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설계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의 중요성
출발
엊그제 2015년의 해가 밝았다고 좋아했었는데 벌써 2015년의 한해가 가고 2016년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요즘은 하루하루 왜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지 어쩔때는 무섭기도 하답니다.
지난 두 이야기를 통하여 설계가 무엇이고 어떠한 설계사무소를 선택하셔야 하는지에 대해 인지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본격적으로 설계를 시작할 때에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와 무슨 생각들을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이야기 소제목을 보시고 다들 의아해 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내 집을 설계하는데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라는 거지?”
제가 이번 이야기의 주제를 마음가짐이라고 잡은 이유는 여러 가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건축주님들께서 저와 계약을 해주시고 설계를 들어가면 가장 헤매는 부분 중의 하나가 정확히 어떠한 집을 짓고 싶은지 생각의 정리가 안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지만 설계단계에 들어서면 가장 많이 헤매는 단계 중 하나입니다.
간혹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면 설계변경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흘러나옵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설계사무소가 원하는 대로 설계변경을 해주지 않는다와 실력이 떨어져서 이 설계사무소에 일을 맞기면 안 된다는 말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정말로 악덕 설계사무소를 만나 잘못된 설계를 하고 설계자의 실력이 떨어져 건축주님께서 원하시는 설계안이 안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부분은 이러한 부분을 제외하고 과연 건축주님께서 집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셨고 생각을 정리하셔서 설계자에게 얼마나 정확히 정보를 전달했는지에 대해 파악하고자 하며, 정말로 내 집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서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설계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이란?
“내 꿈은 나만의 집을 갖는 것입니다. 넓은 마당에 강아지와 아이들이 웃으면서 뛰어놀며, 정원을 가꾸고 나만의 밭을 일구어 넓은 데크에서 저녁을 가족들과 같이 행복하게 먹고 싶습니다.”
저를 찾아주시는 건축주님들께 가장 먼저 질문 드리는 사항은 바로 “왜 집을 짓고자 하십니까?”입니다.
다 똑같을 것 같지만 모든 건축주님들께서 집을 짓고자 하시는 이유는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질문을 드리면 그 자리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시는 건축주님이 계신가 하면, 바로 건축주님이 원하시는 집을 저희에게 말과 그림으로서 풀어주시는 건축주님이 계십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계시는 건축주님은 어떤 쪽에 속하신다고 생각하십니까? ^^
물론 어느 쪽이 맞다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설계를 하는 속도와 정확도면에서 본다면 첫 번째 건축주님보다는 두 번째 건축주님이 더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좋은 설계는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좋은 설계의 답은 건축주님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분석하여 집에 잘 담아내는 것이라고 답하였었습니다.
그렇다면 건축주님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바로 이 부분에서 건축주님의 생각 정리가 필요한 대목인 것입니다.
설계를 시작하는 마음가짐!
이는 바로 설계를 시작할 때에 건축주님께서 미리 준비하셔야 할 생각 정리 단계를 말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정보도 없이 생각을 정리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지금부터 설계도를 이해하고 보는 법부터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설계도의 이해!
“설계가 무엇일까요?”
건축주님과 첫 번째 설계미팅을 진행하면 항상 제가 가장 먼저 드리는 질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설계의 정의는 2차원의 평면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3차원의 주택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축설계도는 점으로 시작하여 선을 그리고 공간을 완성하는 작업이며, 전문가들은 2차원의 설계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집 전체의 90% 이상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도면을 그리는 사람은 설계자이지만 그 도면을 보고 이해해야 하는 사람은 건축주님이라는 것입니다.
즉, 건축주님들께서도 기본적인 설계도를 보는 법을 알고 계셔야지만 내 집이 어떻게 설계되어지고 있구나라는 것을 파악하실 수 있다는 점입니다.
1. 설계도 이해의 기본
설계도는 상상에서부터 시작이 되어 집니다.
몇 층짜리 집을 지을까? 외형은 어떻게 디자인할까? 현관의 위치와 계단의 위치는 어느 곳에 둘까? 방은 몇 개를 만들고 창은 어느 방향으로 낼까? 평상시 집에 대해 가져왔던 이러한 생각을 직접 그림으로 현실화하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자 그렇다면 위와 같은 상상을 직접 현실화 할 수 있도록 설계도의 기본요소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① 배치도 : 배치도는 건축물이 배경이 되는 부지 전체를 파악하는 중요한 도면입니다. 대지 안에서 건물의 위치와 방향, 건물과 도로와의 관계, 도로의 너비, 주요 출입구와 진입방향까지 포함되어집니다.
