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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an 12. 2020

[20-01-02] 주간 제이팝

이키모노가카리, 폴카돗스팅레이, Poppin'party, iri 등

은근슬쩍 다시 시작하는 주간 제이팝입니다. 


[Single]

Wacci ‘フレンズ’

지난달 선보인 앨범에 이어 한달여만에 발표한 5인조 팝밴드의 새 싱글. ‘私たち’에서 고안한 팀명만큼이나 대중적인 록 사운드로 어필하는 신곡이다. 키보드를 전면에 내세워 마감질한 파도와 같은 연주와 보컬이 듣는 이를 편안하게 해줄 터. 


쇼난노카제&나카타야스타카(湘南乃風&中田ヤスタカ) ‘一番歌’ 

PS4 소프트 < 용과 같이 7 >의 주제가로서, 두 아티스트의 예상치 못한 콜라보레이션으로 흥미를 자아내나 기대만큼의 큰 시너지가 나지는 않는 모습이다. 리드미컬한 리듬과 가창을 중심으로 하는 쇼난노카제의 스타일에 스케일 큰 일렉트로사운드를 코팅한 셈인데, 정체성보다는 트렌디함에 초점을 맞춰서 그런지 나카타 야스타카 본인의 존재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기획이 시행되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할 듯. 참고로 뮤직비디오는 게임그래픽을 통해 구현.


Half time old ‘みんな自由だ’

통신사 < au >의 CM 송으로 낙점된 노랜데, 들어보면 아마 굉장히 익숙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누구나 알만한 조플린 스콧의 ‘The Entertainer’에서 멜로디를 따왔기 때문. 그럼에도 단순히 그 후광에 기대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작법으로 재미있게 해석을 한 덕분에 팀의 색깔도 잘 살아 있는 느낌. 원곡 저작권이 적지 않았을 텐데, CM송으로 기획된 만큼 통신사의 지원이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Poppin’Party ‘イニシャル’

요새 하도 주위에서 < BanG Dream! > 이야기를 해대는 탓에 애니를 찾아보긴 해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하는데. 어쨌든 이번 곡 역시 이런 계열에서 예상되는 전형적인 흐름과 사운드를 보여주나, < 케이온 >에서 시작해 < 러브 라이브 >를 거친 지금에도 여전한 대중성을 담보하고 있어 팬들을 넘어 록 팬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길수 있을 만한 곡이다. 이 카테고리 안에서 좋은 곡을 꾸준히 뽑아낼수 있는 건 그만큼 뮤지션 풀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성우-애니메이션-음악의 미디어 믹스는 과연 어디까지 진화하련지.


카미사마, 보쿠와키즈이테시맛타(神様、僕は気づいてしまった) ‘名前のない青’

이 곡을 듣고 한번 더 생각한다. 뭔가 ‘CQCQ’가 처음이자 마지막 불꽃이었다는 것처럼 데뷔 당시의 임팩트를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현란한 연주와 타이트한 합주는 여전하나, 확실히 선율 측면에서의 매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것 역시 여전. 다른 자구책이 없이는 올해가 험난할 것 같은 생각이..


Brats ‘エクスキューザー’

2년 새 우리나라를 세번이나 방문한 3인조 걸밴드의 의욕이 넘치는 신곡. 최근 1년 사이 부쩍 스타일이 명화하게 잡혀가는 느낌이다. 사운드 자체가 굉장히 헤비하게 잡혀 있는 것이 우선적으로 눈에 띄며, 그 음압에도 밀리지 않는 쿠로미야 레이의 힘 있는 가창이 잘 맞물려 있다. 고민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히 보이는 하드록 전개의 노래.


Iri ‘24-25’

중성적인 보이스 컬러를 자랑하는 새 시대의 R&B 유망주 이리. 가스펠 스타일의 코러스. 사운드를 풍성하게 만드는 키보드와 혼 세션, 리듬의 역동성을 살린 비트 메이킹 등 어느 하나 나무랄데 없이 ‘좋은 노래’라는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느낌이다. 신에서 주목받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


[Album]

어후 글씨체 좀 어떻게 해봐

이키모노가카리(いきものがかり) < WE DO >

2년간의 활동정지를 거쳐 복귀 후 1년여 만에 발표한 아주 오랜만의 신보. 근데 홍보도 잘 안되는 것 같고 반응도 영… 나조차도 앨범이 나왔다는 걸 일주일이 넘어서 알 정도였으니.. 음악 자체는 완연히 어덜트 컨템포러리를 지향하는 결과물이 되어 있는데, 필리 소울을 적극 활용한 ‘STARLIGHT JOURNEY’, 크레딧에 처음으로 공동명의를 내건 3/4박자 왈츠리듬의 ‘太陽’ 정도가 인상적. 만약 < 정석 팝 작법 > 이라는 책이 있다면 거기에 실릴 만한 정직한 곡들이 대부분인 건 사실이라 살짝 재미가 없어진 느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예전에 ‘夏空グラフィティ’ 시절만 해도 나름 청춘을 노래하는 젊은 밴드 느낌이었는데 ㅠ 세월탓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완연히 ‘어덜트 컨템포러리 팝 밴드’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보편성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아냈다는 것이 이 작품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 있을 듯.


폴카돗스팅레이(ポルカドットスティングレイ) < 新世紀 >

결성 5주년을 기념하는 4곡들이 EP. 본인들의 지향성은 그대로 둔 채 조금씩 방향을 트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할까. 펑키(Funky)한 느낌의 리프를 메인으로 우치코미와 랩을 도입한 ‘SQUEEZE’, 특유의 테크니컬한 합주가 넘실넘실대는 ‘sp813’, 스피디한 스트로킹의 ‘女神’ 등 팬들이 낯설어하지 않을 수준에서 조금씩 변화를 준 작품. 근데 이쪽도 초반에 단기 임팩트 이상의 뭔가는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살짝 걱정이…


사이버(CY8ER) < 東京 >

일렉트로니카로 꾸민 일종의 테마파크 같다고 할까. 멤버인 이치고 리나하무를 주축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의 신보는 총 8팀의 다채로운 아티스트를 맞아 각기 다른 파장을 발하는 전자음악 모음집으로 완성되어 있다. 보컬에서 크게 기대할 것은 없지만, 트랙마다 굉장히 상이하면서도 밀도 있는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다. 첫 인상은 흔해빠진 퍼퓸 류의 아이돌 팝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30분만 참고 한바퀴를 도는 순간, 이 앨범은 완전히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음악적인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흔치 않은 아이돌 팝. 


NEIGHBORS COMPLAIN < Shine On >

서치모스, 널바리치, 어섬 시티 클럽 등을 열심히 들어왔다면 이들의 작품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펑크와 알앤비 등 서구의 블랙뮤직 사조를 적극 반영한 리드미컬한 음악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랩퍼인 Jinmenisagi가 참여해 힙합의 뉘앙스가 묻어나는 ‘Continue..?; 자미로콰이의 음악을 시티팝화 시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 Shine on’, 몽환적인 신시사이저의 조합이 마음을 움직이는 ‘Overnight’ 등 듣고 있다 보면 편안함 이면에 센치한 내면의 감정을 잡아내는 트랙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타고 좀 더 인지도를 올릴 발판으로 자리매김할 세번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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