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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ug 20. 2018

제이팝 신보 소개(8월 넷째주)

퍼퓸, 모모이로클로버Z, 아이묭 등

뭔가 오랜만인것 같은 제이팝 신보 소개!

여름이 끝나는 것이 아쉬워 청명한 록 사운드 위주로 리스트를 짜봤습니다.

요즘 프듀 때문인지 심심치 않게 코멘트 요청이 오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기사를 읽어봐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검색은... 뭐 제 이름으로 스스로들...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Single) 모모이로클로버Z(ももいろクローバーZ) 'Re:Story'


초록이를 맡고 있던 아리야스 모모카의 졸업 이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그룹의 본격적인 제 2막을 알리는 듯한 곡. 물론 이 곡 전에 4인체제로 선보였던 '笑ー笑〜シャオイーシャオ!~'가 있었지만, 보다 차분해진 곡조 및 새출발을 알리는 듯한 'Re:Story'라는 타이틀이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미디엄 템포의 곡조로, 쉬운 선율이 주를 이루나 생각보다 많은 악기가 강하게 들어가고 있어 라이브에서도 반응이 좋을 것 같은 노래. 다만 후렴에 깔리는 배킹 기타의 볼륨이 조금 작았으면 보다 이들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Single) 아이묭(あいみょん) 'マリーゴールド'

정말 일본은 싱어송라이터의 천국이구나 싶다. 최근 나온 신인들을 보면 여지없이 본인들이 곡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2016년 워너뮤직과 메이저 계약을 맺은 후 올해 들어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 그도 여지 없는 싱어송라이터. 허스키한 음색으로 조금씩 화제를 모으고 있는 와중에 나온 5번째 싱글은, 무리없이 그리고 담담하게 자신의 행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어 누구나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을만한 노래다. 확 끌어당기는 부분은 없지만 일정한 텐션을 조금씩 쌓아가 절정을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 이라면, 더욱 이 가수의 잠재력이 궁금해질 것이다. 고로 수많은 싱어송라이터 속에서 아이묭이 주목 받고 있다는 것, 그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Single) 안도 유코(安藤 裕子) 'これでいいんだよ'


이시하라 사토미가 출현한 도쿄 메트로 CF인 < Find my tokyo > 시리즈,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번 2018년 버전의 삽입곡으로 결정된 것이 바로 재즈감성 충만한 보컬의 소유자 안도 유코의 이 노래. 키보드와 현악, 드럼이 나른하게 풍경을 잠식할 때 그 안에서 강하게 빛나는 사랑하는 이를 향한 연정. 코바야시 타케시가 작/편곡, 프로듀싱을 맡은 만큼 곡 퀄리티는 보장되어 있지만, 코바야시의 작법을 '이기는' 아티스트의 아우라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성질의 것이다. 플뤼겐호른 연주자인 토쿠(TOKU)의 연주 또한 곡을 고급지게 마감질하는 역할로 분하며 보컬리스트와 대등하게 위치하고 있다. 아무리 바쁘다고 한 들, 이 곡 하나만큼은 꼭 챙기시기를. 


뮤비가 따로 없어 CM으로 대체합니다ㅠㅠ


(Single) 료쿠오쇼쿠샤카이(緑黄色社会) 'リトルシンガー'


그냥 녹황색사회라고 읽어버리고 싶은 밴드의 신곡은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팝록으로 자리하고 있다. 정말 피톤치드를 단번에 마셔버리는 듯한 느낌이랄까. 좋은 선율을 가장 핵심에 둔 채 퍼져나가는 배음이 잘된 역동적이고도 청량한 악기 소리들에 머리가 일순간 맑아진다. '나는 나를 위해서 노래해'라는, 바람직한 이기심을 보여주는 가사 역시 괜시리 마음에 남기도. 최근 접한 아티스트들을 통틀어봐도 대중성에 있어서 이정도로 발군의 역량을 보여주는 팀이 있었나 싶다. 올해의 픽으로 꼽고 싶은 밴드의 의욕적인 행보를 상징하는 곡이다. 



