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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Feb 16. 2020

[20-02-03] 주간제이팝

아이묭, 스캔달, 이브, 쿠와타 케이스케 등


[Single] 


아이묭(あいみょん) ‘さよならの今日に’

단박에 록스타가 된 이후에도 일정한 주기로 꾸준히 싱글을 발매하고 있는 아이묭. 올해 첫 싱글이 되는 강한 어프로치의 곡이다. 전에 비해 기타 사운드가 부각되는 느낌이며, 현악 세션도 비장하고 장중함을 강조해 노래가 주는 메시지를 뒷받침하고 있다. ‘매일매일 흘려보내는, 때로는 다시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그런 감정들’라는 테마가, 삶을 크게 조망하는 아이묭의 세계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이묭의 족적을 열심히 쫓아왔다면, 이 곡 역시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들 수 있을 터.


오랄 시가렛(THE ORAL CIGARETTES) ‘Tonight the silence kills me with your fire’

점점 헤드라이너 밴드로서 성장해가고 있는 밴드의 신곡. 그들이 가진 진지함과 통쾌함이 여실히 담겨 있는 하드록 튠. 반복되는 기타리프와 가사를 기반으로 변주를 거듭해 확장시켜 나가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곡. 대형밴드들의 출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이와 같은 스케일을 보여주는 젊은 팀들의 활동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곧 발매될 새 앨범을 통해 명실상부 헤드라이너로서 거듭나기를.


쿠와타 케이스케(桑田佳祐) & The Pin Boys ‘悲しきのプロボウラー’

본인이 주최하는 볼링대회 < KUWATA CUP 2020 >의 주제가로, 작년에 이어 쿠와타 케이스케 & The Pin Boys 명의로 선보이는 두번째 싱글. 본인이 워낙에 볼링광이라 반재미로 진행하는 이벤트이긴 하나, 역시 쿠와타는 쿠와타인지 노래도 신경쓴 티가 많이 나고 그만큼 대중의 호응도 따라오는 편이다. 80’s~’90’s 시절 아날로그의 정겨움이 담겨있는 팝록 튠으로, 아티스트 특유의 그 친숙함이 물씬 담겨 있는 곡. 


후지와라 사쿠라(藤原 さくら) ‘Twilight’

인트로의 트럼펫이 이번 곡의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확실히 이런 재즈 기반의 리얼 세션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후지와라 사쿠라. 원체도 음색으로 이길 사람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딱 맞는 옷을 입혀주면 그야말로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어질 지경. 치밀하게 짜여진 연주를 타고 노는 그의 모습에 넋을 잃을지도.


더 챰 파크(THE CHARM PARK) ‘Renaissance is Over’

한국인 두명/ 일본인 두명으로 구성되었던 헤멘웨이(Hemenway)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더 참 파크는 기타리스트였던 참(Charm)의 솔로 프로젝트로,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라고, 일본에서 활동한 그의 이력이 잘 스며들어 있는 무국적 음악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는 중. 이번 싱글은 그의 기타연주를 충실히 담아냄과 동시에,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어 가는 구성의 묘미가 돋보이는 노래. 규칙적인 비트를 깔고 그 위를 즉흥적으로 거니는 보컬과 연주가 인상적이다.   


우루(uru) ‘あなたがいることで’

시바타 준과 수퍼플라이의 오치시호를 섞어놓은 듯한 감성적인 보이스 컬러로 메마른 마음을 적셔주는 싱어송라이터의 러브송이자 첫 디지털 싱글이다. 너무 정석적인 구성과 흐름이긴 하나, 좋은 음색과 선율이라는 기본을 탄탄히 가져간 덕분에 좋은 결과물로 마감질 되어 있다. 일상에 잠시 휴식을 주고 싶을 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감수성 많은 10~20대 시절로 당신을 되돌려줄 즉효약 같은 곡.


신 사키우라(Shin Sakiura) ‘このまま夢で(Feat. AAAMYYY)’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의 이력으로 블랙뮤직의 뉘앙스가 담긴 일렉트로니카를 선보인다라. 듣기만 해도 꽤 호기심이 일지 않는가. 세번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전초전격으로 선보이는 그의 신곡은, 템팔레이의 에이미가 참여해 이색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콜라보레이션의 결과물이다. 공간감을 극대화한 사운드 프로듀싱과 곡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기타피킹, 감각적인 샘플링 소스 등 여러 디테일한 요소들을 통해 신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 놓고 있다. 워낙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아티스트이니, 이 곡만으로 그의 스타일을 단정짓는 오류는 범하지 않기를.  


