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한 페이지

루공 마카르 총서 제8권

by 글섬

작품 배경


〈사랑의 한 페이지(Une page d’amour)〉는 1877년 12월 11일부터 이듬해 1878년 4월 4일까지 《르 비엥 퓌블릭(Le Bien public)》 지에 연재된 소설로, 『루공-마카르 총서』의 제8권이다. 연재를 마치고 2주 뒤에 《샤르팡티에(Charpentir)》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에 앞서 1876년에 졸라는 파리 하층 노동자들의 생활상을 그린 〈목로주점〉을 연재했지만, 그 적나라한 묘사로 물의를 빚어 연재를 중단해야 했다. 졸라는 다음 해에 〈목로주점〉을 훨씬 부드럽게 수정해서 단행본으로 출판했지만, 그럼에도 한 비평가는 〈목로주점〉이 ‘사실적이 아니라 추잡하며, 노골적이 아니라 외설’이라고 혹평했다. 실제로 『루공-마카르 총서』의 초기 작품들은 성직자, 정치가, 부자들의 음모와 이전투구,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 등을 소재로 다루며 사회적, 정치적 비판의 성격이 강했다. 졸라 자신도 그 점을 인정하고 전혀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이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자신을 비난하는 비평가들에게 유명해지거나 돈을 벌고 싶어서 자극적인 소설들을 쓴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이 폭넓은 것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쓰여진 작품이 바로 〈사랑의 한 페이지〉이다. 파리 변두리에서 어린 딸과 함께 외롭게 살고 있는, “헤라 여신”처럼 당당한 아름다움을 지닌 미망인 엘렌(Hélène)과 옆집에 사는 의사의 사랑이야기는 졸라의 이름에 붙어 다니는, 자연주의가 우리에게 연상시키는 추악한 인간 현실과는 거리가 먼 서정적 분위기 속에서 전개된다.


엘렌이 살고 있는 고지대에서는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엘렌은 창가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파리를 바라보며 사랑을 꿈꾸기도 하고, 정열을 불태우기도 하며, 절망에 몸부림치기도 한다. 엘렌의 감정이 이입된, 시시각각 변화하는 파리 광경의 묘사는 이 작품에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갖게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감미로운 사랑 이야기도 ‘제2제정 하의 한 가족의 자연적, 사회적 역사’라는 『루공-마카르 총서』의 대의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엘렌의 열두 살짜리 딸 잔느(Jeanne)는 외증조모인 아델라이드, 외조모인 위르쉴을 닮아 신경증을 앓고 있는 병약한 소녀이다. 병으로 인하여 나이보다 훨씬 조숙한 이 아이는 제 어머니와 의사의 사랑을 막연하게 감지하고 병적으로 어머니를 질투하고 감시한다. 이외에도, 엘렌이 드나드는 앙리 드베를르(Henri Deberle) 의사 집의 파티나, 거기 모이는 사람들을 통해서 당시 부르주아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의사 부인 줄리에트(Juliette)가 사교계 청년 말리뇽(Malignon)과 벌이는 경박한 사랑 놀음은 당시의 문란한 풍속을 엿보게 해주는 동시에 엘렌의 진지한 사랑과는 사뭇 대조를 이룬다.


이 작품이 자신의 여느 작품에 비해 혹시 지루하지나 않을까 우려한 졸라에게 플로베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어머니라면 내 딸에게 그걸 읽으라고 권하지는 않겠소. 이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도 그 소설은 나를 설레게 하고 흥분시켰으니 말이오.”





제1부


미망인 엘렌은 한밤중에 자다가 딸아이 잔느의 헐떡거리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 잔느의 방으로 달려간다. 근육수축이 일어나 경직된 채 동공이 열려 늘어진 잔느를 보고 기겁한 엘렌은 의사를 불러오도록 다급히 하녀 로잘리(Rosalie)를 불러 깨웠지만 1분이 세월처럼 느껴져 엘렌이 직접 의사를 찾으러 달려 나간다. 그러나 예전에 잔느를 진료해주었던 보댕(Bodin) 의사는 부재중이었다. 딸이 죽을까 봐 공포에 휩싸인 엘렌은 의사가 사는 집이 어딘지 물어보기 위해 바로 옆집의 초인종을 다급히 누른다. 그런데 마침 옆집은 앙리 드베를르 의사의 집이었다.


