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 20호 두 번째 작품이다.
스노우볼을 주제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배경패턴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았었다.
스노우볼을 흔들면 기분 좋아지는 그런 찰나의 순간들도 표현해보고 싶었고
유리 안 쪽 세상과 바깥쪽 세상의 간극도 한번 그려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과
직접 손으로 그려내는 것은 정말 다른 일.
지금 작업들은 배경패턴을 활용해 그림을 완성하고 있는데
배경 패턴의 채도와 명도에 따라서 그림의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지는 게 재미있기만 하다.
이번 그림에도 샤넬 팔찌, 샤넬 로고 등을 오브제로 활용해 그려 넣었다.
또한 흑백의 대비로 우아한 느낌이 드는 일명 "샤넬장미(이런 장미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를 넣어서
스노우볼 안의 곰인형이 선물처럼 보이도록 표현해 보았다.
퇴근해서 그림을 그리는 일요화가이기에 시간이 항상 부족하지만
부족한 시간이기에 더 집중하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나의 일상을 정돈해나가는 이 과정이,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또 한장 한장 완성해나갈 수록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40대 중반인 지금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예전에는 나이들어가는 내 모습이 두렵기만 했었는데
지금은 나의 50대가 기대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