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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썬 Feb 09. 2020

핀란드 대학에는 나이가 없다. (핀란드 교육)

핀란드 교환학생-6 / 나이가 뭣이 중헌디

"대학에 유모차를 끌고 와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핀란드에 오기 전, 핀란드의 교육은 나이에 상관없이, 직업에 관계없이 정말 평등하다고 들었다.


직장인들도 대학교육에 자유로운 핀란드 (사진 출처 :  HAMK)



나의 파견교에는 직장인들을 배려한 저녁 수업이 있다. 교육에서의 평등을 직접 경험하고자, 저녁 수업을 1개 듣게 되었는데 오늘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첫 수업에 가자마자 교수님이 나의 이름을 묻고 팀이름을 알려주셨다. 이미 정해진 팀에는 나를 포함하여 구성원이 4명이었는데, 나 빼고는 모두 직장인이었다. 1명은 공항에서 일하는 20대 후반의 남자분이었다. 아마 한국에서 20대 후반의 직장인이, 직업이 대학생인 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들으며 대학을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이 유난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머지 2명의 구성원은, 그보다 나이가 많은, 4,50대로 추정되는 여자 2분이었다. 우리나라는 "나이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나이가 사람을 대하는 필수요건이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아 나이를 직접 묻진 않았다.


내가 이 얘기를 한국인 친구들에게 하니, 친구들이 나보고 불편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팀원들의 나이가 많아서 더 안정감 있게 느꼈고, 경영 전략 수업이라 그들은 이미 경험해봤기에 내가 그들에게 배울 것이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이 수업에 임하는 태도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그들은 스스로를 특이하다고 느끼지 않고, 그저 배워야 하는 학생으로 인지하여, 교수님을 불러 모르는 부분을 하나하나 질문하는 모습이 경이롭기도,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직장인이 대학을 다니는 경우는 사이버대학이나, MBA(경영전문대학원) 정도인 거 같은데, 직업이 학생인 대학생들과 섞여 수업을 듣는 직장인들을 보니 새삼 나이와 직업이 교육에 장애물이 될 수 없음을 느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도 직업이 대학생인 학생들보다 더 많아 보였다. 아마 자신의 필드에서 배움에 절실함을 느껴서, 나이가 20대 초반인 대학생들에 비해 동기부여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팀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해서 팀 미팅을 진행하고 팀원들끼리 소통할 때에도, 다들 핀란드어라는 모국어를 써도 되지만, 대화 상대가 내가 아니더라도 나를 위해 최대한 영어로 소통하려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교환학생과 팀 프로젝트를 할 때, 다른 한국인 팀원과 주로 한국어로 소통했던 것 같아서 반성하게 되었다.


사실 이 수업에서 하나 더 놀라웠던 것은, 수업에 오지 않았던 팀원 한 명이 핀란드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일을 하고 있어, 온라인으로만 만날 수 있는 것이었다. 언빌리버블 핀란드 대학교육.



한줄 요약 : 핀란드의 교육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적절한 나이" 따위는 없다.

          아니, 모든 교육에는 나이가 장애물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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