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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사라진 모헨조다로, 핵폭발의 흔적?

사라진 도시, 무너진 건축: 건축을 둘러싼 미스터리

by 이동혁 건축가
1부. 사라진 문명과 잃어버린 건축 (1~15화)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제7화: 사라진 모헨조다로, 핵폭발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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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이 멈춘 도시


1922년, 인더스 강 유역.

붉은 석양이 모래바람과 함께 도시의 폐허 위로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 부근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이던 존 마샬(John Marshall)과 그의 팀원들은 놀라운 광경 앞에서 말을 잃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고대 인더스 문명의 중심지, 모헨조다로(Mohenjo-daro).


그러나 이곳은 다른 고대 도시들과 달랐다. 건물과 거리, 배수시설까지 정교하게 설계된 도시가 한순간에 사라진 듯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곳곳에서 발견된 수십 구의 유골들이 마치 ‘순간적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이런 자세로… 도망치던 모습 그대로 멈춰 있어?”


발굴팀원 한 명이 가볍게 유골을 쓰다듬자, 오래된 재처럼 바스러졌다. 마샬은 손전등을 비추며 살펴보았다. 유골들은 화상 흔적도 없었고, 무기로 공격당한 흔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마치 즉사한 듯한 모습이었다.


“어떤 전염병이 퍼졌던 걸까요?”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 보통 전염병으로 죽으면, 시신은 특정 지역에 무더기로 쌓이게 마련인데… 여긴 다 흩어져 있어.”

그때였다. 발굴팀의 한 고고학자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것 좀 보세요! 바닥에 있는 벽돌이…”

마샬이 손전등을 비추자, 건물의 벽돌이 유리처럼 녹아 있었다.

“도대체 이 도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2. 핵폭발인가, 자연재해인가?


가설 1: 핵폭발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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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일부 연구자들은 모헨조다로가 ‘핵폭발’로 인해 파괴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유골에서 높은 방사능 수치가 검출되었다.

도시 곳곳에서 발견된 돌과 벽돌이 높은 온도로 녹아 있었다.

시신들은 즉사한 듯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폭발의 흔적이 방사형(중심에서 바깥으로 퍼지는 형태)으로 보였다.


이 가설을 처음 제기한 인물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데이븐포트(David Davenport)는 말했다.

“이것은 기원전 2000년경, 어떤 강력한 폭발이 도시에 발생했음을 시사합니다. 단순한 화재나 지진으로는 이런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대에 핵폭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을까?


일부 연구자들은 고대 문헌에서 힌트를 찾았다.

힌두교 경전 **〈마하바라타〉**에는 신들이 사용한 강력한 무기에 대한 기록이 있다.


“태양보다도 밝은 불덩이가 하늘을 갈랐다.”

“하얀 열풍이 대지를 태웠고, 사람들은 뼈까지 재가 되었다.”

“물고기는 삶아졌고, 바닷물조차 끓어올랐다.”


이 묘사는 현대 핵폭발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가설 2: 자연재해, 유성 충돌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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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학계의 주류 의견은 다르다.

“핵폭발이라고요? 말도 안 됩니다.”

고고학자 리처드 메이슨 박사는 연구실에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도시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핵폭탄이 아니라 자연 방사능 물질 때문이었어요. 지각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는 흔히 있는 일입니다.”

또한, 일부 과학자들은 유리처럼 녹아 있는 벽돌이 핵폭발이 아니라 유성 충돌로 인해 생성된 것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력한 운석이 지표면에 충돌할 경우, 높은 열이 발생하면서 암석이 녹을 수 있습니다. 사하라 사막에서도 비슷한 유리질 암석이 발견된 적이 있죠.”

즉, 모헨조다로는 우주에서 날아온 거대한 유성체의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설 3: 급작스러운 몰락, 전쟁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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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가설은 침략과 전쟁에 의해 도시가 파괴되었을 가능성이다.


도시 내부에서 발견된 무덤이 거의 없다. (즉, 주민들이 도시를 버리고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유골에서 무기에 의한 상처가 발견되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물이 부족해지면서 문명이 쇠퇴했을 가능성이 있다.


인더스 문명은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농경 사회였다. 만약 장기간의 가뭄이 발생했다면, 주민들은 점차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화려한 문명이라 해도, 물 없이 살 수는 없죠.”


3. 모헨조다로의 비밀은 풀릴 수 있을까?


“마샬 교수님, 이곳의 마지막 주민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발굴 현장에서 한 학생이 질문했다. 마샬은 모래를 털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글쎄… 어쩌면 우리가 아직 찾지 못한 기록이 어딘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

그는 발굴지 너머로 저무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모헨조다로는 과연 핵폭발의 흔적일까, 자연재해의 피해일까, 아니면 단순한 역사 속의 한 장면일까?


그 답은 아직도 이 사라진 도시의 돌무더기 아래에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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