드베를르가 잔느를 진료하던 중에 잔느에게 한 차례 경련이 온다. 의사는 엘렌에게 집안에 신경계통의 질환을 앓은 사람이 있느냐고 묻는다. 엘렌은 아델라이드 푸크(Adélaïde Fouque)의 딸 위르실 마카르(Ursule Macquart)가 모자 제조공 무레(Mouret)와 낳은 딸이었다. 엘렌은 격리 수용소에 감금되었던 할머니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서 그저 어머니가 가슴앓이로 돌아가셨다고만 답한다. 잔느는 어려서부터 경련과 실신을 반복해온 터였다. 드베를르는 발작이 또 다시 올 거라고 주의를 준다. 그리고 잔느가 다시 발작을 일으킨다. 엘렌은 안쓰러움과 두려움으로 제 정신을 잃고 상심해 눈물을 흘린다.


아이가 작은 발작을 수차례 더 일으키는 동안 의사는 아이에게 약을 떠먹인다. 그리고 잠시 뒤 비로소 아이는 평온을 되찾는다. 의사는 이제 됐다며 돌아가려 했지만 엘렌은 발작이 또 일어날까 두렵다며 곁에 있어달라고 애원한다. 의사는 엘렌을 안심시키기 위해 밤새 엘렌과 잔느를 지켜본다. 의사는 엘렌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키가 크고 당당한 엘렌은 “금빛이 감도는 밤색 머리의 헤라 여신 같았다.” 정숙함과 단정함이 몸가짐에 배어 품위가 드러났다. 아이가 완전히 깊은 잠에 들자 비로소 의사는 조용히 인사를 한 뒤 돌아갔다.


다음 날, 엘렌은 드베를르 의사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가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내키지 않는다. 심지어 그녀는 어느 아침에 의사와 마주치자 아이처럼 몸을 숨긴다.


며칠 뒤 잔느가 완전히 회복하자 엘렌은 딸과 함께 옆집 초인종을 눌렀다. 집안에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마침 드베를르 부인이 손님을 초대하는 토요일이었던 것이다. 드베를르 부인인 줄리에트가 남편은 부재중이지만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권한다. 살롱은 호화로웠다. “먹물처럼 검은 머리와 우유처럼 흰 살결을 지닌” 줄리에트는 자그마하고 우아했다. 엘렌이 입고 있는 검은 색 상복과는 대조적으로 줄리에트는 의자를 온통 다 덮을 정도로 폭이 넓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드베를르 부인은 엘렌에게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남의 집에서 남편 상을 당해 얼마나 무서웠냐고 위로한다. 엘렌의 집은 바로 드베를르의 소유로, 드베를르 부부의 큰 저택 옆에 붙은 작은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던 터였다. 사실 엘렌도 부르주아 여성이라고는 하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은 매우 가난했다. 엘렌은 마르세유(Marseille)에서 모자 제조업을 했던 무레의 딸로 어린 시절은 경제적으로 매우 가난했다. 그녀의 집은 모자를 제조하는 작업장이기도 했다. 작업장과 거주공간이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날씨가 좋은 날에도 집은 항상 축축한 습기 냄새”가 났다. 또한 어릴 때 쓰던 그녀의 방은 햇볕이라곤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방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어머니는 항상 아팠고 말수가 적었다. 엘렌의 부모는 중산층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부자 제당업자 집의 아들인 엘렌의 남편 그랑장(Grandjean)은 시장에서 엘렌 모녀와 부딪치면서 첫눈에 엘렌에게 반하여 구혼을 하게 된다. 엘렌의 나이 열일곱이었다. 그러나 엘렌을 가난한 처녀라고 반대하는 그의 부자 부모 때문에 그들은 “남모르게 슬픈 결혼식”을 올린다. 부모의 허락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비밀리에 올린 결혼이기 때문에 그랑장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부모의 결혼 반대로 경제적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그랑쟝은 부모에 대한 증오심을 갖고 있다가, 한 친척 아저씨가 사망하면서 그에게 만 프랑의 연금을 남기게 되자 고향 마르세유를 떠나 파리로 온다. 그러나 파리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그랑장은 병으로 갑작스럽게 죽는다. 엘렌의 나이 스물아홉이었다.


