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건축 설계와 관련된 궁금증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같은 목조주택이라 하더라도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는 완전히 다른 공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나무로 지으니 비슷할 거라 생각들 하지만 그냥 완전히 다른 구조체의 시공방법이라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경량목구조는 미국식 주택 공법입니다. 캐나다나 유럽 등지에도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 한국에 들어와 발전된 기술들을 보면 미국 주택의 기본 바탕을 벤치마킹에 발전시킨 부분들이 많습니다.
2*6의 구조목을 40cm 스터드 간격으로 촘촘히 세운 뒤 하나의 유기적인 관계로 얽히며 구조성능을 발휘하는 공법입니다. 내진에 강하고 스터드 사이에 중단열 공법이 자연스럽게 적용되기 때문에 단열에 뛰어난 성능을 발휘합니다.
가변적인 부분을 가져갈 수 있으며, 실내 부분에서 디자인적 목공 작업이 수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구조재의 한계상 5m 이상의 공간을 만들어 내기 힘들며, 목재가 마감재 안으로 들어가 뼈대 역할만 하기 때문에 목재가 겉으로 드러나는 '미'적인 부분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이 보면 목조주택인지 철근콘크리트 주택인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중목구조는 일본식 주택 공법에서 많이 차용되어왔습니다. 일본은 경량 목구조보다 중목구조가 일반적입니다. 단열보다는 내진적인 구조성능에 가장 큰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그렇습니다.
중목구조는 쉽게 생각해서 한옥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이해가 편합니다. 경량 목구조처럼 살을 많이 대는 것이 아니라 각 모서리에 큰 기둥을 세워 보를 올려 집 형태를 잡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머리 아프니 딱 한옥 생각하시면 깔끔합니다. 중목구조의 골조목은 공장에서 제작되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부재가 크기 때문에 현장에서 가공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없으며, 정해진 사이즈대로 정확히 시공이 가능합니다.
기둥과 보가 겉에 드러나는 형태이며, 인테리어적으로 매우 뛰어난 '미'를 자랑합니다. 경량 목구조와는 다르게 5m를 넘어서도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단열성이 떨어지며, 두꺼운 목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재 가격이 상당히 높습니다. 경량 목구조와 비교한다면 평당 가격으로 시공비가 평당 200만 원 이상 차이가 발생합니다.
중목구조는 다른 어떠한 특징보다는 한국에서는 '미'적인 부분 때문에 사용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이미 다른 장점들은 타 공법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목구조를 사용하는데 단열이나 공간감 같은 것 때문에 사용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입니다.
대공간이 필요하다면 콘크리트, 단열성이 필요하다면 경량 목구조, 부재의 '미'적인 부분이 필요하다면 중목구조. 이렇게 보는 것이 맞습니다.
경량 목구조와 중목구조의 공간 설계는 그 시작점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설계 다 해 놓고 공법 고르시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그러한 방법은 없습니다. 무조건 공법이 최우선. 그리고 그것에 맞게 구조와 공간을 설계해야 합니다.
각 공법마다 공간의 스케일과 부재를 놓는 방법, 내진성능의 구조계산방법, 마지막으로 설비에 대한 라인 잡는 법이 완전히 다르므로 꼭 공법은 선정 후 설계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목구조를 설계하고 시공할 때 초보자와 전문가의 차이점을 가르는 부위가 바로 설비입니다. 목구조를 설계해 보지 않은 건축가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이 설비 배관적인 부분인데요. 말도 안 되게 벽 배관으로 해 놓는다던지, 아니면 화장실의 위치를 층별로 다르게 해 놓고 어떻게 설비 라인을 정리할지 안 그려놓았다던지 등을 본다면 바로 티가 납니다.
초보 건축가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요.
"아 그런 것은 시공사랑 협의하시면 되세요."
네, 말도 안 되는 말이죠. 설비 배관과 어떻게 구조체를 지나가는지 단면도 그려주셔야 합니다. 아니면 현장에서 부재를 뚫고 가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혹 위와 같이 말하는 건축가가 있었다? 네, 초보이거나 목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