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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산 마르코 대성당의 도난 사건

사라진 도시, 무너진 건축: 건축을 둘러싼 미스터리

by 이동혁 건축가
2부. 신전과 궁전, 권력과 음모의 공간 (16~30화)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제23화: 산 마르코 대성당의 도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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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금빛 대성당, 그리고 그날의 기억


"당신은 산 마르코 대성당을 본 적 있나요?"

202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Venice).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산 마르코 대성당(Basilica di San Marco)은 여전히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황금빛 모자이크와 대리석 기둥들, 그리고 거대한 돔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건축물. 그러나 그날, 그 아름다움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여기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곳이죠?"

젊은 건축사학자 알레산드로(Alessandro) 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앞에는 이탈리아 문화재 복원 전문가 카를로(Carlo) 가 서 있었다.

"베네치아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사건 중 하나가 일어났던 곳이지."


2. 도난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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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대성당의 보물

11세기부터 건축된 산 마르코 대성당은 중세 유럽의 걸작으로 꼽힌다.

그 내부에는 수많은 예술품과 보물이 보관되어 있었다.

특히, 황금의 제단(Pala d'Oro) 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성물 중 하나였다.

황금으로 제작된 거대한 패널에, 성경의 이야기를 묘사한 정교한 조각과 보석들이 박혀 있었다.


도난 사건

1821년, 정체불명의 도둑들이 대성당에 침입했다.

그들은 예배가 끝난 후 밤에 몰래 들어와, 제단의 일부 보석들을 훔쳐 갔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가져간 것이 단순한 보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3. 숨겨진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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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는 카를로를 따라 대성당 내부로 들어갔다.

"이곳이… 정말 대단하네요. 황금빛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빛나고 있어요."

"그 빛은 베네치아의 권력과 영광을 상징하지.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수많은 비밀이 감춰져 있지." 카를로는 낮게 말했다.

알레산드로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 도난 사건이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카를로는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둑들은 단지 보석을 노린 게 아니었어. 그들은 무언가를 찾고 있었지."

"찾고 있었다니요? 설마, 대성당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는 건가요?"


4. 감춰진 보물의 비밀


카를로는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산 마르코 대성당은 단지 기독교의 상징이 아니야. 그것은 예로부터 지식과 권력을 보호하는 장소였지."

알레산드로는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어떤 지식이요?"

"성전 기사단(Knights Templar). 그들이 보관하고 있었던 문서와 유물 중 일부가 베네치아로 옮겨졌다는 소문이 있지."

"성전 기사단이라면… 그들이 보호하던 비밀 말인가요?"

카를로는 대성당의 황금 제단을 가리켰다.

"바로 저 안에, 그들이 남긴 단서가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러나 그 단서가 지금도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지."


5. 비밀의 열쇠


알레산드로는 황금의 제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도둑들이 가져간 게 단순한 보석이 아니라는 건가요?"

"정확히 말하면, 보석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정보였지. 오래전 성전 기사단이 남긴 문서나 지도 같은 것들 말이야."

카를로는 대성당의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람들은 그저 대성당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이곳은 마치 거대한 미로와도 같아. 그리고 그 미로 속에는 비밀이 감춰져 있지."


6. 감춰진 방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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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알레산드로와 카를로는 대성당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손전등의 빛이 벽을 따라 움직였고, 그들은 바닥과 벽면의 무늬를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여기에 뭔가 있어. 무늬가 다른 부분이 있어." 알레산드로는 손가락으로 벽을 가리켰다.

카를로는 손전등을 그 부분에 비추었다. 그리고 그곳에 작은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건… 성전 기사단의 상징이야. 여기에 뭔가 숨겨져 있는 게 분명해."


7. 또 다른 단서


둘은 신중히 벽을 밀었다. 그 순간, 벽이 소리 없이 옆으로 움직이며 숨겨진 방이 드러났다.

방 안은 어둡고 차가웠다. 그러나 그곳에는 오래된 문서와 보석들이 놓여 있었다.

"우리가 찾은 건가요?" 알레산드로는 두려움 반, 흥분 반으로 물었다.

카를로는 문서들을 살펴보며 중얼거렸다.

"이건… 기사단이 남긴 비밀 지도야. 그들이 보호하려 했던 지식의 위치를 가리키고 있어."

"그렇다면, 우리가 찾은 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건가요?"

카를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 지도는 우리가 앞으로 찾아야 할 무언가로 안내해줄 거야."


8. 끝나지 않은 이야기


산 마르코 대성당은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속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비밀이 감춰져 있었다.

그리고 그 비밀은 이제야 드러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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