방문객이 연이어 도착하면서 엘렌이 일어서려 하지만 줄리에트가 만류하며 아들 뤼시앵(Lucien)을 소개한다. 일곱 살 가량의 뚱뚱하고 키가 작은 뤼시앵은 무척 건강했다.


수요일에 엘렌은 손님을 기다리면서 석양이 물드는 창가에 앉아 주브(Jouve) 신부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낼 배내옷을 바느질하고 있다. 미망인이 된 뒤 엘렌은 일 년 반 동안 집 밖을 나간 적이 거의 없다. 그녀가 “시내로 외출한 것은 18개월 동안 단 세 번”뿐이다. 이웃과의 교류도 없어,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이라곤 오직 신부와 그의 동생인 랑보 씨(M. Rambaud), 두 사람뿐이다. 그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엘렌이 집으로 식사 초대를 하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하녀 로잘리도 신부의 선물이었다.


이윽고 신부님과 랑보 씨가 도착한다. 그날 저녁식사의 화제는 자연히 드베를르 의사가 되었다. 신부는 의사가 성품이 곧고 너그러운 마음씨를 가졌으며 아주 모범적인 아버지이자 남편이라고 칭찬한다. 신부는 엘렌이 너무 갇혀 지낸다며 가난한 교구민의 병간호를 부탁한다.


다음 날 엘렌은 신부에게 부탁받은 병간호를 하러 페튀(Fétu) 할멈 네에 갔다가 드베를르를 만났다. 그 다음 날에도 페튀 할멈 집에서 두 사람은 또 다시 마주쳤다. 엘렌은 한 주일 내내 페튀 할멈 집을 방문했다. 그러는 사이 두 사람은 친밀해졌고, 엘렌은 자신도 모르게 드베를르의 방문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 다음 주에 줄리에트는 엘렌에게 답례 방문을 했다. 줄리에트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날이 좋아지면 잔느를 데리고 정원으로 내려오시라고 청했다. 사흘 뒤 2월의 맑은 오후에 엘렌은 잔느를 데리고 드베를르 저택의 정원으로 내려갔다. 겨울이 막 지난 정원처럼 엘렌은 “처음으로 상복을 벗고” 왔다. 줄리에트는 뤼시앵과 함께 정원에 나와 엘렌 모녀를 반겼다. 잔느와 뤼시앵은 사이좋게 어울려 놀았고, 엘렌과 줄리에트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잔느가 그네를 발견해 타고 놀다가 문득 엘렌한테도 타보라고 권한다. 처음엔 “치마 주름 하나 움직이지 않”을 만큼 소극적으로 그네를 타던 엘렌은 어느 순간 땋은 머리가 풀어지도록 속도를 높이며 얼굴이 발그레지며 두 눈을 감고 현기증 나는 쾌감을 맛보며 태양을 향해 날아간다. 바로 그때 현관 계단에 드베를르가 나타나자 엘렌은 갑자기 몸이 굳어졌지만 그네는 멈추지 않는다. 그러자 엘렌은 멈추지 않는 그네에서 뛰어내린다. 의사가 부상을 확인하려 발목을 보려 하자 엘렌은 발 주위를 치마로 감싼다. 의사가 놀라 엘렌을 바라보니 엘렌은 목까지 빨개져 있다. “잠깐 동안 눈이 마주치고, 그들은 서로의 마음속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의사가 당황하며 몸을 일으킨다. 엘렌은 놀라서 우는 잔느를 데리고 아픈 발목으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집으로 돌아간다.


다른 의사에게 발목을 진료를 받고 집에서 소설을 읽으며 쉬고 있던 엘렌의 마음속에 사랑이 차오른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 입을 맞추며 열정을 억누르고 마음을 다잡는다.



