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Live Report

기쁨 반, 아쉬움 반

유니즌 스퀘어 가든(UNISON SQUARE GARDEN) 내한공연 후기

by 황선업



어제(4/6)였죠.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유니즌 스퀘어 가든의 내한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공연 전날까지도 예매현황이 저조해 공연장이 텅텅 비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요. 결과적으로는 많은 팬들이 자리를 찾은 성공적인 내한공연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엔 공식취재가 아닌 사적으로 다녀온 공연이었기에 좀 편하게 관련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공연엔 누가 오나요?

유니즌 스퀘어 가든 하면 홀투어 정도는 너끈하게 해내는, 일본에서는 꽤 인지도가 높은 팀에 속합니다. 대신 우리나라에서는 음원이 풀리지도 않았고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기에 현지와의 온도차가 꽤 심한 밴드이기도 하죠. 그래서 사실 이번 공연의 타깃이 누구인가가 쉬이 잡히지 않았고, 이 점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었습니다. 래드윔프스나 세카오와 같은 팀이 올 때랑은 다르게 일음 관련 커뮤니티들이 조용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한아름 걱정을 안고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10대에서 많아봐야 20대 초반의 연령대였습니다. 그 때 생각했죠.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주효한 일본음악 접촉루트는 애니메이션 타이업이구나. 일본음악 골수팬이라기 보다는 애니를 즐겨보던 와중에 음악이 맘에 들어서 팬이 된 사람들이 과반수구나’라고요. 실제로도 시그니쳐라 할만한 ‘シュガーソングとビターステップ’을 포함해, 이 날 들려주었던 대부분이 애니메이션 오프닝이나 엔딩으로 사용되었던 곡들이었습니다. 현지의 투어와는 다른 해외용 세트리스트였죠.

더불어 남성 관객의 비율이 더 높았다는 점도 의외. 이케맨 밴드라는 인상이 강해 여성 팬이 중심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타이업을 맡았던 애니메이션의 성향이 생각보다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장에 있던 대부분이 일본어를 알아듣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지속적으로 일본어를 접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음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사이토 코스케가 “여러분이 나보다 일본어 잘해요!”라고 이야기하기까지 했을까요.

아쉬웠던 음향

공연은 나무랄데가 없었습니다. 원체 초절기교를 자랑하는 테크니션들인 만큼, 복잡하고 빠른 연주를 한치의 오차없이 처리해 내는 모습은 역시나 경이로웠죠. 사이토는 수줍은 듯 하면서도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타부치는 그 전매특허의 지X발광 퍼포먼스를. 스즈키는 정말 칼 같은 드러밍으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문제는 바로 음향. 상상마당에서 꽤 여러차례 공연을 봤습니다만, 어제처럼 기타와 보컬이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운드가 뭉개진 적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많은 노트가 빠르게 이어지는 악곡의 특성상 보다 명징한 소리를 구현해주었어여 했는데, 아쉽게도 음향이 퍼포먼스의 감흥을 절반정도는 떨어트리고 말았죠. 작년에 세로(cero)의 공연을 생각해보면 정말 극과 극이라고 할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워낙 분위기가 좋았고 멤버들도 만족한 듯 보여 성공적이라는 인상을 주었지만, 일본음악 수요층의 한계 및 공연 자체의 퀄리티에 대한 아쉬움 등 생각할 거리를 남긴 공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관객들을 보니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사실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상황에 너무 분석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나 하는 미안함이 갑작스레 스칩니다. 어제 분위기라면 멀지 않은 시기에 다시 한번 한국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다음 달에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릴 < Viva la rock >에서 한번 더 유니즌 스퀘어 가든의 공연을 볼 예정에 있습니다. 오늘 느꼈던 음향에서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5월을 한번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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