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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04. 2019

[19년 3월 둘째주] 주간 제이팝

세카오와, 백넘버, 케야키자카 46 등



금주의 Pick

(Album)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  < EYE > / < LIP >

곡만 드럽게 쌓아놓고 왜 앨범을 안내나 싶었는데 단박에 두장을 떡 하고 내놓은 세카오와. 절반 정도는 이미 접한 곡이긴 하지만, 트랙의 분위기에 알맞게 이분할을 해놓으니 또 다른 결과물로 재탄생한 느낌이다. 좀 더 어둡고 실험적인 성격이 강한 곡들을 몰아넣은 < EYE >는 곡 전체적인 완성도를 중시한 프로듀싱을 보여주며, 팝적이고 비교적 밝은 노래들을 선별한 < LIP >은 후카세의 보컬과 선율이 보다 돋보이는 앨범으로 자리하고 있다. 첫 인상에 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 후자겠지만, 들을수록 재미가 느껴지는 것은 역시 전자. < ENTERTAINMENT >와 < Tree >가 달랐듯 이 역시 < Tree >의 환상적이면서도 직관적인 분위기와는 또 다른 성격을 띄고 있으나, 훨씬 폭넓어진 재료와 요리법으로 인해 순간순간 다른 맛을 자아내는 것이 그야말로 진수성찬. 한 곡씩을 꼽자면 < EYE >에서는 'すべてが壊れた夜に', < LIP >에서는 'Error'를 추켜세우고 싶다. 자세한 것은 앨범리뷰를 통해 이야기하련다. 일단 요정도까지.


(Single) 백 넘버(Back Number) 'Happy Birthday'

이달 말에 나올 정규앨범은 어떤 모습일까. 그것이 궁금하다면 선행싱글로 공개된 이 작품을 먼저 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기존 곡들과 큰 차이가 있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을 공감하게 만드는 그 보편성과 흡입력만큼은 여전하다. 제목을 왜 저렇게 지었나 봤더니 결국 짝사랑하는 자신에 대한 생일 축하 송(;;;). 진짜 노래 속 주인공을 불쌍하게 만드는 가사는 시미즈 이요리가 1등인 것 같다. 짝사랑을 요렇게도 저렇게도 표현해내는 것이 거의 뭐 일류 셰프 저리 가라 할 지경. 조만간 백 넘버의 찌질한 가사 베스트 5 같은 글을 써보고 싶긴 한데...


그 외 작품들


(Single) 우버월드(UVERworld) 'Touch off'

애니 주제곡으로 사용되었을 것 같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 약속의 네버랜드 >의 오프닝 테마로 기용. 일렉트로니카의 비중을 높임으로서 오래된 경력으로 인한 매너리즘을 지우려 한 의도가 엿보이는 곡인데, 그래도 그 파이팅 넘치는 팀 특유의 분위기는 무사히 유지되고 있다. 다만 후반부에 나레이션 같은 건 너무 무리해서 넣지 않았으면...

https://youtu.be/az9_u-jMuaA

(Single) 케야키자카46(欅坂46) ‘黒い羊’

후렴구의 멜로디 전개가 90년대 제이팝의 향수를 풍기는 그룹의 8번째 싱글. 기본적으로 '너는 너답게 살아가라'라는 메시지가 히트곡 'サイレントマジョリティー'와 일맥상통하고 있으며, 전주의 피아노를 기반으로 듣기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한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다.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퍼포먼스도 이번엔 뭔가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유기적으로 짜여져 있고 억지스러운 동작이 없어 여러모로 균형을 잘 잡은 듯한 느낌. 근데 슬슬 히라테 유리나 외의 센터감도 육성을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닌지?

(Single) 맨 위드 어 미션(Man With A Mission) 'Left Alive'

동명의 게임삽입곡으로 기습발매된 새 싱글. 'Dog Days' + 'Fly Again' + 'Take what you want'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란한 스크래칭과 저음부의 묵직한 기타리프, 댄서블한 리듬 등 그들을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요소들이 한데 담겨 있다. 대신 이것들이 익숙한 요소들이다 보니 기발표된 곡을 듣는 듯한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그래도 언제나 일정 정도의 완성도는 보장하는 팀이기도 하고, 곡 자체는 라이브에서 더욱 힘을 발휘할 텐션을 가지고 있어 큰 결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기타 솔로잉을 이어받아 임팩트 있게 마무리하는 후반부의 카타르시스가 이 곡의 가장 큰 매력.


(Album) 태영보이(Taeyoung Boy) < Howl of Youngtimz >

이름을 언뜻 보고 한국 아티스트인가 싶겠지만 아무 관련은 없다. 2015년 사운드클라우드에 놀 듯이 작업한 랩을 올리던 것이 큰 반향을 일으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 4년의 활동을 거쳐 내놓는 그의 첫번째 풀렝스. 트랩, 레게톤 등을 기반으로 한 간결한 리듬은 '메인스트림 힙합'에 맞닿아 있으며, 랩과 보컬을 오가며 그 반주를 타고 넘는 그의 모습은 허세보다는 자신감에 가깝다. 여러 장르를 교차시켜 의외성을 더한 'HOWL', 잘 짜여진 트랩비트와 함께 펼쳐지는 에이스 쿨(ACE COOL)의 래핑이 경이로운 'TREASON', 선율감 충만한 감각적인 비트 메이킹과 함께 태영보이와 프라이데이 나잇 플랜스의 듀엣이 나른하게 펼쳐지는 'WHITE'까지. 장르만의 특장점을 취함과 동시에 중독성 있는 랩과 보컬, 짜임새 있는 곡 구성을 통해 힙합 혹은 블랙뮤직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가능성 충만한 신예의 인상적인 출사표.

(Album) 히토리에(ヒトリエ) < HOWLS >


'초절기교'라는 말이 너무나도 어울리는 팀. 고속의 연주로 정신없이 몰아치는 록킹온 형 밴드의 최종진화형. 그렇기에 자칫 라이브 밴드라는, 반대로 말해 스튜디오 앨범으로는 볼 것 없다는 오해를 받기 쉬운 그룹. 내가 봐온 히토리에는 대충 이런 팀인데, 이번 작품을 들으니 확실히 리스닝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Sleepwalk'와 같은 곡을 통해 텐션을 낮추며 들려주는 음악에 보다 힘을 쏟으려 했으나 그 매력이 덜한 느낌이고, 'コヨーテエンゴースト'나 '殺風景'와 등 전매특허 트랙은 공식이 반복되어서 그런지 예전만한 자극을 주지 못한다. 그루비함을 강조한 'Idol Junkfeed'나 라이브와 스튜디오 작품간의 균형을 잘 맞춰낸 'ウインドミル' 등은 그래도 긍정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목격할 수 있는 순간. 이쯤이면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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