제2부


어느 날 아침, 군인 한 명이 엘렌을 방문한다. 그는 제피랭 라쿠르(Zéphyrin Lacour)로, 로잘리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엘렌은 제피랭이 일요일에 로잘리를 만나러 오는 걸 허락한다. 그리하여 일요일마다 제피랭이 엘렌의 집을 방문했고,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에 엘렌은 잊고 지냈던 사랑의 행복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어느 수요일에 신부는 엘렌에게 조심스레 재혼을 권유한다. 엘렌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격렬하게 거부한다. 신부가 제안한 재혼은 뜻밖에도 엘렌의 마음속에 남몰래 깊어진 병을 자각하게 해준다. 신부는 그녀의 격렬한 거부에도 불구하고 느긋하게 웃으며 그녀의 재혼 상대로 랑보를 가리킨다. 엘렌은 물론 랑보 씨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지만,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자 오싹해진다. 엘렌은 청혼에 대한 답을 보류한다. 랑보는 “10년 후라도 마음이 내키면” 그때 말씀해달라고 정중하게 말하고 돌아간다.


평소에도 랑보 씨와 잘 놀던 잔느는 랑보 아저씨와 함께 살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저씨가 아빠처럼 엄마를 껴안게 되는 거라고 엘렌이 설명하자 잔느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건 싫다고 엄마 품에 매달린다.


줄리에트는 엘렌에게 몹시 친절했고, 두 사람은 종종 정원에 앉아 오후를 보냈다. 줄리에트는 주변사람들이나 사교계의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들을 엘렌에게 들려주었고, 엘렌은 조용히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단조로운 나날의 행복에 젖곤 했다. 매일 오후 6시면 의사가 왕진에서 돌아왔고, 다정하게 볼을 내미는 아내의 볼에 입을 맞추고 뤼시앵을 안아 올리곤 했다. 엘렌은 드베를르 가족의 행복을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이런 날들이 지속되며 가끔은 줄리에트 없이도 정원에 혼자 앉아 바느질을 하는 엘렌이 발견되곤 했다. 그런 날이면 의사와 엘렌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두 사람의 친밀함은 커져 갔다.


어느 날 랑보 씨와 드베를르 부부와 함께 정원에서 어울리는데 랑보에게 골이 나 있던 잔느가 버릇없이 굴더니 그에게 대놓고 엄마를 빼앗아 가려 했기 때문이라고 쏘아붙였다. 잔느의 태도로 엘렌의 재혼 가능성을 알게 된 의사는 어느 날 혼자 정원에 있는 엘렌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결혼하실 거냐고 묻는다. 엘렌이 냉랭한 어조로 확답을 피하자 의사는 갑자기 격렬한 목소리로 “그건 불가능하오!”라고 외쳤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서로 불편을 느꼈다. 이제까지 느꼈던 두 사람의 평화로운 믿음과 친근함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그 사이에 줄리에트는 어린이 무도회를 계획하느라 들떠 있었다. 어린이 무도회가 열리는 날에 엘렌은 어느 때보다도 여왕처럼 아름다웠다. 아이들과 함께 춤추고 뛰놀며 무도회의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는 동안 내내 엘렌의 주위를 맴돌던 앙리 드베를르가 어느 순간 엘렌의 귓가에 낮은 소리로 “사랑하오!”라고 속삭인다. 엘렌이 그를 피해 이 방 저 방으로 피신했지만 그는 그녀를 쫓아다니며 계속 되풀이해서 고백한다. 엘렌은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무도회를 뒤로 하고 정원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날 이후 엘렌의 귓전에는 의사의 사랑 고백만 가득했다. “손발 끝까지 크게 울리는 그 말밖에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열정은 치명적으로 타올랐다. 두려움과 혼돈을 지나 그녀는 어렵사리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인정했다. “그냥 오래 전부터 기다려 온 사람처럼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감미로울 것 같았다.”


제3부


성모의 달 행사로 인해 주브 신부가 수요일에 방문할 수 없게 되자 엘렌은 잔느와 성당에 가보기로 했다. 독실한 신자도 아니었고 잔느가 성당을 오갈 정도의 건강도 아니라서 여태는 미사 참석을 꺼려왔다. 뜻밖에도 성당에서 줄리에트와 마주치자 엘렌은 몹시 불편했다. 줄리에트는 엘렌을 보고 반색하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앙리의 여자가 되는 일 없이 고상하게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이렇게 명랑하고 자신을 믿어주는 줄리에트를 배반했다는 생각에 엘렌은 어떻게든 줄리에트와의 대면을 피하고만 싶었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자 성당 앞에 앙리가 여인들을 마중 나와 있었다. 앙리는 가벼운 눈인사를 건넬 뿐이었다. 엘렌은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그날부터 두 부인은 매일 저녁 성당에 갔고, 미사를 마치고 앙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감미로웠다.


