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생활연구 - 사생활정경 제8권
〈피의 복수(La Vendetta)〉는 1830년 《마담 에 들로네-발레(Mame et Delaunay-Vallée)》 지에 발표된 소설로, 『인간희극(La Comédie humaine)』의 「사생활 정경(Scènes de la vie privée)」의 일부이다. 작품의 배경 무대는 1800년부터 1830년까지의 파리(Paris)이다.
1800년 10월, 파리(Paris) 튈르리 궁전(Tuileries) 앞에 빈궁한 형색의 한 가족이 나타난다. 이 가족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를 알현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나폴레옹의 동생 루시엥 보나파르트(Lucien Bonaparte)를 알현할 기회를 간신히 얻어낸다. 루시엥 보나파르트는 이 가족의 60대 가장인 바르톨로메 디 피옴보(Bartholoméo di Piombo)를 나폴레옹에게 데리고 간다. 피옴보는 당시 프랑스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집정관과 내무장관 등 여러 코르시카인들과 나폴레옹 앞에서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는다.
지주였던 피옴보는 코르시카로 돌아갔다가 포르타(Porta) 가족과 분쟁이 벌어졌다. 포르타 가족은 피옴보가 집을 비운 사이에 그의 집을 공격해 집을 불태우고 그의 아들을 살해했다. 그의 아내 엘리사(Elisa)와 그의 딸 지네브라(Ginevra)만 간신히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다. 피옴보와 그의 친구들은 코르시카 고유의 복수 관습에 따라 포르타 가족의 집을 불사르고 가족을 몰살했다. 포르타 가족이 몰살된 화염 속에서 어린 아들 루이지 포르타(Luigi Porta)가 구출되었다는 소문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복수를 마친 피옴보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 코르시카를 떠나 파리로 피신했다.
그리하여 그는 지금 이렇게 나폴레옹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과거에 피옴보의 은혜를 입은 적이 있었기에 비밀리에 그를 도와주기로 약속한다. 단, 이제부터는 그 어떤 복수도 허용되지 않으며, 만일 또 다시 복수를 감행하게 된다면 나폴레옹도 더 이상은 그를 구제할 수 없음을 전제한다.
그 후 15년이 흐른다.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Bataille de Waterloo)에서 패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1815년 7월, 파리의 한 아틀리에에서 유명 화가 세르뱅(Servin)이 양가의 처자들을 상대로 미술 수업을 연다. 그런데 여기서도 나폴레옹 지지자들과 부르봉(Bourbon) 왕가 지지자들 사이의 정치적 분열이 심해 세르뱅이 난처해지기 일쑤이다. 그중에서도 아름답고 재능 있는 지네브라 디 피옴보(Ginevra di Piombo)는 극단적인 보나파르트파이자 부유한 피옴보 남작의 딸로, 아틀리에의 실세이며 나폴레옹의 열렬한 지지자이다. 어느 날 지네브라는 우연히 아틀리에의 칸막이 뒤에서 나폴레옹 군대의 제복을 입은 채 남몰래 숨어 있는 루이지 포르타(Luigi Porta)를 발견한다. 지네브라는 다른 처자들에게 그의 존재를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며 세르뱅에게 그에 대해 물어본다. 세르뱅은 그가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 편에서 싸웠던 장교이며, 따라서 발각되면 분명 처형될 거라고 답한다. 지네브라는 그를 도와주겠다고 자처한다. 그런데, 함께 미술 수업을 듣던 아멜리 티리온(Amélie Thirion)이 뭔가 수상쩍은 눈치를 채고, 미술 수업이 끝난 뒤 이들을 염탐한다.
루이지는 부상을 입어 쇠약해진 상태였는데, 그가 속한 군의 장군인 라베도예르(Labédoyère)가 사형에 처해졌다는 소식을 접하자 은신을 그만두고 생을 포기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지네브라가 그에게 재정적, 사회적 지원을 약속하자 그는 그렇다면 라베도예르의 복수를 위해 살아남겠다고 다짐한다. 그의 다짐에 지네브라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뜨거운 감정을 느낀다. 지네브라의 이러한 감정은 루이지도 코르시카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한층 더 강렬해진다.
그 후로 지네브라와 루이지는 세르뱅의 허락 하에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아멜리의 염탐으로 인해 다른 처자들도 루이지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들은 루이지가 정치적인 이유로 은신 중이라는 건 미처 의심하지 못한 채 그저 지네브라의 숨겨둔 애인이라고 여긴다. 이 때문에 그녀들과 그 가족들 사이에 세르뱅이 부도덕한 행위를 장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하나 둘씩 미술 수업을 그만둔다. 정작 세르뱅은 소문에는 신경 쓰지 않고 전시회에 출품할 그림에 더욱 몰두한다. 세르뱅은 지네브라와 루이지의 결혼을 장려하고, 지네브라가 그녀의 인맥을 이용해 루이지를 사면시키고자 하는 뜻에 동의한다.