[ALBUM]


스캔달(SCANDAL) < Kiss from the darkness >

자주 레이블인 < her >을 설립한 후 선보이는 첫번째 작품이자 어느덧 정규 9번째 앨범. 조금씩 구축해 온 밴드로서의 정체성이 완성된 듯한 느낌을 주며, 그들의 커리어에 있어서도 중요한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미를 주축으로 하는 송라이팅은 더욱 완숙해졌으며, 음악적으로도 보컬에 이펙트를 주거나 어쿠스틱 스타일의 곡을 싣는다거나, 전자음악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러닝타임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편견을 깨뜨리고 자신들의 길을 만들어 나가려 했던 그간의 노력이 구석구석 어려있다고 할까. 

사스케, 래드윔프스의 타케다 유스케, 전(前) 키노코테이코쿠였던 사토 치아키 등이 편곡으로 참가했으며, 각 뮤지션이 참여한 곡들이 어떠한 색을 내고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 개인적으로는 후렴의 묵직한 한방이 실려 있는 ‘最終兵器, 君’가 베스트. 물론 그 외에도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상향평준화 된 작품이니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음악이 맘에 들었다면? 5월에 있을 내한공연 역시 놓치지 말 것!


빔(BIM) < NOT BUSY >

확실히 일본은 트렌드를 무작정 쫓기 보다는 적절히 자신의 색깔을 섞는 아티스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 같다. 그 역시 동시대의 사운드 경향을 쫓고는 있지만, 자신의 대중적인 일면을 그리는 도구로 활용한다는 측면이 보다 크게 다가온다. 멜로디어스한 랩-싱잉을 기반으로 일상의 감정들을 캐쥬얼하게 표현하는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그가 선보이는 첫 미니앨범. 친분이 있는 kZm과 시럽(SIRUP)이 참여해 더욱 선명한 발자취를 보여주는 트랩 ‘Runnin’’, 감기에 걸린 자신의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한 ‘Yammy, I got it’, 정겨운 붐뱁비트 위로 섬세한 감성을 풀어넣은 ‘KIRARI Deck’ 등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트랙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는 작품. 


이브(Eve) < Smile >

2009년부터 우타이테로 활동을 해왔으니 나름 1세대인 셈.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던 중 시대의 바람을 만나 토이즈팩토리와 계약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는 싱어송 라이터의 4번째 정규앨범. 최근 신성으로 떠오르는 우타이테/보컬로이드 프로듀서 뮤지션들과 유사한 흐름의 음악을 보여주지만, 좀 더 정돈되고 차분한 짜임새를 통해 이 쪽 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만한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록과 댄스음악를 융합한 독자적인 스타일의 수록곡으로 채워져 있으며, 빠른 워딩을 통한 다채로운 감정의 표현이 장점. 발렌타인 송이기도 한 ‘心予報’를 특이 추천한다. 


리틀 글리 몬스터(Little Glee Monster) < BRIGHT NEW WORLD >

어떻게 성사된건지 모를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 피쳐링의 ‘I feel light’를 필두로, 필리소울을 전면에 배치시킨 ‘Starting Over’ 등 몇몇 수록곡들이 블랙뮤직의 뉘앙스를 꽤나 강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확실히 가창력이 되는 팀이라 하모니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또한 다른 걸그룹 대비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 전매특허 현악세션으로 시작하는 코바야시 타케시 프로듀싱의 ‘Classic’, 이키모노가카리의 미즈노 요시키가 참여한 ‘君が届くまで’와 ‘夢がはじまる’ 등 전형적인 제이팝 또한 밸런스 있게 앨범을 채우고 있다. 멤버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스태프의 좋은 기획력이 시너지를 발휘하는 완성도 높은 팝 모음집이다. 


아다치 카나(足立 佳菜) < I > 

소니뮤직에서 공들여 키우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아다치 카나. 2014년 < LINE X SONY MUSIC 오디션 >에서 12만팀이 넘는 응모자들을 모조리 제치고 그랑프리를 차지한 만큼 그 가능성은 확실하다고 하겠다. 수록곡의 무드가 각각이라 명확히 음악적 지향점이 잡히지 않은 느낌이지만, 또렷한 발성과 호흡, 명징한 음색에서 비롯되는 가창력만큼은 과소평가할 수 없는 재능이다. 반짝반짝한 신예의 가능성이 가득 담겨 있는 프레쉬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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