그렇게 보름이 지나자 줄리에트가 싫증을 내고 성당에 나오지 않았다. 며칠 뒤 성당에서 잔느가 몹시 피곤해 하더니 기절해버렸다. 삯마차를 불러 아이를 태워 집으로 온 엘렌이 한밤까지 아이 곁에서 애를 태우고 있을 때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앙리였다.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앙리는 무턱대고 사랑을 고백했고, 아이 걱정에 여념이 없었던 엘렌은 냉정했다. 그제야 잔느가 아프다는 얘기를 들은 앙리는 다급히 아이를 진료했다. 잔느는 심각한 상태였다. 발작과 착란 상태가 몇 번이나 반복되면서 극도로 예민해진 잔느가 오로지 엄마와 의사 선생님만 자기 곁에 꼭 있어야 한다고 고집을 하는 바람에 앙리는 매일 저녁 엘렌의 집을 방문했다. 그렇게 꼬박 3주 동안 끔찍한 고통이 이어졌다. 매일 아이를 돌보며 두 사람의 마음은 더욱 하나로 녹아들었다. 엘렌은 3주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초인적인 힘으로 눈물도 보이지 않고 내내 침착했다. 아이의 건강 이외에는 자기 존재에 대한 의식조차 없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앙리는 괴로워하며 최후의 결단을 내렸다. 그는 로잘리를 시켜 열두 마리의 거머리를 찾아오도록 했다. 거머리가 아이의 피를 빨아들이는 동안 엘렌은 필사적인 용기를 가지고 버텼다. 마침내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잔느가 드디어 엄마를 부르자 엘렌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앙리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했다. 그리고는 3주 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며 앙리를 사랑한다고 외쳤다. 행복한 밤이었다.


사흘 뒤, 앙리가 처음으로 잔느에게 달걀 반숙을 먹이도록 허락했다. 잔느가 먹는 걸 보고 엘렌은 숨막힐 듯한 행복감에 넘쳐 자기도 모르게 앙리의 어깨에 기댔다. 이 모습을 본 아이는 천천히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잔느는 두 사람을 외면하더니, 더 이상 먹지 않았다.


그리고도 여러 달 잔느는 침대에 누워 회복기를 가졌다. 몸이 완쾌되어 가는 잔느의 응석과 투정은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하고 과격해졌다. 잔느는 엄마의 사랑을 혼자만 독차지 하고 싶은 마음에 엄마에게 불평하고 짜증내며 가학적으로 굴었다. 그리고 앙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잔느는 질투에 사로잡혀 “엄마는 이제 날 사랑하지 않아...”라며 눈물만 흘렸다. 그러다 결국 잔느가 다시 위급해졌다. 엘렌은 아이에게만 전념하기로 결심하고 앙리를 거부했고, 상처받은 앙리도 발길을 끊었다.


8월이 되자 앙리의 집 정원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로잘리와 잔느가 정원에 나가보자고 하도 조르는 통에 엘렌은 어느 날부터 다시 정원으로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단란한 드베를르 가족과 마주쳤고, 잔느는 드베를르 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보더니 눈에 불꽃이 일었다. 그리고 아이는 자꾸만 엄마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다.


그러던 어느 수요일, 엘렌은 더 이상 자신의 열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주느 신부 앞에 눈물을 흘리며 고해했다. 주느 신부는 아무런 동요 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다가 엘렌에게 거듭 재혼을 권했다. 신부는 이미 알고 있던 터였다. 엘렌이 랑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신부의 제안을 거부하자 신부는 정직한 한 사나이가 엘렌을 사랑하며 기다리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랑보와 놀고 있던 잔느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제4부


엘렌은 줄리에트의 저녁 만찬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멋쟁이 미남 청년 말리뇽과 줄리에트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의 불륜을 알게 되었다. 엘렌은 줄리에트에 대한 분노에 휩싸였다. 엄격한 성품의 엘렌은 그제야 그 자리에 모여 있는 여인들의 부정한 이중생활을 간파하고 지금껏 자신이 괴로워했던 양심의 가책에 대해 쓰디쓴 자조감을 느꼈다. 그리고 앙리를 위로하고 싶어졌다. 지난 석 달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감추고 애써 냉담했다. 손님이 모두 돌아갈 때까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엘렌이 일어서자 앙리가 혼자 현관까지 배웅하러 나왔다. 앙리가 엘렌의 코트를 입혀 주려는 순간에 엘렌이 와락 그의 품에 안겼다. 그러자 앙리는 벅차도록 뜨겁게 엘렌을 끌어안고 목에 키스했다.