지네브라의 부모인 바론 남작과 남작 부인은 서로에게 전념하며 딸에게 헌신하는 단순한 삶을 살았다. 남작은 물질적 풍요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엄격하고 열정적이며 의지가 강하고 고집 센 성격이었는데, 이는 지네르바도 마찬가지여서 부녀는 심심치 않게 충돌했다. 그러나 남작은 딸의 이러한 성품을 적극 장려했기에 대개는 딸에게 져주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 지네르바는 아버지와의 논쟁은 되도록 피했다. 그녀의 부모는 순종을 가르치는 대신에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어느 날 저녁, 남작 부부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네르바가 아틀리에에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지네르바의 귀가시간이 늦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던 피옴보는 딸을 데리러 집을 나서려는데, 바로 그때 대문으로 지네르바가 들어선다. 남작은 지네르바에게 요즘 들어 귀가시간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부모님은 그저 지네르바가 그림 그리기 바빠서 귀가시간이 늦어진다고만 생각했는데, 천성적으로 솔직한 지네르바는 부모님께 나폴레옹 군대의 장교와 사랑에 빠졌다고 털어놓는다. 남작은 자신이 살아 있는 한은 지네르바가 그 어떤 남자와도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며 펄쩍 뛴다. 지네르바가 그건 사랑이 아니라 이기심이라고 지적하자 부녀는 격렬한 언쟁을 벌인다. 사실 피옴보는 예전에 나폴레옹으로부터 지네르바와 결혼하게 해달라는 청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지네르바가 이를 거절했던 것이다. 피옴보의 심적 고통을 간파한 지네르바가 아버지를 달래며 루이지를 집으로 한 번 초대하게 해달라고 청해보지만 피옴보는 거부한다.
일주일 후, 지네르바의 어머니가 아버지를 설득해 루이지를 집으로 초대해도 된다는 허락을 얻어낸다. 이 무렵 루이지는 지네르바가 국방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덕분에 군대에 복귀했다. 루이지는 용감한 군인이었지만, 지네르바의 아버지를 만나려니 한없이 떨리고 불안했다. 피옴보는 그를 호의적으로 대하지는 않았지만 루이지에게 메달에 대해 물었고, 루이지는 레지옹 도뇌르(Légion d'honneur) 훈장을 받았지만 지금은 착용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피옴보 역시 신규 정권에 대한 혐오감으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 착용을 거부해왔던 참이다. 훈장 덕분에 피옴보가 어렵사리 루이지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될 무렵, 지네르바의 어머니가 문득 루이지가 포르타 집안사람들과 닮았다고 말한다. 그러자 루이지는 그가 바로 루이지 포르타라고 답한다. 남작 부부는 너무도 심한 충격을 받은 나머지,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며 방에서 나간다.
단둘이 남겨진 지네르바와 루이지는 두 집안 사이의 복수에 대해 서로 알고 있던 바를 조합해 유추해낸다. 그러자 비로소 루이지가 엄청난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도저히 서로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가 없다. 지네르바는 하숙집으로 돌아가는 루이지를 바라보며 아버지가 그를 죽일까 봐 몹시 두려워한다.
그날 저녁, 피옴보는 지네르바에게 기어이 루이지와 결혼한다면 그녀와 혈연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한다. 지네르바는 그렇다면 루이지와의 결혼을 선택하겠다고 답한다. 딸의 이런 선택과 이후의 무심한 태도로 인해 더욱 더 감정이 상하게 된 피옴보는 지네르바가 집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대문을 굳게 잠근다.
집 안에 갇힌 지 며칠 뒤, 지네르바는 하인을 통해 어렵사리 루이지에게 편지를 보낸다. 지네르바도 그녀의 아버지도 서로에게 져주지 않기로 확고히 마음먹은 상태였다. 부녀는 모두 코르시카인의 자존심을 똑같이 보유하고 있었기에 누구도 결코 물러설 수 없었다.
