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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근후작가 Jul 22. 2024

가슴이 콩닥콩닥

오랜만에 안국동 갤러리에 들렸다. 


지난 4월에 계약을 하러 들렀을 때 D-386일 정도 남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새 3~4달이 지나 이제 D-302 남았다.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간다.


안국역에서 내려 한 블록 걸은 후, 

코너를 돌아 마주한 갤러리 전경은 내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다.

이렇게 가슴이 뛰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갤러리는 처음 봤을 때처럼 단정한 모습 그대로였다.  


지금 갤러리에서는 금속공예 전시회가 진행 중이었다.

상주 중이던 작가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시장을 둘러보는데

신기하게도 처음 봤을 때와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때는 전시 공간이 굉장히 커 보여 

이곳을 어떻게 채우나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완성된 작품들이 있어서 그런지 

공간이 좀 더 구체적으로 인식되는 느낌이다.


작가노트는 어느 공간에 얼마만큼 정리해서 넣어야 할지  

10호 미만 작품들은 어디에 배치하고 

50호 이상 작품들은 어느 쪽에 두어야 할지 

어느새 내 머릿속은 정신없이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었다.


나의 사부님은 

'개인전 한번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거라' 하셨지만

나에게 첫 개인전은 의미가 크다.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일종의 선포식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인지 

한 작품 한 작품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나의 정체성도 조금씩 정리되는 느낌이다.


여러모로 이번 여름은 조금 힘이 든다.


여러 변화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림이 나를 단단히 붙잡아 주기에

이 시간들도 잘 버텨 봐야지  


오늘 퇴근 후 작업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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