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택지 Dec 01. 2020

다이어리 고르기 D-30

재생지 다이어리를 찾아서

급식이 시절 난 11월부터 아주 바빴다. 새해를 함께 할 최고의 다이어리를 골라야 했으므로.

7-8년 정도 다이어리를 고르고 사서 쓰다보니 다이어리에 대한 확고한 기준이 생겼다. 처음에는 표지 디자인과 재질, 내지 구성, 종이 비침 정도, 다이어리의 크기 정도였는데, 점점 먼슬리 날짜는 어느 쪽에 위치해 있는지, 평일칸과 주말칸의 크기 비율은 어떤지, 위클리의 레이아웃은 세로형인지 가로형인지, 프리노트는 줄인지 방안지인지.


그 정도면 만드는게 낫겠다 싶겠지만 1년 내내 써야할 물건인데! 평생 남을 건데! 라는 마땅한 이유로 등교 시간 직전까지 인터넷으로 다이어리를 구경했다(그 땐 스마트폰이 없었다 ㅜ). 이러다 12월이 지나갈까 초조해하며. 그럼 1월 1일에 딱! 다이어리를 시작하지 못하잖아.


작년 연말, 올해부터는 쓰레기를 덜 만들자는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아이패드로 다이어리를 써봤는데...

네, 결과는 처참했구요. 저는 아날로그 인간이라 다이어리를 쓰고 싶고, 재생지 다이어리 찾을 수 있는 데까지 찾아봤습니다. 혹시 더 있으면 제보 좀 해주세요.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구요. 흑흑.





team&team  팀앤팀 선善물Water 다이어리

골든카멜/스칼렛레드       식물성가죽 표지 + 재생지 + 콩기름 인쇄

더스트핑크/앤티크민트   식물성가죽 + 재생지보드 표지 + 재생지 +콩기름 인쇄

2021년 / 다이어리 / 22,000원 (해피빈 펀딩)

@팀앤팀

팀앤팀은 분쟁, 재난 지역 혹은 오지와 국경지역의 물부족 문제와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식수 지원과 보건위생 사업을 하는 NGO단체다.

이들은 2016년부터 매년 새로운 아프리카의 사진 혹은 그곳 아이들의 그림이 들어있는 다이어리를 제작했다. 한 권당 20L 가량의 물이 기부된다. 

근래에 들어 굿즈를 제작하고 판매한 기금으로 기부를 하는 형태가 흔해졌는데, 의미와 가치는 이해하나 그것이 전부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일 때, 구입이 망설여지곤 했다. 하지만 팀앤팀은 처음부터 식물성가죽과 재생지를 활용해 다이어리를 만들어 왔고, 올해는 식물성가죽 그리고 식물성가죽+재생지보드 두 가지를 출시했다. 

현재 네이버 해피빈에서 펀딩 중이며, 성수동 더피커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되어 있으니 방문해서 구매 하는 것도 좋다. (기부형식으로 현금만 가능!)




gongjang 공장 하모니 다이어리2021 (L)

라텍스 표지 + 재생지 + 콩기름 인쇄

2021년 / 다이어리 / 18,500원

@공장

두 가지 사이즈로 나오는 공장gongjang의 2021년 하모니 다이어리.

공장은 만년 다이어리, 1/2 다이어리, 플래너 등 다양한 상품군을 두고 있는데, 각각 재생지를 사용한 것도, 아닌 것도 있다. 상품페이지를 잘 확인하는 것이 포인트.

다이어리는  M, L 사이즈 두가지로 나오는데 L 사이즈는 150*215로 A4용지를 반으로 접은 크기와 거의 비슷하다. 들고다니기에도, 일기를 적기에도 적당한 사이즈다. 동시에 종이를 재단할 때 버리는 쪼가리가 최대한 남지 않는 사이즈라고-

책이나 노트를 만들 때 큰 종이 온장을 두고 원하는 사이즈에 맞게 재단한다. 내가 본 바로는 1mm라도 애매하면 나머지는 댕강 잘려나가더라. (물론 종이는 온장 값 다 받는다.) 뭐, 잘려나간 종이들은 다른 곳에 쓰였을지도 모른다. 너무 간편하고 쉬운 처사에 적지 않게 놀랐던 터라, 사이즈를 고려한 종이 물건은 다 고맙다.





지구나무 재생지 월간/주간/일간 플래너 v.2

100% 재생지 + 콩기름 인쇄

만년 / 플래너 / 월간 8,500원 / 주간 6,000원 / 일간 4,000원

@지구나무

재생지 천국같은 지구나무. 이 아이는 티끌 가득한 100% 재생지이며, 한 해가 지났다고 버려질 일 없는 만년 플래너.

지구나무는 달력을 제외하면 모든 다이어리와 플래너는 만년이다.

개인적으로는 만년다이어리의 날짜를 채우다 삐끗하면 고통받는 집착성 인간이라, 만년다이어리를 선호하진 않지만 이 플래너는 책등 마감 없는 제본이라 페이지마다 절취하기 좋아 회사에서 스케줄을 죽죽 그어 붙혀놓고 사용하기에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월, 주, 일간 플래너로 따로따로 있어 좋다. 보통 다이어리 한 권에 있는 년, 월, 주, 일 구성을 모두 쓰지 못하고 끝난다. 어떻게보면 노트 한 권을 다 쓰지 않고 버리는 것. 주로 쓰는 다이어리 구성을 골라 꽉 채워 사용해보자. 다이어리를 몇 해 써보면 알게된다. 나는 월간파!





그레이프랩  g.planner 먼슬리 플래너

12가지 재생지+비목재지

만년 / 플래너 / 36,000원

@그레이프랩

짜잔- 뭔가 리미티드 양장본 문학시리즈의 느낌이 나지 않는가. 한 달에 한 권씩 꺼내쓰면 일 년짜리 완성작을 마감하는 작가가 될 듯한 그레이프랩의 먼슬리 플래너.

무엇보다 '1월의 종이 : 사탕수수, 대나무, 린터와 고지를 재활용한 비목재지'로 시작해, 풍력을 이용해 제작한 고지 재생지, 테이크 아웃컵을 재활용한 재생지 등 총 12가지의 재생지와 비목재지를 한달마다 만끽할 수 있다. 거기다 필기감이 좋은 종이들로 엄선했다니.

게다가 접착제의 사용을 줄이기위해 '원페이지 접지방식'을 이용했다. 원테이크 필름처럼 플래너를 펼치면 촤르륵 한달의 기록이 한 눈에 다 보인다는 것! 데일리를 쓰다보면 주, 월 단위로 이어지는 흐름이 안보여서 답답할때가 있는데, 접지방식이라니 꾀나 흥미롭다.



작가의 이전글 발목시려워, 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