라는 노동자계급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던지지만 소설의 모든 구조 속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이런 부르주아들의 통념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이들을 폭로하고 있다.

     

〈목로주점〉은 제르베즈의 몰락을 주로 다루지만, 몰락하는 것은 제르베즈뿐만 아니라 파리 노동자 및 도시 빈민 전체의 일임을 에밀 졸라는 소설 곳곳에서 제시한다. 30수를 훔치기 위해 아들이 아버지를 곡괭이로 찍어 죽이기도 하고, 여자가 자식을 쓰레기통에 버려 죽이기도 한다. 아들들만 있으면 행복한 노년을 맞이할 브뤼 영감이었지만, 그 아들들은 프랑스라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크리미아 전쟁에 징집되어 모두 죽는다. 그로 인해 브뤼 영감은 제르베즈처럼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정부는 늙어 운신 못하는 노동자들을 파리 외곽 보이지 않는 곳으로 쫓아낸다. 노동자들의 공간은 죽음의 침묵 또는 가난의 탄식으로 가득 차 있다. 10장에 서술된 “가난뱅이 소굴”인 제르베즈의 아파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면면은 19세기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에 의해 화려하게 재정비되어가는 파리의 어두운 이면을 제시한 것이다. 이후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위한 2월 혁명과 6월 혁명이 왕정을 몰락시키고 노동자를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지만, 구제의 발언을 통해 제시되듯 이 혁명들 역시 결국 “부르주아 좋은 일들”을 위해 노동자들을 희생한 것에 불과하다. 19세기 파리 노동자들의 비참함에는 비상구가 없었고, 날개 없는 노동자들의 추락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필연적 귀결이었다.

 

 

▶ 참고 문헌 : 

    1. 〈목로주점〉, 에밀 졸라 저, 유기환 역, 열린책들

    2. 〈목로주점〉, 조성애 저, 살림

▶ 발췌 논문 : 

    1.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 나타난 노동자 삶의 은유와 상징 연구〉, 이정옥(호서대)

    2. 〈에밀 졸라의 소설에 나타난 19세기 프랑스 여성의 이미지〉(『목로주점』과 『나나』를 중심으로), 변기찬(부산외대)

    3. 〈『목로주점』과 프로이트의 죽음 본능〉, 유기환(상명대)

    4. 〈제 2 제정하의 부르주아지의 욕망과 두려움〉(에밀 졸라의 『목로주점』과 『살림』을 중심으로), 조성애(연세대)

    5. 〈에밀 졸라와 페미니즘: 착취당한 여성〉, 서영민(전북대)

▶ 참고 사이트 : 불어판 위키피디아, 영어판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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