엘렌은 줄리에트를 단죄하고 싶은 열망에 휩싸였다. 때마침 페튀 할멈이 엘렌을 방문해, 일전에 성당에서 만났던 줄리에트가 어떤 청년과 밀회하는 장소가 바로 할멈이 사는 건물 위층이라고 알려주었다. 엘렌은 고민 끝에 앙리에게 현장으로 가보라는 편지를 남긴다. 그러나 막상 집에서 기다리자니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던 엘렌은 직접 현장에 가보려 집을 나서는데, 잔느가 자꾸만 같이 가겠다고 고집한다. 결국 엘렌은 울먹이며 매달리는 아이를 세차게 밀쳐내고 야단까지 치고는 혼자서 길을 나선다. 현관문이 거칠게 닫히자 잔느는 엄마가 자기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줄리에트와 말리뇽이 옥신각신 사랑 놀음에 취해 있을 때 엘렌이 뛰어 들어가 조금 있으면 앙리가 올 테니 어서 몸을 피하라고 말한다. 엘렌은 줄리에트와 말리뇽이 정신없이 도망친 현장에 남아 앙리를 기다린다. 그러나 막상 앙리가 도착해 엘렌을 보고 반색을 하자 그녀는 뒷걸음질 친다. 경황이 없어서 생각도 못 해본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나 엘렌은 이내 피로와 열망이 몰아쳐 앙리의 품에 안긴다. 앙리를 따라 침실로 들어가는 찰나에 엘렌은 누군가 소리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지만 앙리에게 몸을 맡긴다.


혼자 남은 잔느는 엄마가 벗어 놓고 간 실내복을 부여잡고 울먹이며 엄마를 부른다.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이는 창가에 앉아 엄마가 왜 자신을 데리고 가지 않았는지를 반복해서 생각했다. 아이는 엄마가 무언가를 숨기려고 자신을 데려가지 않았다고 막연히 느꼈다.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비를 좋아하는 아이는 창을 열고 팔을 내밀어 물방울을 만지며 놀았다. 소매가 젖은 잔느는 이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 생각에 골몰한 나머지 창가의 냉기도 느끼지 못했다. 잔느는 창에 매달려 기진한 채 엄마를 불렀다. 엄마가 나간 지 일주일은 지난 것 같았다. 너무 춥고 기침이 나던 아이는 문득 잠이 쏟아져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그리고 여러 시간이 지나갔다. 회색 비가 여전히 질기게 내렸다.


제5부


엘렌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이 된 지 오래였다. 로잘리가 문을 열어주었다. 로잘리는 제피랭이랑 시간을 보내느라 잔느의 방에 가보지 못했다. 엘렌이 잔느의 방문을 열었을 때 열린 창으로 비가 들이치고 있었다. 창문가에 엎어진 채 잠이 든 잔느를 발견한 엘렌이 다급하게 아이를 안고 깨우자 잔느는 거칠게 엘렌의 팔을 뿌리쳤다. 아이는, “엄마는 전 같지 않아. 엄마는 전하고 달라. 엄마 냄새가 나지 않아. 끝났어, 끝났어. 난 죽고 싶어.”라고 울면서 외쳤다. 엘렌은 수치심이 들었다.


다음 날 엘렌은 줄리에트를 방문해 자신이 먼저 알고 앙리가 모르게 하려고 밀회를 방해했다고 둘러댔다. 줄리에트는 엘렌을 믿고 그녀에게 매달려 감사와 후회로 눈물을 흘렸다. 이제 엘렌은 두려움 없이 앙리를 사랑하고 열망했다. 잔느의 기침이 잦아들지 않았지만 사랑의 황홀경에 빠진 엘렌은 애써 그저 감기 끝 무렵일 뿐이라고 자위했다.


