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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혁 건축가 May 09. 2022

3.23 전원주택 집짓기 상담요령

PART 3. 건축 설계와 관련된 궁금증


제목 : 전원주택 집짓기 궁금증 100가지

-홈트리오 건축가 3인방이 전하는 집짓기 입문 필독서-


저자 :  이동혁, 임성재, 정다운



PART 3. 건축 설계와 관련된 궁금증


3.23 전원주택 집짓기 상담요령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근데...


"어디에다가 뭘 물어봐야 되는 거야?"


과일을 사려면 마트에 가면 되고, 볼펜을 사려면 문방구에 가면 된다.


근데...


"집 지으려면 어디로 가야 되는 거야?"

"부동산이 집을 파는 곳이니 부동산에 물어보면 알지 않을까?"

"아니야, 건축과 다녔던 친구가 있으니 한번 물어봐야겠다."

"아니지, 일단 인터넷에 검색이라도 해볼까?"


맞아요.


여러분들의 머릿속에는 집 짓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습니다.

솔직한 말로 태어나서 본인 집을 직접 짓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집을 짓겠다고 결정한 순간 여러분은 전국 상위 1%에 속한 건축주라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집을 짓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되는지 간략하게 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일단 검색하세요

: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입니다. 집을 지으려면 일단 집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요즘에 어떻게 집이 지어지고 있는지 정도는 검색해봐야 합니다. 남이 알아서 다 해줄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마세요. 절대로 알아서 지어지지 않습니다.


2. 서점 가서 책을 사세요

: 인터넷에 자료는 많은데 그것이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인지는 판단이 안됩니다. 가장 많이 검색이 되는 네이버의 경우 90% 이상이 홍보글이라 아마 원하는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정확한 정보가 압축되어 담겨 있는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렵지 않아요. 서점에 가셔서 '전원주택' 검색하시고, 제일 마음에 드는 책 하나를 구매해 읽으세요. 기본은 알아야 질문이라도 할거 아니에요.


3. 공부하세요

: 마음에 드는 책을 하나 선택해 공부를 하세요. "알아서 지어주세요." 저희들에게 엄청 혼날 소리입니다.

이 세상에 여러분 집을 알아서 지어주는 사람 절대로 없습니다. 집을 짓는다고 결정했을 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내가 챙겨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귀찮은 것이 싫은가요? 그러면 무조건 아파트에 살아야 합니다. 전원주택에 산다고 했으면서 귀찮은 것을 싫어한다니요. 전원주택은 귀찮은 일의 연속이니 알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4. 전화하세요

: 인터넷도 검색해 보고 책도 공부했다면 아마 2~3명의 건축가나 회사가 정해졌을 것입니다. 본인이 원하는 느낌의 집을 지은 건축가를 몇 명 선정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해서 대뜸 "평당 얼마예요?"라고 질문할 생각이었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바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차피 설계도면 그리기 전에는 건축비 산정 안됩니다. 또한 어떤 자재로 어떻게 지을지도 모르는데 단순 평당 단가를 물어보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예산 잡기 위해서라고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싸게 부르면 믿지 않으시고 비싸게 부르면 너무 비싸다고 뭐라고들 하십니다. 


전화를 하라는 이유는 그동안 내가 생각해 왔던 내용들을 이야기하고 그 건축가나 회사가 진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함입니다. 돈 준다고 다 일을 의뢰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네 부동산 가듯이 오시는 분들 계신데요. 여기는 부동산처럼 편히 오는 곳이 아니에요. 구체적인 프로젝트 의뢰를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1년에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개수가 각 회사마다 정해져 있고, 일을 할 수 있는 지역 등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꼭 만나러 가기 전 전화를 통해 건축가나 회사의 정보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착공 시즌이 정해져 있습니다. 무작정 아무 때나 공사를 들어갈 수가 없어요. 내가 원하는 달에 공사를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공사가 가능한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 기억해 놓으세요.


5. 만나고 싶은 건축가가 정해졌는가요? 그럼 부담 갖지 말고 만나러 가세요!

: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난 이 사람에게 집을 안 지을 수도 있는데'  

그런데  

"만나서 상담받으면 무조건 이곳에다가 계약해야 되는 것은 아니야?"

"아 완전 부담인데. 상담만 받고 튀면 미안해서 어떻게 해."


여러분들이 하나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요.  

"TV 사러 매장 구경 갔다고 무조건 TV 사서 오시나요?"