(Single) 요루노혼키댄스(夜の本気ダンス) 'Magical Feelin''


얼핏 보면 수많은 댄스록 밴드 중에 한 팀으로 보이겠지만, 자세히 보면 비주얼이나 음악, 퍼포먼스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살뜰히 챙기고 있는 이들이 바로 이 4인조 밴드다. 라이브에서 각광받는 이들인만큼 이번 노래 역시 페스티벌을 노린 듯한 돌직구 한방에 비견할만 하다. 16비트의 하이햇과 함께 리버브를 준 기타리프가 뜨거운 여름을 달구고, 이 와중에 물 한 바가지를 뿌리는 듯한 시원한 후렴구는 그야말로 'Magical Feelin'! 무엇보다 이번엔 음원의 완성도에 보다 신경을 쓴 듯한 단단한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어 단순한 라이브형 밴드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싱글이기도. 



(Single) 버드 베어 헤어 앤 피쉬(Bird Bear Hair and Fish) 'ライカ'


밴드명을 뭐 이렇게 어렵게 지었는지 모르겠다. 이들의 전신은 다름 아닌 홋카이도 출신 밴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밴드에 재적해있던 멤버 세명과 서포트 기타리스트였던 다이키가 합세해 4인조로 재편된 후 개명한 팀이 바로 이 버드 베어 헤어 앤 피쉬 되시겠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활동 후반기에 보여주었던 일렉트로니카의 색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마치 데뷔 초창기를 떠올리게 하는 기타 록으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더 취향이라 예전의 향수도 나고 괜찮게 듣고 있는 중. 8월에 나올 앨범은 어떤 스타일일지, 갑자기 급변한 스타일 탓에 더 궁금해져버렸다. 



(Single) 헬싱키 람바다 클럽(Helsinki Lambda Club) 'Jokebox'


결성 5주년을 넘긴 인디신의 숨은 강자, 헬싱키 람바다 클럽의 신곡. 적당히 아날로그스러운 고유의 작풍은 예전의 부흥했던 개러지 록 리바이벌로부터 이어져 온 메아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의미를 알듯말듯한 중의적인 가사들은 최근 주목받는 팀들과 유사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등, 과거와 현재의 중간점에서 정체성 짙은 노이즈를 자아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곡을 들어보면 훅을 만드는 센스나 공간감을 자아내는 사운드메이킹에도 일가견이 있어, 조만간 좀 더 많은 곳에서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적인 느낌.



(Album) 퍼퓸(Perfume) < Future Pop >


이 앨범을 듣고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전작에 비해 파퓰러해진 스타일에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의 아우성치는 모습이. 하드한 사운드를 원했던 이들에게는 택도 먹히지 않을 팝스러움으로 장식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러면 선택지는 이 앨범에 억지로라도 적응을 하느냐, 아니면 그냥 속편하게 < Level 3 >나 < Cosmic Explorer >, 그것도 아니면 < Game >을 클릭해 듣느냐. 로 나눠질 수 밖에.


개인적으로는 < Game > 이후 < JPN >을 들었을 때의 기시감이 느껴진다. 퓨쳐 베이스를 도입한 'Future pop'과 'If you wanna', 트로피컬 하우스가 전면에 도입된 'Everyday', 오리엔탈 음계와 함께 빨려드는 듯한 공간감을 제공하는 'Fusion', 체인스모커류의 사운드를 도입한 '無限未来' 등을 제외한 나머지 러닝타임이 보컬을 중심으로 한 팝송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일 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다 캐쥬얼해져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지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 장르적인 재미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콘셉트 또한 조금은 중구난방인 데다가 트렌드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퍼퓸 혹은 나카타 야스타카만의 캐릭터가 옅어지는 등 작품성 측면에서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다르게 보면 신규 팬을 유입시키기에는 더 없이 좋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지금 < JPN >도 발매 당시에는 겁나게 까였던 걸 돌이켜 보면, 이번 작품도 장기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을 공산이 큰, 퍼퓸만의 파퓰러함을 다시 한번 꺼내든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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