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이었을 때 나는 체육시간이 있는 전날 항상 간절하게 기도했지. 제에발 내일 비 오게 해 주세요. 하지만 비 한 줌도 내리지 않는 날은 강수확률 60%라고 했던 기상청을 원망했단다. 그런 체육 8등급 급식이가 자라나 살기 위해 운린이가 되었습니다. 따란-
이번 생에 다신 없을 용기로 필라테스를 등록해봤거든. 일자목, 척추측만, 어깨 말림, 골반 전방 경사와 불균형, 내회전, O다리... 자동차 수리 견적 내듯 병명이 줄줄줄 나왔고... 내가 살이 안 빠진 이유는 다 얘네 때문이구나. 필라테스 강사님이 나는 위에는 뭐든 붙는 옷을 입으면 되지만, 하의는 다리 저림 때문에 골반 교정이 시급해서 레깅스를 추천하시더라고. 내 자세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확인하기 위해 서말이야.
그런데 레깅스는 전부 폴리+스판의 플라스틱 합성섬유 아니겠어. 내가 이 운동을 위해 또 쓰레기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쓰레기가 안되려면 운동을 계속하면 되는데) 양심에 덜 무리 가는 레깅스를 찾아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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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매트에서 시작한 요가용품 브랜드 만두카의 리뉴레깅스.
만두카는 요가매트, 타월, 요가 블록, 의류까지 모든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이나 생분해물질, 코르크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레깅스는 없나 하고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메인에 스판을 제외한 폴리는 전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인 리뉴레깅스가 있더라구. 이 레깅스는 블랙/네이비로 나와서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고 중요한 건 하이웨스트라인이야. (밑위가 긴 나는 이게 아주 중요해.) 하이웨스트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접을 수도 있다고 하니 배 쫄리는 느낌 안 좋아하는 사람도 도전 가능. 그리고 레깅스 주머니가 달려있다구! 운동하러 가는 길에 폰이나 카드 정도는 넣을 수 있어 아주 실용적이야. 주머니 필요 없니? 나는 운동 끝나면 폰 들 힘도 없어서 필수야.
하지만 운린이에게 10만 원대 레깅스라니... 100원이 모자라서 못 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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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반한 이 아름다운 머드 컬러 레깅스.
리사이클 폴리에스터가 26%라서 실망했니? 이 레깅스 한 장에 500ml 플라스틱 생수병 21개가 들어간다구-
원리츄얼이라는 비건 패션 브랜드인데 동물성 소재를 피하다 보니 합성섬유를 사용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오염에 대한 대안으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 이 곳에서 생산하는 원단은 평균온도보다 약 10~15도 정도 낮은 온도에서 생산해서 에너지 절감과 탄소배출량을 저감하고 있고 말이야.
발목 부분이 프리컷팅으로 발목이 졸리는 느낌도 없고, 무엇보다 신고 벗을 때 편할 것 같아. 땀에 절었을 때 스포츠브라, 레깅스 입고 벗는 게 스포츠인 거 알지? 이 제품 또한 포켓이 있는데, 등 안쪽에 있어서 물건 넣을 때 잘 확인하고 넣어야 할 듯.
그리고 레깅스는 전용 파우치와 세탁망을 같이 보내줘. 땀에 젖거나 운동 갈 때 들고 갈 수 있고 자주 빨아야 하니까, 왜 주는지 알겠어. 하지만 꼭 필요하지 않다면 과감하게 거절하자. 공짜라고 받아선 안돼. 안 쓰면 쓰레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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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역시 '친환경소재'라는 타이틀로 재생섬유를 사용한 라인을 꾀나 선보이고 있더라구.
나이키 공홈에서 원하는 카테고리 선택 후, 왼쪽 테크놀로지 필터에 더보기를 누르면 친환경소재가 있어. 나이키 로고를 연결해 원을 만든 마크가 상품 썸네일 상단에 박혀있으니 상품페이지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단박에 구분할 수 있더라고. 그래도 상품 설명에 재생 폴리에스터, 면조각, 고무 등등 제작 중 나오는 폐기물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나와있으니 한 번씩 확인해보는 것도 좋아.
이 레깅스는 블랙과 핑크가 나오는데 나이키 로고가 한쪽 다리 전체를 휘감고 있는 디자인인데, 핑크는 아주아주 강렬하고 블랙은 보는 각도에 따라 살짝살짝 드러나 과하지 않아 맘에 들어. 한강 러닝 하면 아주 멋있을 것 같아. 이 나이키 레깅스 또한 옆, 뒤에 포켓이 있더라. 역시 가격이 비싸면 있을 건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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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있으니 아디다스도 하나 해줘야겠지.
아디다스는 일일이 다 들어가서 소재를 확인해봐야 하더라구. 검색 필터로 구분할 수 있으면 좋은데 말이야. 그래서 또 집착 모드로 하나하나 다 눌러가며 면으로 된 레깅스를 찾았지. 물론 신축성을 위해 10%의 폴리우레탄이 들어갔지만 말이야. 그래도 90%는 자연 분해되니 그중에 나은 셈. 여기서 BCI 면화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면화 생산을 위해 전 세계 면작 농부들을 지원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 Better Cotton Initiative의 '더 나은 면화' 야. 아디다스가 파트너로 등록되어 있어.
평소 로고 플레이를 좋아하거나 힙한 에슬레져 룩을 원한다면 이 레깅스를 선택해보는 것도 좋아. 아참, 후기를 보니 한 사이즈 다운해서 사는 게 좋다고 해. 아쉽지만 이건 주머니가 없어.
혹쉬 "아디다스 지속가능 스페셜"을 원한다면 말해줘. 찾다 보니까 이제 어떻게 검색해야 나오는지 알겠더라구... 집착해서 리스트 뽑아올 테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