지네브라의 생일에 그녀의 어머니는 부녀를 화해시키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가족 모두가 피옴보의 서재에 모여 앉았을 즈음, 변호인단과 입회인들이 도착한다. 지네르바는 이제 아버지에게 결혼 의사에 대한 법적 공지를 전달하기만 하면 아버지의 동의 없이도 결혼할 수 있는 성년의 나이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네르바는 변호인단을 고용했고, 변호인단은 아버지에게 이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대부분 가족끼리 소송 절차를 진행하느라 공개적으로 체면을 손상시키기보다는 자녀가 원하는 결혼에 동의해주는 편을 택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격분한 피옴보는 단검을 쥐고 지네르바를 찌르려 한다. 방문객들이 그를 말려보려 하지만 허사이다. 이때, 지네르바가 침착하게 아버지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러자 피옴보는 단검을 내려놓는다. 그러나 지네르바가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애원하자 피옴보는 단호히 거절하고는 지네르바를 집밖으로 내친다. 집에서 쫓겨난 지네르바는 루이지에게 간다. 지네르바와 루이지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맹세하고, 지네르바는 깊은 슬픔 속에서도 루이지와의 행복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음 날 지네르바는 세르뱅 부인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런데 세르뱅 부인은 천성이 매정해서 지네르바는 부인의 도움을 받는 대신 방을 임대하기로 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옷과 기타 물건들을 트렁크에 담아 보내면서 지네브라 몫의 돈과, 어머니 자신이 모아둔 돈까지 함께 보낸다. 편지에서 어머니는 지네르바에게 결혼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하면서도, 그러나 결혼한다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기원한다. 이제 다시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지네브라는 내심 부모님에게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루이지를 보자 그에 대한 사랑이 더욱 확고해진다.
지네르바와 루이지는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린 다음 교회에서 한 번 더 결혼식을 올린다. 두 곳 모두 자녀의 결혼식을 보며 기뻐하는 가족들과 하객들로 가득하다. 지네르바와 루이지도, 입회인도, 결혼식 복장을 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이들 결혼식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걸 감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이지와 지네브라는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하다.
루이지는 아파트를 임대하고 지네르바를 위해 각종 세간과 사치품들을 구비해 아틀리에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그는 군대에서 대출을 받는다. 지네르바는 비용이 염려스럽긴 했지만, 루이지가 신중하게 선택한 아파트와 세간을 보고 몹시 기뻐한다.
결혼 후 그들을 서로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지고 깊어진다. 한동안 그들은 모든 시간을 함께 한다. 그러다 얼마 후 지네르바는 그림의 사본을 만들어 판매상에게 팔기 시작한다. 루이지는 일자리를 얻기 힘들었지만 결국 법률 문서를 복제하는 일을 얻는다. 두 사람이 버는 돈은 충분했다. 루이지는 조수를 고용할 정도로 많은 일이 들어온다.
지네브라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아프고 슬펐지만 루이지에게는 이를 전혀 티내지 않는다. 첫 결혼기념일에 그녀는 남편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선물한다. 결혼 2년차가 되어도 그들은 첫 해만큼 여전히 행복하기만 하다.
얼마 후, 지네르바는 경쟁자가 늘어나 그림 사본을 판매하기 어려워진다. 그러자 초상화 의뢰를 받아보려 하지만 이 역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모아둔 돈이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루이지 업계도 경쟁이 심해진 바람에 더 이상 조수를 고용할 여력이 없어져 혼자서 작업량을 맞추느라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지네브라 역시 더 이상 그림을 팔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에 각자의 상황이 얼마나 나빠지고 있는지 숨기기 급급하다.
어느 날 밤, 지네브라는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루이지가 밤샘 작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자 그녀는 남편과 함께 밤새 일하기로 결심하고 동판화 채색 일을 새로 구한다. 루이지가 밤새 일하는 동안 지네브라도 몰래 밤새 일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우연히 루이지는 아내가 일하는 걸 발견하고 몹시도 속상해 하며 모든 경제적 부담을 혼자 짊어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네르바는 어려움도 나눠야 한다고 고집한다. 그들의 사랑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
얼마 후 그들에게 아기가 생긴다. 루이지는 출산과 육아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돈을 빌려야 했지만 부부는 행복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결국 한계가 오기 시작한다. 그들은 귀중품을 하나씩 팔기 시작했고, 아파트를 나와 방 한 칸에 살며 보다 열심히 일해야 했다. 그러다가 겨울 동안 불을 지필 여유가 없어지자 아기는 쇠약해져 간다. 지네르바는 그들이 처한 상황을 체념하고 받아들였지만 아기에 대해서만은 비애를 느낀다. 급기야 지네르바가 굶어야만 루이지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궁핍해진다. 지네르바는 자신의 결식을 숨기지만 루이지는 상황을 짐작하고 있다. 지네르바가 굶주림으로 죽을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걸 깨달은 그는 당시 제비뽑기로 군 복무가 당첨된 사람을 대신해 군 복무를 해주고 돈을 받는 일을 알선하는 중개인을 찾아간다. 루이지는 심지어 자신이 군 복무를 하는 동안 지네르바의 아버지가 그녀를 거둬주기를 희망한다. 루이지는 중개인으로부터 선금을 받아들고는 집으로 달려가 지네르바의 이름을 힘차게 부른다.
