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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31. 2018

제이팝 신보 소개(8월 첫째주)

SPYAIR, go!go!vanillas, 사토 치아키 등

간만에 업로드하는 듯한 제이팝 신보 소개입니다!


(Single) 스파이에어(SPYAIR) 'I wanna be'

점점 중진에서 정상권으로 조금씩 발돋움하고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싱글이다. 단단해진 연주와 보컬, 대중적인 포인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송라이팅 등 이전과는 스케일감 자체가 다르게 다가온다. 솔직히 작품보다는 열심히 하는 모습에 더 매력을 느꼈던 것도 사실인데, 이젠 음악적으로도 점점 손색없는 밴드로 거듭나고 있는 것 같아 오랫동안 지켜봤던 대중으로서 괜시리 기분이 좋다. 이 작품을 들은 이들이라면, 며칠전 발표된 12월에 있을 내한에 대한 기대감이 적어도 배로 증가했을 듯.


(Single) 고!고!바닐라스(go!go!vanillas!)

 'チェンジユアワールド'

개인적으로 이 팀은 지구력이 굉장히 좋다고 느끼는 팀이다. 펑크(Funk)와 컨트리를 교묘하게 녹여낸 팝 록 스타일로, 작품의 텀이 꽤나 짧음에도 내놓는 것마다 결코 실망시키는 법이 없으니 말이다. 이번에도 와우 페달과 신스 루프의 하모니로 극단의 쾌감을 가져다주는 와중에 'Change your world!'라는 희망적인 구호를 외치는 그들이 여간 멋져보이는 게 아니다. 최근 접한 어떤 싱글보다도 흡인력을 가지고 있으며, 록 페스티벌에서 듣는 이를 미쳐버리게 만들 말 그대로 여름 노래다. 다시 록 페스티벌에 가고 싶어졌다.

(Single) 리리(RIRI) 'Maybe one day'

본토에 가까운 창법과 노래를 통해 차세대 알앤비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리리의 새 싱글. 키보드로 단촐하게 시작해 리듬과 보컬로 절정을 만들어가는 구성이 듣는 이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며, 보이스 소스를 이용한 후렴구의 재치 역시 인상적이다. 다만 영미권에서 발표되었거나 최근 발표되고 있는 트로피컬 하우스, EDM 팝 등에 견주어 봤을 때 리리만이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 그것과 별개로 보면 보컬역량이나 트랙 메이킹 등에서 특별히 모난 점을 찾기가 힘든 좋은 트랙이다.  

(EP) 사토 치아키(佐藤 千亜紀)

< SickSickSickSick >

4인조 밴드 키노코테이코쿠(きのこ帝国)의 프론트우먼인 사토 치아키의 첫 솔로 EP. 메타파이브(METAFIVE)로 활약했던 테크노 뮤지션 스나하라 요시노리(砂原 良徳)와의 공동프로덕션을 통해 록적인 색채를 줄이는 대신 밀도 있는 전자음악의 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

어둡고 침전된 무드는 밴드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것을 보다 리드미컬하고 경쾌하게 풀어나간 것이 팀과의 차별점. 신스 루프의 흡인력이 인상적인 'Sicksicksicksick', 업템포 비트로 하여금 댄스 플로어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듯한 'Signal' 등 밴드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관 또한 확연히 반영되어 있는 수작이다.


(EP) 오이시쿠루메론빵(おいしくるメロンパン)

< hameln >

카나분과 앤디모리가 적절하게 섞인 느낌이라고 할까. 리듬은 신나지만 어딘가 가라앉아 있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엔 굉장히 타이트하다. 가사도 대놓고 직설적이기보단 조금 돌려말하는 것 같고, 그 돌려말하는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별 의미가 없는 느낌. 록킹온이 주최하는 아마추어 아티스트 경연인 < RO69JACK 2016 for ROCK IN JAPAN FESTIVAL >의 우승팀인만큼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받은 셈이다. 연주와 노래의 짜임새는 신인답지 않게 훌륭하나, 대중성에 앞서 특유의 감성이 나서는 듯한 인상은 아직 앞으로의 지향점을 정확히 찾지 못한것처럼 보이기도. 향후 2~3년 동안의 담금질 후에 어떻게 성장해 있을지가 기대된다.


(ALBUM) 아오야마 테루마(青山 テルマ)

< HIGHSCHOOL GAL >


'そばにいるね'를 떠올리면서 플레이했다면, 철지난 파라파라 사운드로 점철된 첫 트랙부터 강하게 뒷통수를 맞을 터. 그의 여덟번째 오리지널 작품은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장식했던 음악들을 테마로 다채롭게 꾸며져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힙합 사운드를 재해석한 'poppin''이나 'マダバカ', 특히 솔자 보이 스타일의 편곡에 주먹밥 찬양을 외치는 'ONIGIRI'까지. 듣다 보면 뭔가 장난을 진지하게 치고 있는 느낌이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 좀처럼 포즈 버튼을 누를 수 없도록 만든다. 아레나 지향의 공간감을 가진 슬로우 트랙 'sweet sweet days', PBR&B를 표방하는 'talk s2 me', 레게 스타일의 'ベストフレンド' 등 보컬 역량이 십분 발휘된 곡들도 곳곳에 배치돼 밸런스를 맞추고 있어 일정 선은 넘지 않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예상 외로 재미있게 들은 회심의 작품.


(ALBUM) 아날로그피쉬(Analogfish) < Still Life >

사실 아무 정보없이 들었을땐 요즘 유행하는 로우파이 질감의 신예 인디록 밴드 중 한팀인줄 알았는데, 결성한지 20년, 메이저 데뷔 15년 경력의 엄청난 베테랑들이었다. 이 말인 즉슨, 예전부터 최근의 cero나 king gnu 등이 하는 음악들을 하는 밴드들은 꾸준히 존재해왔고, 그것이 이제 빛을 볼수 있는 시대로 돌입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듯. 앨범 수록곡들은 여느 인디록 밴드들 사이에 있어도 눈에 띄일 만큼의 프레시함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들의 색깔을 표방하면서도 대중성 또한 놓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관록이 주는 힘을 느낄 수 있다. 넘치지 않는 여유로운 기타연주와 함께 다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훅을 장착한 'Dig me', 곡 전체에 부여한 공간감이 인상적인 '静物 / Still Life' 등 놀랍도록 동시대적인 감각을 탑재하고 있는 밴드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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