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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9·11 테러와 세계무역센터 붕괴의 미스터리

사라진 도시, 무너진 건축: 건축을 둘러싼 미스터리

by 이동혁 건축가
3부. 혁명과 전쟁, 건축이 무너진 날 (31~50화)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제33화: 9·11 테러와 세계무역센터 붕괴의 미스터리


“하늘이 무너진 날, 건축은 무엇을 기억하는가.”


1. 아침 8시 46분, 세상의 균열이 시작되다


뉴욕, 맨해튼.

2001년 9월 11일.

그날 아침은 그저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레이첼 스톤, 31세.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 87층, 건축설계회사 ‘피셔&그레이’의 직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그녀는 커피를 책상에 올려두고, 동료들과 주말 이야기를 나누며 모형 도면을 펴고 있었다.

“레이첼, 오늘 회의 9시야. 어제 도면 수정 다 했어?”

제임스 로건, 팀장이 머리를 넘기며 물었다.

“물론이죠. 오늘은 완벽하게 준비됐어요.”

그녀는 자신 있게 웃었다. 그렇게 모든 게 평범해 보였던 그 순간—

콰아아앙!

갑작스레 울려 퍼진 굉음.

건물이 흔들렸다. 천장이 갈라졌고, 형광등이 떨어졌다.

“무슨 일이야?!”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레이첼의 눈에는 끔찍한 장면이 보였다.

아메리칸 항공 11편이 건물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에 비행기가 충돌했다.

오전 8시 46분. 세상은 달라졌다.


2. 하늘이 무너진 날


한편, 거리에서는 수많은 이들이 머리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타워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무슨 영화 촬영이야? 진짜야?”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중엔 CNN 카메라맨도 있었다.

오전 9시 03분.

두 번째 비행기, 유나이티드 항공 175편이 남쪽 타워를 강타했다.

그 순간, 모두는 알게 되었다. 이건 사고가 아니다. 공격이다.


3. 갇힌 사람들, 무너지는 시간


87층, 레이첼은 팀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 근처로 향하려 했지만 이미 화염에 휩싸인 계단과 가스 냄새가 그들을 막았다.

“연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어…!”

“물에 젖은 천으로 입을 막아! 창문 쪽으로 이동해!”

제임스는 레이첼과 다른 동료들을 이끌었다.

이야기할수록, 절망은 깊어졌고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연기는 더욱 짙어지고, 바깥에서는 구조 헬리콥터가 근처까지 오지 못했다.

“저기요! 여기 있어요! 우리 좀…!”

레이첼은 천 조각을 흔들며 창문 밖으로 외쳤지만, 그 외침은 하늘에 삼켜졌다.

그리고 곧… 세상은 다시 침묵했다.


4. 110층이 무너지는 시간, 단 12초


오전 9시 59분.

남쪽 타워가 12초 만에 완전히 붕괴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쌍둥이 빌딩 중 하나였던 그것이,

거대한 먼지와 함께 붕괴되는 장면은 지구 전체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오전 10시 28분, 북쪽 타워도 무너졌다.

그곳에 레이첼이 있었다.


5. 붕괴의 원인, 미스터리의 시작 – ‘불길 속의 진실’


“이건… 그냥 무너질 수가 없어.”
첫 영상이 뉴스로 전 세계에 전송되었을 때,
건축가 닐 해리스는 노트북 화면 앞에서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서, 110층짜리 거대한 철골 건축물이 마치 안으로 접히듯 수직 낙하했다.

“자연 붕괴라면 이렇게 정교하게 떨어질 리 없어.”
그가 중얼이며 노트를 펼쳤을 때, 이미 수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비슷한 의문을 품고 있었다.


‘팬케이크 이론’의 허점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이 붕괴를 “화재로 인한 구조 약화 → 상층부 붕괴 → 하층부 압축 → 연쇄 붕괴”라는 공식 시나리오로 설명했다.