"아니죠"


저희 건축가들도 첫 번째 미팅은 계약을 하기 위한 미팅이 아니라 말 그대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미팅으로 인식합니다. 다만 너무 예의 없이만 하지 않으시면 되세요. 간혹 '내 집을 짓고 싶으면 가설계 그려와 봐'라고 갑질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분들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계약 미팅은 아니더라도 서로 간의 배려는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만나러 오시기 전 예약전화는 필수입니다. 저희들의 경우 한 번 상담에 2시간 정도를 진행합니다. 하루에 1팀만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약 없이 찾아오게 되면 상담을 못 받고 돌아가는 불상사가 발생합니다. 꼭 사전 예약은 필수라는 점.


6. 생각 구체화 하기

: 건축가를 만났다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이제부터는 구체적으로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정리를 해야 합니다. 이 부분부터는 아래의 집짓기 상담요령을 통해서 이야기드리겠습니다.



※ 집짓기 상담요령


건축가를 만나서 상담을 받고 나면 대략적인 건축 예산과 진행 프로세스를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보통 두 번째 미팅부터는 일반적인 내용이 아닌 구체적인 집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게 될 것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두 번째 미팅을 진행하면 구체화된 결과는커녕 그냥 또 설명만 듣다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래에 적어드린 내용을 대략적으로나마 정리해서 상담받으러 가야 합니다. 

아! 상담을 강연 들으러 가는 것이라 착각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상담은 서로의 대화가 기본입니다. 궁금한 것을 미리 공부를 통해 정리해가야 건축가도 대답을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하시면 안돼요. 저희들은 신이 아니어서 건축주님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몰라요.


1. 면적 정하기 : ex) 저는 35평 정도 지었으면 해요.

2. 공법 정하기 : ex) 요즘에는 목조가 괜찮다던데 어떤가요?

3. 방 개수 정하기 : ex) 저와 아내, 그리고 3살, 5살 남자아이 둘이 있어요. 방은 3개가 꼭 필요해요.

4. 주방 크기 정하기 : ex) 저는 아일랜드 형의 싱크대를 넣고 싶어요. 벽 쪽이 아니라 거실 쪽을 바라보면서 요리를 하고 싶거든요.

5. 층수 정하기 : ex) 2층을 원해요. 1층에 안방이 있었으면 하고, 2층에 자녀들 방이 배치되었으면 좋겠어요.

6. 디자인 정하기 : ex) 외관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는 모던 스타일로 했으면 해요. 제가 인터넷에서 보았던 몇 가지 마음에 드는 집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7. 예산 정하기 : ex) 저희가 공부해보니 현재 건축비가 이 정도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예산을 잡는 게 맞나요? 저희들이 원하는 집을 구현하려면 어느 정도 예산을 잡아야 할까요?

  

위의 7가지 항목만 상담 전 미리 고민해 간다면 상담이 훨씬 높은 수준의 내용들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위의 사항들을 고민 없이 오시는 분들이 90%입니다.  

그분들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들 경험치로는 2시간의 미팅 시간 동안 그냥 설명만 듣다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집을 안 짓더라고요. 아파트처럼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챙겨야 할게 너무 많다 보니 결국 포기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미팅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결과를 내는 과정이어야 하는데 고민 없이 왔다면 결과를 향해 간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책을 읽어주는 정도의 정보밖에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중, 고등학교에서도 그랬듯 궁금한 것이 많고 많은 질문을 하는 학생이 더 좋은 정보를 얻어가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차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예를 많이 듭니다. 어느 브랜드 차를 살지, 세단을 살지 SUV를 구매할지, 어떤 이름의 차를 구매할지 등을 우리들은 꼼꼼히 따져서 진행합니다.


이 방식을 집으로 투영하면 '평당 단가'를 물어보는 것은, 아무것도 정해놓지 않고 그냥 "차 살려면 얼마 필요해요?"라고 질문하는 것과 같은 내용입니다.


"평당 얼마예요?" 이 질문이 얼마나 애매한 질문이었는지 아셨죠?


저희들이 항상 이야기하듯 집 짓는 과정은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이유는 그 어떤 누구도 여러분들 머릿속에 있는 꿈같은 집을 알아서 지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공부해서 구체화시키고 그리고 요구해야 합니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통해서 건축가가 건축주의 집을 잘 구현해 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 건축가는 말하지 않아도 아마 내가 생각하는 집을 알고 있을 거야."


"아니요!"


"정말 죄송하게도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요. 저희들은 신이 아니랍니다.




(좌측부터) 이동혁 건축가, 정다운 건축가, 임성재 건축가

[집이라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다.]

Architecture  Team : 홈트리오(주)

대표번호 : 1522-4279

홈페이지 : http://hometr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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