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작가였지만, 오늘은 완벽한 홍보팀장으로

by 퇴근후작가
KakaoTalk_20251216_135318724.jpg 중앙광고대상의 수상작과 트로피


우리 대학 광고가 중앙일보 OOH Creative 부문 광고대상을 받았다.

정확하게는 내가 기획한 광고가 올해의 광고대상을 받은 것이다.


오늘 오전에 시내의 한 호텔에서 시상식이 있었다.

시상은 기관명으로 받기에 나는 수상자 대표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옷장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고민 끝에 셔츠 깃을 세우고, 가장 좋은 풀 정장 세트를 갖춰 입었다.

누군가는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 오늘의 옷차림은 정말 중요한 의식이었다.


우리 대학은 규모가 작다. 당연히 광고 예산도 넉넉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행사를 만나 치열하게 고민했고,

수없이 합을 맞추며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적은 예산이라는 한계를 핑계 삼지 않고 만들어낸

오로지 기획과 크리에이티브로 인정받은 결과물이었다.


비록 단상에 올라 꽃다발을 받는 사람은 내가 아니었지만

이 결과는 나의 기획으로 이루어낸 성과였다.

그 성과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오늘의 정장은 행사에 대한 예의이자,

치열했던 내 지난 시간과 노력에 대한 스스로의 존중이었다.


최근 나는 홍보팀장보다는 작가로서의 삶과 그림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오늘 시상식장에서 나는 온전한 '홍보인'이었다.


어려움 속에서 피워낸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

아주 오랜만에 만난, 짜릿한 본업의 순간이었다.


오늘 나는 이 성과를 통해 다시 한번 자부심과 에너지를 얻었다.

이제 나는 이 단단함을 가지고 다시 붓 앞에 설 것이다.

홍보팀장으로서의 성취가 작가로서의 나에게도 좋은 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다시 나의 캔버스 앞에서, 오늘처럼 당당하고 치열하게.

본업에서 얻은 에너지로 언젠가 본캐가 될 작가라는 부캐도 멋지게 키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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