이른바 팬케이크 이론.
층층이 쌓인 각 바닥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무너졌다는 것.

하지만 닐은 말했다.

“문제는 그 붕괴가 12초 만에 완전히 일어났다는 것이야.
그것도 수직 낙하처럼, 마치 폭파 해체된 건물처럼.
건축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강철은 정말 녹았는가?


건물에 사용된 철골 구조물은 1,500°C 이상의 열이 가해져야 녹는다.
그러나 제트 연료의 연소 온도는 약 980~1,100°C.
철이 약화될 순 있어도, 완전히 붕괴될 정도의 열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 하층 구조물까지 동시에 무너진 이유에 대해
"왜 중심 기둥이 가장 먼저 무너졌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었다.


‘폭파 붕괴’와의 유사성


건축 해체 전문가 에드 루카스는 말한다.


“건물이 무너질 땐 저항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저건 저항 없이 무너졌어요. 폭파 순서와 유사한 붕괴 패턴,
중간 부분부터 무너지고, 주저앉으며 흩어지는 먼지 구름…
전형적인 제어 폭파 해체에 가까워요.”


뿐만 아니라, 당시 현장에 있던 소방관과 생존자 일부는 **“지하에서 먼저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번개같이 강한 진동이 아래에서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샤프트를 따라 불덩이가 치솟았다",
이러한 보고는 공식 보고서에서는 일부 생략되거나 축소되어 소개되었다.


건물 7번 타워의 미스터리


또 하나의 미스터리는 세계무역센터 7번 타워(WTC7).
비행기가 충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5시 20분경 붕괴되었다.
그마저도 마치 제어 해체처럼 완벽하게 수직으로 붕괴된 모습은,
수많은 건축가들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비행기 충돌도 없었고, 강력한 화재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 정도 붕괴가?”
— 구조 엔지니어, 리사 더먼트


해석, 그 너머에 있는 것


물론, 주류 학계에서는 여전히 **"극심한 충격과 고열로 인해 내부 구조가 붕괴했다"**는 설명이 유효하다 본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하다.

왜 3개의 타워가 전부 완전한 수직 붕괴를 했는가.
왜 주요 붕괴 동영상 일부가 삭제되거나 누락되었는가.
왜 NIST 보고서는 실험 데이터를 일부 공개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미스터리는 단순한 음모론이 아닌,
건축적으로도 논의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레이첼의 목소리


이 장면의 중심, 레이첼이 생전에 남긴 음성 메시지가 있었다.
"엄마… 너무 어두워요.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요. 이게 정말 현실이야…?"

그녀의 마지막 목소리는 테러와 붕괴, 그리고 그날의 진실과 허상 사이에서 아직도 맴돈다.


6. 기억을 위한 건축, 그라운드 제로의 눈물


2004년, 무너진 자리에는 거대한 분수형 구조물이 설치되었다.

‘리플렉팅 애브센스(Reflecting Absence)’,

그 이름처럼, 이 공간은 사라진 것들을 기억하는 건축물이었다.

한편, 바로 옆에는 프리덤 타워,

지금의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가 세워졌다.

레이첼의 이름은 북쪽 타워 분수 가장자리, 14번째 패널에 새겨져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매년 그 자리를 찾는다.

“이 벽은 말이 없지만… 그날의 숨결이 아직 여기 있어요.”

손으로 이름을 쓰다듬으며,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7. 건축, 기억을 지키는 기념비가 되다


세계무역센터는 단순한 빌딩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계 자본의 심장이었고, 뉴욕의 자존심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자리에 남은 건

기억, 추모, 질문이었다.

건축은 거대한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너진 뒤에야 진짜 목소리를 갖게 되는 법이다.

“우리는 무너졌지만, 다시 세웠다.
하지만 더는 ‘높이’만이 건축의 의미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 프리덤 타워 설계자, 데이비드 칠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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