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Oct 15. 2018

제이팝 신보 소개(10월 셋째주)

수퍼플라이, 세카이노오와리, 요기뉴웨이브스, 포리미 등

벌써 신보소개를 써온지도 1년이 다되가네요.

나름의 뿌듯함과 동시에 콘텐츠에 대한 한계점도 명확해지고 있는 지금입니다.

슬슬 올해의 앨범도 뽑아야 되고!

과연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Single) 수퍼플라이(Superfly) 'Gifts'

개성을 보다 중시하는 제이팝신이라 그런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만한 가창력 좋은 가수를 꼽기란 좀처럼 어려운데, 그래도 수퍼플라이의 오치 시호 정도면 자신 있게 소개할만하지 않나 싶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훌쩍 넘김과 동시에 더욱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듯한 이 솔로 싱어의 신곡은, 우리 삶에는 각자의 의미가 있으니 당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내가 응원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희망찬 곡이다. 현악과 관악이 모두 동원된 리얼세션을 등에 업은 시원시원한 보이스컬러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구 내뿜는 듯 하다. 이 곡을 듣다보니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가요신에서 이렇게 응원해주고 등을 밀어주는 가사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는 느김이 드는데, 이처럼 특정 타깃이 아닌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향하는 곡들이 보다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래제목이 너무 잘 어울리는, 사람들에게 있어 '서프라이즈 선물' 같은 싱글.



(Single)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イルミネーション'

벌써 < Tree >(2015)가 나온지도 3년하고도 반. 앨범 한 번 오지게 안내는 세카오와의 디지털 싱글이다. 사실 지금까지 공개된 신곡들만 모아도 앨범 하나 분량 나올 것 같긴 한데... 여튼 캐롤스러운 인트로가 겨울이 왔음을 듣는 이에게 알려주는 곡이다. 섬세하게 만져진 퍼커션과 현악 세션을 필두로, 여러 색깔을 소재로 삼아 삶의 고난을 위로해 주는 가사까지. 참으로 그들스럽다. 실험적인 측면과 대중적인 측면을 오가면서도 꾸준히 좋은 결과물을 발표하는 이들의 꾸준함으로 하여금 한차례 피크를 찍고 안정기에 접어든 밴드의 전망을 밝게 하는 시즌송이다.


(Single) 요기 뉴 웨이브스(Yogee New Waves) 'Summer of love'


도입부의 희망찬 기타 프레이즈가 왠지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리버브가 옅게 깔린 공간감 있는 사운드 사이로, 현실과 공상을 오가는 듯한 신비스러운 가사가 스며들며 여름의 잔상을 짙게 남기고 있다. 보컬의 볼륨을 줄여 가창과 반주가 하나의 곡으로 어우러지도록 의도해서 그런지, 어떤 선율이나 가사보다는 이 곡의 주는 정서가 보다 짙게 남는다. 가만히 바닷가에 서서 노을을 바라보는, 그렇게 인생은 흘러흘러가고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같달까. 그래, 올해 여름도 참 아름다웠다. 다시 오지 않을 그 여름.  


(Album) 포 리미티드 사자비스(04 Limited Sazabys) < Soil >

펑크 사운드의 시원스러움과 하이노트의 상쾌함이 공존하는 통칭 '포리미'의 세번째 정규작. 앨범 전체가 하나의 곡인것 마냥 유기적으로 이어졌던 전작 < eureka >와는 달리, 중간중간 다른 분위기의 곡들이 삽입되어 있는 등 이전과는 다른 접근법으로 승부하고자 한 의도가 다분하다. 전작처럼 인트로의 역할을 겸하는 1분 남짓한 'message'에 이어 16비트로 폭주하는 드러밍과 함께 저 하늘로 향하는 상승곡조의 선율의 'My HERO', 기세를 이어 기타의 솔로 프레이즈가 강조된 'Brain sugar'까지는 여전한 그들의 모습이지만, 둔탁한 리프 공세로 의외의 다크 아우라를 내뿜는 'Utopia'는 나름의 반전. 가을바람처럼 귓가를 스치고 가는 'Password' 뒤로 이어지는 'Alien' 역시 그러한 대비가 두드러지는 배치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변화를 꾀하고, 그것을 작품 속에 잘 녹여냈다는 사실에서 이 11년차 펑크밴드의 저력이 드러난다. 과연 다음은 어떤 방법론으로 펑크라는 작품의 통속성을 불식시킬지. 벌써부터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


(Album) 소나 포켓(Sonar Pocket) < flower >

어느덧 이 팀도 데뷔 10주년, 라디오 프렌들리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착신우타쪽에서는 믿고 듣는 아티스트로 자리하고 있는 그룹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엑자일스럽기도 하고 펑키 몽키 베이비스럽기도 하고 되는대로 여러 음악을 적당히 차용하는 느낌이라 그렇게 마음이 가지 않았던 팀이기도 한데, 오랜만에 앨범을 들으니 이전과는 또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 'Phoenix'와 'やばば’ 같은 초반 트랙들은 최근 경향에 맞춰 전자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랩의 비중도 높아져 언뜻 들으면 '댄스그룹인가?'라고 착각하기 쉽상. 그 다음곡인 '108 ~永遠~'부터 미디엄 템포의 러브송을 주무기로 하는 팀의 본모습이 드러나는데, 앞 곡들과 대비되어서 그런지 이 쪽이 훨씬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좀 더 리듬감이 부각된 'baby baby', 어쿠스틱한 사운드 중심의 'Be alright'이 있는가 하면, 아라시의 'サクラサケ'가 떠오르는 청량한 록튠 '青', 라틴음악을 도입한 '恋運命' 등 어느 한명의 대중도 놓치지 않겠다는 야망을 표출하고 있는 백화점식 구성이 이 앨범의 장점이자 단점. 사실 트랙마다 어떤 노래라던지 어떤 아티스트들이 게속해서 떠올라 이들의 오리지널리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뭐, 이런 식으로 해서 여태껏 잘 팔아왔는데. 그냥 내 취향을 조금 비껴가는 것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제이팝 신보 소개(10월 둘째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