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노클럽"이라는 말이 존재할 정도로, 한국인들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아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필자는 한류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부풀려진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인기가 있더라도 그저 아시아에 그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만나고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외국인들에게 정말 좋은 첫인상이 된다는 것을.
Episode 1) "Thai people like korean very much. May I take photo with you?"
(태국 사람들은 한국인들 엄청 좋아해. 나랑 같이 사진 찍어줄 수 있어?)
태국 친구와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자마자, 태국 친구는 나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태국인 친구는 나와 사진을 찍은 것이다. 사진을 찍은 뒤, 한국인과 친구가 된 것을 자랑하고 싶다며, 그 사진을 자신의 친구들과 공유하겠다고 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자신의 친구들 중 많은 친구들이 k-pop의 열성적인 팬이며,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경우도 많다고 이야기해줬다.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넷플릭스 해외ver)
Episode 2)"Do you know 'Crash Landing on You'?"
(너 "사랑의 불시착" 알아?)
중국인 친구는 나의 국적을 듣자마자, 자기는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며 배우 이민호를 좋아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한, K-drama를 좋아한다며, 사랑의 불시착(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을 아냐고 물어봤다. 나도 안 보는 한국 드라마를 중국인 친구가 본다고 하니 신기했다. 그리고 K-drama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놀랐다. 나는 지금껏 K-pop만 들어봤는데 K-drama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보면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나 보다.
나중에 홍콩인 친구도 나에게 한국 드라마 중에 사랑의 불시착을 본다고 나에게 이야기해준 것을 보면, 중화권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있나 보다.
Episode 3)"I love BTS"
(방탄소년단 엄청 좋아해!)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단순히 팬들이 음악을 소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뉴스에 나오는 것 처럼 방탄소년단은 정말 해외에서 인기가 있나보다. 홍콩 친구 중에 사랑의 불시착을 보는 친구도 있었지만, 방탄소년단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다. 홍콩에서 왔다고 해서, 내가 홍콩에 간 적이 있다고 하니 그 친구는 서울에 4번 방문했다고 한다. 같은 나라를, 심지어 같은 도시를 여러 번 방문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녀가 서울에 4번 방문한 이유 중 큰 부분은 방탄소년단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엄청난 팬이었고, 지민과 정국이 잘생겼다며 웃음을 띠었다. 방탄소년단의 팬이다 보니 한국어도 함께 배워 가끔 나에게 한국어로 말을 하기도 하고, "카카오", "라이언"을 알고있어 나를 놀라게 했다.
Episode 4) "Before I came here as an exchange student, my hobbies were judo and taekwondo"
(교환학생 오기 전에, 내 취미는 유도랑 태권도였어.)
알아보니 태권도 유럽 챔피언십 대회도 존재.
이제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와보자. 슬로베니아에서 온 친구와 취미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교환학생 오기 전의 취미가 유도와 태권도라고 이야기해줬다. 태권도를 배운 것도 신기했지만, 태권도를 통해 "하나 둘 셋", "일이삼"도 배웠다고 했다. "안녕"도 모르는 친구가, 한국에서는 1이 하나와 일로 나뉘어서 헷갈린다고 말해줬다. 태권도도 우리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임을 새삼 깨달았다.
Episode 5) "I have all kinds of albums released by 2NE1."
(나 2NE1 앨범 다 가지고 있어!)
2NE1 전앨범 (이 사진도 인도네시아 사이트에서 가져왔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친구가 빅뱅을 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몬스타 엑스를 좋아한다고 했고 2NE1을 아주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2NE1을 좋아해서, 해외로 놀러 갔을 때 중심가에서 모든 2NE1의 앨범을 파는 것을 보고, 같은 앨범이어도 다른 디자인일 경우 하나씩 다 구매하여 모든 앨범을 샀다고 했다. 해체에 대해 언급하니, 내 마음속에 아직 남아있다는 명언도 함께해줬다. 사실 오스트리아 친구가 정말 많은 그룹들을 이야기해줘서, 나보다 K-pop을 더 잘 안다고 느꼈다.
Episode 6) "(손하트를 보여주며) I'm a big fan of K-pop"
우리나라만 하는 "손하트"
Episode 5는 트램에서 나눴던 이야기였다. 트램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옆에 계시던 백인 여자분이 "Are you from Asia? Korean?"이라고 물었다. 핀란드인들은 small talk을 좋아하는 조용하고 무뚝뚝한 소극적 개인주의자들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가 너무 시끄러웠나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혹시 인종차별인가 싶어서 몸이 얼었다.
함께 있던 한국인 친구가 우리가 한국인임을 이야기했고, 백인 여자분은 기다렸다는듯이 손하트를 보여주며 K-pop을 좋아한다고 말해줬다. 그녀는 우리에게 정말 다양한 한국 가수들을 말해줬고, 트와이스의 really really와 fancy를 들으며 아침에 일어난다고 했다.
아무리 관심이 많아도, 그 나라 사람을 만났다는 이유로 대중교통에서 먼저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누는 건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k-pop에 대한 애정이 강한 거겠지. 우리가 트램의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분은 k-pop에 대해 끊임없이 말했고 말하는 내내 너무 행복해 보였다.
Episode 7) 헬싱키 기차에서 마주한 "2018 평창올림픽" 가방
사람이 몰리는 Rush hour에 기차를 탄 적이 있다. 핀란드인들은 2인석 좌석에 1명이 앉아있으면 자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할 정도로 개인 공간을 중요시하는데, Rush hour에는 자리가 모두 차는 편이다. 그래서 내 앞자리에 남성분이 앉았는데, 다리가 부딪힐까 걱정이 돼서 무릎을 쳐다봤다. (헬싱키 기차는 우리나라 기차의 4인석을 생각하면 편하다. 마주 보고 앉는 구조이다) 그러다가 가방을 쳐다봤고, 익숙한 평창올림픽 로고를 보았다. 배지도 있는 것을 보니, 평창올림픽에 직접 참여한 분이었을 것이다.
핀란드에 온 지 약 2주가 되었을 때, 정리해본 "한국"에 대한 경험이다. Youtube의 발달로 k-pop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었고, 그것이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k-pop 뿐 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 태권도, 올림픽 등도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기억되는 수단이 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게 되니,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절로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