② 평면도 : 평면도는 가상의 건물을 수평으로 절단한 후 윗부분을 뚜껑처럼 들어올리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모습을 그리면 이것이 평면도가 됩니다. 이 때 절단하는 높이는 바닥판에서 1.2m~1.5m 정도로 가정하는데, 그 이유는 벽체의 두께와 각종 개구부의 위치와 형태를 잘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③ 단면도 : 단면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절단되는 위치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이 절단 선은 평면도 상에서 굵은 일점쇄선(----)으로 표시되며, 절단선 양끝에는 절단된 면을 바라보는 시선방향이 화살표로 붙게 됩니다.
④ 입면도 : 입면도는 건축물의 외부를 표현하기 위한 도면으로 계획단계에서는 외부디자인을 하기 위해 스케치로 그리지만, 실시 설계에서는 정확한 축척으로 그려야 완성된 건물을 미리 예견할 수 있습니다. 입면도는 방위에 따라 동, 서, 남, 북 모든 면으로 나눌 수 있으나 방위가 애매하거나 정면성, 측면성이 강한 건축물에서는 정면도, 우측면도, 좌측면도, 배면도 등으로 나뉩니다.
2. 설계도 이해의 실전
한정되어져 있는 대지에 원하는 공간을 모두 채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가족들과 상의를 해 각자 필요한 공간을 수렴해 구성도를 그려보셔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설계자와 함께 본격적인 도면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입면도에는 창호의 크기 및 형상, 외벽, 지붕선을 중심으로 건물의 전체 높이와 처마 높이, 지분경사도 등이 드러나게 됩니다. 평면도를 통해서는 각 실의 배치와 동선, 출입구와 창호형태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직접 구성도 그려보자!
“구성도?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구성도가 무엇인가요?”
갑자기 설계도를 설명하다가 구성도를 그려보자니 당황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구성도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구성도가 무엇인지 제가 이야기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간혹 건축주님께서 원하시는 집을 간략히 스케치하여 설계자에게 넘겨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구성도입니다.
구성도는 자를 사용하지 않고 원과 선을 이용해 공간의 윤곽을 대충 잡아보는 것으로, 원의 크기가 달라 상대적인 공간의 넓이를 표시할 수 있고 출입의 방향과 동선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상도는 가족들간의 상의를 통해 몇 번의 수정과정을 거친 후 직접 설계에 들어가야 나중에 차질이 생기지 않습니다.
설계자와 상의가 시작되면 벽과 부분벽, 문의 위치와 개폐방법, 창문, 벽장과 계단실, 벽난로와 욕실 설비 등의 붙박이 시설, 전기 콘센트와 스위치 위치 등을 따져보고 가지고 들어갈 가구가 있다면 치수를 미리 재어놓아 설계를 반영하도록 해야 합니다.
창문 아래 탁자를 놓는 경우처럼 높이가 중요한 공간도 그 치수를 체크해 반영하셔야 나중에 문제가 없습니다.
평면도는 설계의 핵심이다!
준비한 구성도를 가지고 평면도 설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평면도에는 실의 배치와 각각의 넓이, 기둥, 벽, 바닥, 개구부의 위치나 크기, 창문과 출입구의 구별, 계단, 부대설비 및 마무리 등을 표시하고 그 치수를 기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평면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위와 척도를 파악하고 기둥, 벽, 등 설계의 기준이 되는 중심선을 찾아야 합니다. 공간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것이므로 실제 그 안을 걸어 다닌다는 관점을 갖고 파악하셔야지 만이 올바르게 평면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착
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건축주님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경험, 취향 등을 담는 그릇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설계를 시작할 때에는 가장먼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여 생각을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이 과정이 없다면 설계는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자주 설계안이 변경된다면 담당 설계자와도 서로 불편해질 수가 있겠지요.
생각이 정리되었다면 건축주님의 요구사항을 설계자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상상 속의 집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막막하고 벽에 부딪치는 느낌을 느끼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시지 마시고 하나씩 생각을 정리해 나간다면 나만의 집이 상상에만 그치지 않도록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좋은 설계를 하기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이야기에 끝까지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쓴이 : 이동혁 건축매니저
이메일 : sunsut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