어느 날 오후, 보댕 의사가 친구로서 방문했다가 잔느를 유심히 살피더니 엘렌에게 잔느와 함께 따뜻한 이탈리아에 가서 잠시 머물다 오라고 권했다. 파리를 떠나면 앙리를 잃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창백해진 엘렌과는 달리 잔느는 이탈리아에 가고 싶다고 엄마에게 매달렸다. 어느 날 정원에서 랑보 씨와 함께 드베를르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댕 선생님이 잔느에게 이탈리아 여행을 권했다는 말이 나오자 줄리에트는 자기도 마침 나폴리에 가고 싶어 남편을 조르고 있던 참이라고 했다. 아침까지만 해도 일언지하에 이탈리아 여행을 거절했던 앙리는 갑자기 누그러진 태도로 아내에게 정히 원하면 그리 하자고 답했다. 어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잔느는 고개를 숙인 채 고통과 분노로 굵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어른들은 여행 생각에 잔느를 잊고 있었다. 잔느는 랑보 아저씨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졸랐다. 줄리에트가 들떠서 곁에 있던 여동생과 무슨 옷을 얼마나 챙겨갈지를 의논하고 있는 동안 엘렌은 앙리 쪽으로 몸을 굽혀 오늘밤 자신의 집에서 밀회를 약속했다. 그리고 돌아서 집 앞에 도달하는 순간, 당황한 채 계단을 내달려오는 로잘리와 마주쳤다. 로잘리는 잔느가 피를 토했다고 외쳤다.


앙리는 한밤에 해산기 있는 부인의 왕진이 있다는 핑계로 집을 나섰다. 공연한 산책을 반복하며 엘렌의 집 유리창 불빛이 꺼지기를 기다렸지만 부엌 창까지 환하게 켜진 채 집안 전체가 부산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게 불안한 채 시간이 흘러 12시가 되자 미칠 듯이 조바심이 난 앙리는 마침내 엘렌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 로잘리는 늦은 시각에 앙리를 보고도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반색했다. 그러나 앙리의 방문을 알리러 들어갔던 로잘리는 엘렌이 앙리를 들이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잠시 후 방문이 열리더니 곤혹스러운 표정의 보댕 의사가 나왔다. 앙리는 그제야 열정이 가라앉고 의사의 본분으로 돌아왔다. 보댕 의사의 권유로 잔느의 방으로 들어간 앙리는 급성 결핵 진단을 내렸다. 잔느는 분명 3주를 넘기지 못할 것이다. 어느 순간 정신이 든 아이가 앙리를 거부하자 엘렌은 차갑게 그를 내쳤다.


며칠 뒤 아이는 주브 신부에게 영성체를 받았다. 엘렌은 신부를 붙잡고 자신이 잔느를 죽였다고 울면서 고해했다. 앙리는 매일 찾아와 잔느의 상태를 물었지만 엘렌은 그를 결코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잔느는 질투심과 우울함에 젖어 모두로부터 멀어져 혼자서 죽어갔다. 세 번째 주일이 지난 4월 초의 맑은 어느 날 아침, 보댕 의사가 방문했다. 그는 잔느가 그 날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다. 전날부터 아이는 의식마저 없어져버린 마비 상태였다. 오후가 되자 주브 신부와 랑보 씨가 왔다. 햇빛이 온통 장밋빛으로 빛나는 오후 4시 무렵에 아이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엘렌은 눈물로 탈진해 넋을 잃었고, 랑보 씨도 정신이 나갔다. 신부와 랑보 씨는 36시간 동안 엘렌과 함께 잔느의 곁에 있었다. 줄리에트는 감동적인 장례식을 준비하겠다는 일념으로 동분서주했다. 장례식 당일에 앙리는 베르사이유 왕진을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 장의사 일꾼들이 시신을 거두려 올라오자 엘렌은 아이를 데려갈 수 없다며 미칠 듯이 외쳤다. 랑보 씨가 겨우 그녀를 부축했다. 관이 닫히고 장례행렬이 줄지어 밖으로 나갔다.


2년이 흘렀다. 추위 속에 잠든 작은 묘지에 랑보 부인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랑보 씨와 엘렌은 한 달 전에 마르세이유에서 결혼했다. 천천히 일어서는 엘렌의 얼굴에는 원래의 정숙하고 고상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 드베를르 부부는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후 둘째 아이를 낳았다.




