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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택지 Nov 06. 2020

소프넛, 내 멋대로 사용기

[LIFE] 천연비누 소프넛


친한 동생이 소품샵에서 샀다며 작은 갈색 열매껍질을 주었을 때, 소프넛을 처음 알게 되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소품샵 주인이 어느 여행지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거품이 나는 비누열매라니 생소하면서 신기했다. 


소프넛은 솝베리(soapberry), 무환자나무 열매로 불리기도 한다. 집안에 두면 아픈 사람이 없고 근심 걱정이 없어진다고 하여 ‘무환자(無患子)’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민간에서 나무껍질을 거담제로 사용하였다. 주로 사찰에서 심으며 종자로 염주를 만들었다고 한다. 



소프넛에는 천연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는 사포닌이 들어있다. 사포닌 성분이 시큼한 향을 내며 비누 또는 세제 역할을 하여, 목욕이나 설거지, 빨래 등에 사용한다. 비누열매라 하여 보통 쓰는 비누처럼 손으로 비벼서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소프넛은 물에 우려서 사용해야 한다.



소프넛을 담은 그릇에 흐르는 물을 받으면 거품이 난다. 이 물을 그대로 써도 되고, 소프넛 알맹이를 서너 시간 물에 담아 놓고 우려낸 물을 사용할 수 있다. 나는 보통 물 500ml 기준 네다섯 알 소프넛을 넣는다. 냉장 보관하면 3~4일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끓여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소프넛 대여섯 알을 1000ml 물에 넣고 끓인다. 끓이면 거품이 올라오고 갈색 물이 우러나온다. 일반적으로 우려내는 것보다 끓여서 식힌 방식을 권한다. 거품이 잘 만들어지고 사용기간이 일주일 정도로 더 길다.



소프넛을 사용 후 말리면 3~4회 정도 더 사용할 수 있다. 우려낸 물이나 사용한 열매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까 사용할 만큼 만들어 사용하는 게 좋다. 


나는 소프넛을 주로 세탁할 때 사용한다. 세탁물과 함께 세탁통에 네댓 알을 넣는다.  알맹이 채로 넣으면 소프넛이 옷에 붙어 나오기도 하니, 이게 싫다면 면 주머니를 사용하면 된다. 구입한 제품 설명서에는 세탁물 3kg 기준 8~12알을 면 주머니에 넣어 사용하라고 되어 있다. 사용량은 개인차가 있으니 시도를 해보고 각자 기준을 정하면 된다. 열매만으로 세정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는 물비누 또는 끓인 소프넛액을 추가한다. 세탁 마무리에 천연 오일을 넣으면 은은한 향이 나서 좋다고 하는데,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자주는 아니지만 샤워하거나, 머리 감을 때도 사용하기도 한다. 대야에 종이컵 반 컵 정도 소프넛 액을 붓고 흐르는 물을 받는다. 그러면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온다. 피부 질환에 효과가 있어 아토피가 있거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소프넛 액으로 머리를 감으면 여러 번 헹구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다. 감을 때 머리카락이 뻣뻣한 느낌은 있지만 완전히 말리고 나면 부드러워진다. 


몇 번 사용한 소프넛은 변기 물탱크에 넣어 사용해봤는데, 물 내릴 때 거품이 나오니 자연스레 변기 청소가 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방청소나 세차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하니, 다음엔 방 청소할 때 한 번 사용해봐야겠다.


사용한 열매는 화분에 넣으면 퇴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용한 소프넛을 그대로 화분 안에 놓아두었더니, 며칠 안가 곰팡이가 피어 버렸다. 퇴비로 사용하려면 소프넛 열매를 바짝 건조한 후 가루를 내어 쓰는 게 좋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소프넛을 판매하고 있는데, 신선한 소프넛을 파는 곳을 골라야 한다. 반질반질 윤기가 나는 신선한 소프넛이 거품도 잘 난다. 제품의 상태, 포장 방법, 용량, 제품 가격이 다르니 비교해서 구매해보면 좋겠다. 


내가 소프넛을 구입했던 곳은 프레시버블이다. 사용법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제품 포장 디자인이 귀여워서 마음에 들었다. 멸종 위기종으로 보호가 시급한 ‘해달’을 캐릭터화 했는데,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가치가 담겨 있어 좋았다. 


소프넛은 사용 과정이 불편하고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천연 열매라 사용 후 화학성분이 없다는 것이 안심이 되고, 생분해가 되어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좋다. 그래서 제로웨이스트 실천하는 분들이 많이 사용한다. 세탁할 때만 주로 썼는데도 어느새 두 봉지 째 쓰고 있다. 환경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사용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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