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택지 Nov 27. 2020

발목시려워, 꽁!

포근포근 조금 더 괜찮은 '면' 양말.

수족냉증인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그런데 난 아님! 나는 진정한 손난로의 의미를 가진 손을 가졌단 말이지. 가진 자를 보고 참지 못하는 수족냉증인들은 허구한 날 내 손을 부여잡고 온기를 앗아갈 정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발은 그렇지 못하다. 정확히 말하면 발목. 발은 '아, 발 시리다’ 정도라면 발목은 '곧 잘려도 무방하다' 싶은 것이다. 


다시 '발목 댕강 댕강 될 것 같아'를 외치는 시기가 왔다. 그렇다면 목이 긴 양말이지!


양말은 사도 사도 채워지지 않는 것. 양말을 버리는 이유가 차라리 구멍이라면 별 모양 양말 구멍 꿰매기를 시도해볼 텐데 이상하게 발목만 헐렁헐렁 늘어나 줄줄 내려오기 일쑤다. 그렇게 계속 양말은 갈아치워 진다.

양말 골라 신는 걸 좋아하는 터라 양말을 많이 사모으곤 했는데 집순이 수치가 올라가면서 양말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귀갓길에 사들고 들어오는 양말이 뚝 끊겼기 때문인지.


족냉증인 나에게 지금 발목을 포근하게 잡아줄 양말이 필요하니까, 조금 더 괜찮은 양말 선택지를 찾아 그 자리를 채워줘야겠다.


파타고니아나 올버즈같은 친환경을 아이덴티티로 하는 브랜드의 양말이나, 캐시미어로 된 양말 등 값비싼 양말들도 있지만 거리의 좌판에서 양말을 색깔별, 모양별로 집어 들던 버릇 어디 안 간다.  '요 정도는' 하며 골라잡을 수 있는 양말들로 찾아봤다. (양말, 양말... 발음 왜 이렇게 귀엽지.)




그린블리스  곶자왈 고양이 2

오가닉 코튼 80% + 폴라 아마이드, 엘라 스테인 20% / 7,000원 / 코코아, 블루 그린 


@그린블리스

Green Bliss, 자연이 주는 무한한 행복감. 오가닉 소재로 자연과 동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브랜드다.

양말을 비롯하여 손수건, 의류, 마스크 등 환경에 해를 최소화하면서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만드는 곳.

2017년 그린블리스는 트리플래닛과 함께 '사라지는 곶자왈 숲을 지키는 친환경 양말'을 크라우드 펀딩을 열었고 그 수익금으로 곶자왈 공원에 2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곶자왈 고양이 2 양말은 곶자왈 숲 해설 코스를 다니던 중 만난 고양이가 노니는 모습을 담았다.




베네투띠  멀티 아가일 콜로시오 양말

오가닉 면 75%+나일론 17%+폴리에스터 5%+스판덱스 3% / 3,000원(80% 할인)/라이트 베이지, 민트

@베네투띠

우린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분명 집에서 신고 벗은 양말이 세탁기에만 들어갔다 하면 한 짝이 사라진다는 점. 가끔 다음번 세탁 시에 짜잔- 하고 나타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우리를 위해 베네투띠는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입한 지 1년 안에 세탁기가 한 짝을 삼켰거나, 한 짝만 오염, 훼손된 경우 게시판에 사연을 남기면 된다. '우리 집 멍멍이 녀석이 제 양말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부셔버렸습니다.' 정도의 라디오 사연 같은 해당 사유를 보내보자. 그럼 그것이 타당한지 판단 후, 동일한 양말 한 짝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만약 동일한 제품 재고가 없다면 유사한 양말 한 켤레를 무상으로 제공해준다고! 물론 택배비는 자부담. 한 짝이 사라진 양말은 제 구실을 잃고 버려지기 마련이니 택배비 정도야 당연 응하겠다.




COS  코스 오가닉 코튼 삭스 2팩

오가닉 코튼 78% + 리사이클 드 폴리에스터 20% + 엘라 스테인 2% / 15,000원 / 브라운&네이비

@COS

코스는 2030년까지 전 제품을 지속 가능한 소재로 100%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려면 괜찮은 양말은 필수가 아닐까. 울, 캐시미어, 비스코스 다양한 소재들의 양말이 있었지만 오가닉 코튼에 재생 폴리에스터, 그 정도가 딱 적당했다. 발이 시리긴 하지만 동물친구들의 털까지 가져다 쓸 정도는 아니다.

아, 이 양말은 사이즈 선택이 가능하다. 36/38(230~240), 39/41(250~265) 두 사이즈가 있다. 보통 여성양말이라고 부르는 양말 사이즈를 보면 하나 같이 작은데, 발 사이즈가 250인 친구들 양말에 엄지발가락 뚫릴 염려는 줄었다. 2개 세트이기도 하니 선물로 주기 딱이다.




JAJU  자주 리사이클 스트라이프 삭스

리사이클 면 88% + 폴리에스터 + 폴리우레탄 / 2,900원 / 머스터드, 다크 그레이, 버건디

@JAJU

자주에서 리사이클 플라스틱, 면 등을 사용한 제품들을 한 번에 쏟아냈었다. 개중 제일 만만한 녀석인 양말이다.

분명 한 켤레에 9,900원이었던 것 같은데 금세 2,900원이 되었다. 재고 처리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서 자주매장에서 두 켤레 구입했다. 생각보다 엄청 부들부들하고 두꺼운 양말인데. 발목이 길고 헐렁헐렁해 조금씩 내려 주름지게 신으면 워머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리사이클 코튼의 혼용률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직접 문의해봤다. 두구두구- 문자로 정보를 받은 결과, 폐섬유에서 추출된 100% 코튼 원사가 88% 혼용된 양말이라는 것! 이런 정보는 상품페이지 제작 때 들어가면 좋을 텐데.



작가의 이전글 쓰레기 버리는 법도 배워야 하는 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