분석


〈사랑의 한 페이지〉는 『루공-마카르 총서』 중 유독 회화적 묘사가 두드러진 작품이다. 졸라는 소설 속 파리 전경에 인상주의 화법의 몇 가지 특성들, 이를테면 색 배합의 기교나 굽어보기와 같은 관점의 기교와 이동 기법들을 적용시킴으로써 ‘인상주의 글쓰기’를 시도하였다. 인상파 화가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 시기에 졸라는 고지대에서 바라본 대도시의 장대한 파노라마를 〈사랑의 한 페이지〉 속에 펼쳐 보인다. 이 소설에서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전개되거나, 등장인물의 동선이 길다거나, 다양한 공간들이 제시되지는 않는다. 단지 소수의 인물이 한정된 공간 안에 등장할 뿐이다. 이러한 작가의 의도는 소설의 무대인 파리 전경을 부각하여 드러낸다. “파리는 하늘만큼 넓게 펼쳐져 있었다.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고 노랗게 물든 도시는 익은 보리밭 같았다. 거대한 화폭은 단순해서, 하늘의 창백한 푸른색과 지붕의 황금빛 두 가지 색조뿐이었다. 출렁거리는 봄빛은 사물에 어린애 같은 부드러움을 주었다.”

〈사랑의 한 페이지〉는 작가가 말로 채색해놓은 파리 전경들을 살피면서 그 묘사들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오히려 일련의 화폭들을 ‘본다’는 인상을 받는다. 졸라의 묘사 기법은 플로베르의 그것과 다르고 발자크의 그것과도 다르다. 일례로, 〈고리오 영감〉의 ‘보케르 하숙집’과 그곳이 위치한 거리의 장황한 묘사를 떠올릴 수 있다. 발자크는 하숙집의 아래층 첫 번째 방의 벽지 그림을 설명하고 방안의 ‘하숙집 냄새’를 한 단락에 걸쳐 분석하는 등 세목들을 놓치지 않았다. 반면에 소설의 배경인 ‘파리’는 ‘대양’에 비유되지만, 그것의 묘사는 사회적 측면에 편향될 뿐이었다. 이와 다르게, 졸라는 끊임없이 변모해가는 대도시 풍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시가지를, 센 강을, 늘어서 있는 집들을 큼직큼직하게 그렸다. 세목 묘사를 하는 경우에, 그는 재빠르고 대략적인 필치로 스케치했다.

또한 작가는 마치 ‘빛’을 연구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그것을 표현하는 데 주력하였다. 빛의 변화에 따라 대상의 고유 형체의 붕괴되거나 다양한 색채의 효과가 나타났다. 다섯 점의 화폭들에는 빛과 색조, 불과 물, 구름과 수증기, 안개 등 주요소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그 연작은 결코 동일한 그림들이 아닌 다양한 변주들이었다. 졸라가 완성시킨 파리 연작은 마치 모네가 그린 〈루앙 대성당(Rouen Cathédral)〉(1892-1893) 연작을 연상시키는 그것이다. 관찰자 혹은 구경꾼인 작가-화가는 거의 매번 같은 위치에서 대상의 순간적 인상을 포착하고, 자신만의 감각을 통해 시선의 대상을 재창조해낸다. 이렇듯 작품의 회화적 측면에 주목한다면, 작중인물뿐만 아니라 독자에게도 광대한 도시를 조망하는 시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졸라가 인상파 작가로서의 자질을 다분히 지니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 참고 문헌 : 〈사랑의 한 페이지〉, 에밀 졸라 저, 이미혜 역, 도서출판 장원

▶ 발췌 논문 :

1. 〈『Une page d'amour』에 나타난 Hélène의 이미지 연구〉, 홍상희(경성대)

2. 〈에밀 졸라의 『사랑의 한 페이지 Une page d’amour』의 ‘파리’에 대한 소고〉, 황지영(고려대)

3. 〈졸라의 Une page d'amour에 나타난 줄리엣의 공간 묘사와 엘렌의 시선〉, 홍상희(경성대)

▶ 참고 사이트 : 불어판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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