그러나 그가 집에 도착할 무렵 지네브라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고 아기는 이미 죽어 싸늘해져 있었다. 그제야 그들 부부가 지금까지 용케 감춰온 비참한 생활에 놀란 집주인과 이웃들은 의사를 부르러 간다. 지네르바는 죽어 가면서도 루이지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그녀는 루이지에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아버지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는 의사가 도착하기 직전에 숨을 거둔다.
그날 밤, 피옴보의 저택에서는 피옴보와 그의 아내가 늦도록 잠들지 못하고 있다. 잠이 오지 않아서 벽난로 앞에 앉아 있던 피옴보는 평소 지네르바가 즐겨 앉았던 빈 의자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그의 아내는 지네르바가 떠난 후로 딸의 이름을 겨우 딱 두 번 언급했을 뿐이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눈이 내리고 있다. 어머니는 지네브라가 춥고 배고플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아이를 양육할 여력도 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피옴보는 고집을 꺾고 지네브라를 간절히 보고 싶어 한다. 그의 아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지네브라를 데려오기 위해 나갈 채비를 한다. 바로 그때 문이 열리고 루이지가 들어온다. 그는 지네브라의 머리카락을 손에 쥔 채 지네브라가 죽었다고 말하더니 이내 바닥에 쓰러져버린다. 루이지는 그대로 숨을 거둔다. 피옴보는 루이지의 시신을 바라보며 “죽음으로 복수를 막아냈구나.”라고 말한다.
이 소설에서 예술은 가장 중요한 주제들 중 하나이다. 지네르바는 그림에 재능이 있는 인물이고, 세르뱅은 그림을 지도하는 인물로, 이야기에 예술이 그 자체로 존재한다. 이야기의 중심 장소인 예술가의 아틀리에는 지네르바와 루이지 사이에 사랑이 생성되는 무대이다. 뿐만 아니라, 지네브라는 아버지에게 쫓겨난 후에 예술 덕분에 돈을 벌어 생계를 꾸린다.
이 소설은 바로 이 주제를 다양한 예술 작품에 빗대어 구현한다. 특히 인물을 묘사할 때 그렇다. 이를테면, 루이지라는 인물을 묘사할 때 지로데(Girodet)의 그림, 〈엔디미온(L'Endymion)〉에 빗대어 설명한다. 또한, 디테일에 대한 발자크의 예리한 감각과 정밀 묘사로 인해 인물들과 장면들의 묘사가 실제 그림과 유사해 보일 정도이다. 그리하여 이 소설은 그 자체로 예술적인 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다.
회화에 대한 주제를 다루거나 중심인물이 화가인 발자크 (Balzac)의 다른 작품들과도 다양한 관련성을 찾아볼 수 있다. 〈대문에 실타래 장난을 하는 고양이가 그려진 집(La Maison du chat-qui-pelote)〉에서는 중심인물 중 하나인 테오도르 드 소메르비유(Théodore de Sommervieux)가 작품 활동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화가로 등장하고, 〈지갑(La Bourse)〉에는 가난하지만 재능 있는 젊은 화가 이폴리트 쉬네(Hippolyte Schinner)가 등장한다.
또 하나의 주요 주제는 바로 사랑이다. 이 소설을 지배하는 힘인 사랑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인간희극(Comédie humaine)』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되어온 이 주제가 여기서는 지네르바와 루이지 포르타의 사랑이야기로 나타나고, 피옴보의 가족을 해체시킨다.
〈소의 무도회(Le Bal de Sceaux)〉의 에밀리 드 퐁텐느(Émilie de Fontaine)와 막시밀리엥 드 롱그빌(Maximilien de Longueville)의 사랑도 이와 유사하다. 그러나 이 소설의 경우 부성애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피옴보는 극단적인 질투로 인해 사랑하는 딸의 결혼 발표에도 경렬하게 반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딸을 그의 곁에 두고 보살피고 싶은 마음에 딸에게 잔인한 선택을 강요하고, 이로 인해 딸이 죄책감을 짊어지고 살게 한다.
이러한 열정은 정치적 차원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피옴보는 나폴레옹의 무조건적인 지지자임을 자처한다. 그는 나폴레옹이 강제 퇴임된 후에도 나폴레옹 지지자로 남는다. 루이지도 황제의 장군들 중 한 명인 라베도예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 만큼 황제를 진정으로 숭배한다. 당시 그가 도망자 신세였던 것도 그의 황제 숭배와 정치적 신념 때문이었다.
▶ 작품 배경 / 줄거리 / 분석 : 프랑스어판 위키피디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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