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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근후작가 Mar 13. 2024

나의 두 선생님


내게는 두 분의 그림 선생님이 있다. 화실의 원장님과 강사 선생님이다.  


원장님은 나와의 인연이 햇수로 30년째 되는 분으로, 내가 열일곱 살 고1이던 시절 노량집 입시미술 학원에서 처음 소묘를 가르쳐주셨던 분이다. 당시 원장님은 늦깎이 대학생으로, 미술학원에서 처음 강사일을 시작한 초보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현재 유명한 서양화가로 활동을 하며 화실을 운영하고 계신데, 정말 신기한 인연으로 재작년부터 내가 선생님 화실을 다니게 되면서 30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브런치에 자세히 올라가 있다. 


https://brunch.co.kr/@smilepeach/28


강사선생님은 화실에서 소묘, 유화를 지도하는 분이다. 

최근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굉장히 유니크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데 20대지만 그림 작업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어 유화를 그리는 화실 회원들에게 굉장히 인기가 높다. 


두 분은 요새 나의 인생과 그림 작업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장님은 경상도 사나이지만 전형적인 '츤데레' 성품을 가지고 계신지라  앞에서는 굉장히 무뚝뚝하고 관심 없는 척하시지만 만나지 못할 때도 내 그림 진행과정을 살펴봐주시고 큰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다. 

또한 선생님한테는 40대인 내가 여전히 열일곱 살 고등학생으로 보이시는지 뭔가 개인적인 고민들이 생길 때면 애정을 담은 조언도 아끼지 않고 해 주신다. MBTI가 잇프제(ISFJ)인지라 소심하고, 걱정 많고, 예민한 태생인 내가 멘털을 단단히 잡고 버틸 수 있도록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다. 


강사선생님은 약간의 쌈마이 정신이 탑재된 복합성 MZ세대이다. 늘 시간에 쫓기며 그림 작업에 전전긍긍하는 내게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작업에 대한 디테일한 부분을 함께 고민해 주신다.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 넘사벽이 된 원장님께는 감히 물어보지 못하는 초급적인 질문들에도, 인스타그램에서 본 다른 작가들의 다양한 작업방식에 대해서도 선생님께는 편하게 물어보며 유화에 대해 한층 더 깊게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유화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장 한 장 그림을 완성해 나갈 때마다 작품의 완성도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나의 작업에 이 두 분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어떻게 이렇게 적절한 타이밍에 각기 다른 성향의 두 분의 선생님이 이렇게 도와주실 수 있는지. 


그래서 마음이 더 조급한지도 모르겠다.

두 분의 애정 어린 응원과 지지 속에서 작업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뭔가를 이루어내야겠다는 욕심이 자꾸 들어서.


다른 건 모르겠지만, 난 인복 하나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좀 더 열심히 해서, 내가 좀 더 성장해서

언젠가는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선생님들과 같은 존재가 되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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