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

1882년, 글섬 옮김

by 글섬

작품 배경


〈시대 변화(Autres Temps)〉는 1882년 6월 14일자 《질 블라스(Gil Blas)》 지에 처음 발표된 소설이다.




지난 세기에는 한 신사가 그의 애인을 교묘하게 망가뜨리고도 곧바로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버려진 그의 애인이 귀부인이고, 헤어진 직후 지갑이 텅 빈 채로 버려졌다면, 여자는 남자가 똑같은 우아함과 똑같은 욕망으로 강탈한 다른 여자로 대체되고, 남자는 교활하고 최신 유행을 아는 남자로 인식되어 존경과 부러움, 질투의 대상이 되고, 뭇 여자들과 권력자들의 온갖 총애를 누리게 된다.


그러나 한 세기 뒤에는 과거 대귀족들의 도덕과는 완전히 다른 도덕을 표방하고 실천하는 젊은 남녀들이 과거 대귀족의 우아함과 전통 속에 오롯이 남겨진 몇몇 존재들을 향해 맹렬히 돌진한다. 그러나 이 희생자들은 신이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는 불행하고 가련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들을 일과 멀어지게 만드는 선천적인 나태함으로 인해 잘못 생성된 소비욕과 백만장자에 대한 영감으로 파리의 대로 위에 돈도 없이 서게 된다.


세계 도처에는 남자들에게 위해한 감정들을 불러일으켜 남자들을 망치는 게 유일한 직업인 수많은 여자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그녀들이 이렇게 파렴치한 방법으로 얻어낸 돈을 똑같은 여자들에게 위해한 감정들을 불러일으켜 되갚는 건 공정한 일이다. 이는 그저 도덕에 적용되는 유사감정 치료법의 원리로, 악을 최악으로 치료하는 방식일 뿐이다.


노르망디(Normandie)의 치안판사 사무실의 대형 테이블 앞에 판사와 천식을 앓는 뚱뚱한 남자와 서기가 나란히 앉아 있다. 커다란 사무실 안쪽에는 파란 상의를 입은 농부들이 긴 의자에 모자를 벗고 앉아 있다. 아둔하고 교활한 그들은 엄숙하게 앉아 각자 자신들의 송사에 대한 논쟁을 마음속으로 준비하는 중이다.


테이블 맞은편, 판사의 정면에는 소송을 제기한 소송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원고인 50대 시골 부인은 비쩍 마른 체형에 니트 장갑으로 멋을 부리고 머리에는 선박의 깃발처럼 리본장식이 나부끼고 있다. 피고인 28살의 뚱뚱한 남자는 볼이 통통하고 우직한 얼굴에 성가대 소년처럼 보였다. 부인과 청년은 서로를 향해 맹렬한 시선을 던졌다. 청년의 곁에는 쥐처럼 생긴 늙은 농부인 그의 아버지와, 키가 크고 혈색 좋은 그의 젊은 아내가 앉아 있었다.


소송의 내막은 이러했다. 의사의 미망인인 부인은 어린 나이의 청년을 거두어 엄마처럼 그를 위해 모든 걸 다 해주며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 어엿한 남자를 만들어 주었다. 소년의 많은 봉사를 받은 부인은 이를 인정하는 의미로 그에게 작은 농장을 증여해주었다. 그러나 농장을 증여해주자마자 그는 부인을 저버리고 젊은 처자와 결혼해버렸다. 절망한 부인은 농장이든 청년이든 자신의 재산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판사는 먼저 부인의 불만을 귀 기울여 들었다. 객석에서는 아무도 웃지 않았다. 그만큼 소송 원인이 심각하고 심사숙고할 만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판사가 청년에게 질문할 차례가 되자 그는 판사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판사는 청년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었다. 청년은 부인이 자신에게 준 농장이라고 대답했다. 판사는 부인이 그에게 농장을 준 이유가 뭐냐고, 농장을 받을 만한 자격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청년은 귀까지 빨개지더니, 15년 동안 성을 상납해왔고, 그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소리쳤다. 이번에는 객석이 웅성거리더니 군데군데서 “그렇지, 그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청년의 아버지가 판사 앞에 나서더니 자기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아들을 내주었겠냐고 항변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젊은 아내가 격하게 앞으로 나서더니 손을 들어 부인을 가리키며, “판사님, 저 여자를 좀 보십시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실제로 판사가 늙은 부인을 오랫동안 응시한 뒤, 서기를 불러 의논했다. 마침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 판사는 고소를 기각했다. 객석의 모든 청중이 이 판결에 동의했다.




▶ 〈Autres Temps〉 원문 번역

▶ 참고 사이트 : 불어판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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