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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14. 2020

[20-03-03] 주간제이팝

와니마, 미와, 아마자라시, 이시카와 휴이 등

[SINGLE]


와니마(WANIMA) ‘春を待って’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수많은 공연이 취소 및 연기되는 등 좌절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이 때, 조금이라도 이 상황을 타개하고 많은 이들에게 힘을 주고자 발매 예정에 없던 곡을 녹음해 발표한 신곡. 특유의 질주하는 펑크 사운드, 극강의 대중성을 가진 선율과 화음이 전형적인 와니마 스타일의 로킹함을 선사하고 있다. 한 곡 안에 기승전결을 압축해 담아냄으로서 평범하게 곡을 끝내지는 않는 구성의 묘미는 언제나 감탄스러울 뿐. 


사스케(SASUKE) ‘Part.2’

최근 일본 음악신에서 급부상중인 싱어송라이터이자 트랙 메이커. 2003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18살이라는 나이에 스맙 탈퇴 후 유닛 활동 중인 아타라시이치즈(新しい地図), 일본 톱 걸밴드 스캔달(SCANDAL)과 작업을 하는 등 그 역량을 이르게도 인정받는 중이다. 이 곡 역시 퓨젼재즈, 보사노바, 록, 제이팝 등 여러 요소를 치밀하게 배열해 ‘사스케류 팝’의 신기원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뛰어난 음악성을 본격적으로 전개해나가는 유망주의 퀄리티 있는 신곡. 


소시 도그(Saucy Dog) ‘結’

감성적인 슬로우 록 넘버로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3인조 록밴드. 개인적으로 들으면 들을수록 음색에서 플렌티(plenty)가 떠오르는 팀이기도 하다. 특유의 미성과 이를 탄탄히 받쳐주는 연주, 절대 넘치지 않게 자신들의 감수성을 전달하는 모습이 찰랑거리는 사운드를 통해 서정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백넘버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음악 역시 친숙하게 들을 수 있을 것. 


이시카와 휴이(石川ひゅーい) ‘パレード’

배우 겸 가수. 스다 마사키의 ‘さよならエレジー’를 만들기도 한 작곡가. 일상적인 언어로 리얼한 감정을 전달하며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그동안 잊고 지나간 것은 없었나 하고 돌아볼 것을 종용하는 노래다. 록 사운드와 혼 세션의 조화가 곡의 분위기를 활기차고 장엄하게 만들며, 그의 목소리는 아련한 감성과 등을 밀어주는 듯한 격려를 동시에 전달하고 있다.   

체코 노 리퍼블릭(Czecho No Republic) ‘摩訶不思議’

그새 데뷔 10주년을 맞은 훈남훈녀밴드 체코 노 리퍼블릭. 워낙 통통 튀면서도 감각적인 노래를 많이 들려주었는데, 이번 노래는 특히나 신경쓴 느낌이 구석구석 스며있어 소개를 안 할 수가 없었다. 타케이 마사미와 타카하시 마이의 트윈 보컬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타이트하게 이어가는 후렴과 가라앉을 만할 때 고속 스트로크를 통한 클라이막스로 끌고 가는 구성의 묘미가 탁월하다. 이젠 좀 확실히 자리잡을 때도 됐는데, 이번 곡이 그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미와(miwa) ‘Look at me now'

사실 미와도 이제는 록 뮤지션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활동 초기에는 포스트 유이와 같은 느낌으로 기타를 치는 싱어송라이터의 일면을 강조했지만, ‘ヒカリへ’의 히트 이후로 완전한 팝 싱어로 전환한 느낌. 이 노래 역시 비트 중심의 트렌디한 사운드, 중독성 있는 후렴구 등 일부 케이팝의 요소를 차용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와중에 청명함을 잃지 않는 그의 보이스 컬러는 여전. 그렇다고 해도 왠지 과거의 그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뭘까. ㅠ


삼보마스터(サンボマスター) ‘花束’

어느덧 데뷔 20주년! 걸걸한 목소리로 록의 열정과 삶의 희망을 전파하는 야마구치 사토시를 주축으로 하는 3인조 밴드의 야심찬 2020년 첫 신곡이다. 평소 구사하는 펑크의 강한 곡조와는 잠시 작별하고, 흡사 ‘60년대로 돌아간듯 한 레트로한 로큰롤 사운드로 또다른 매력을 전파 중. 우리에게도 친숙한 숙취제거음료 우콘노치카라(ウコンの力)의 CM송으로 전파를 타고 있어 일본에 거주하는 이들이라면 심심치 않게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를 장식할 < 삼보마스터 감사제 >의 스타트를 상징하는 그들의 관록과 여유가 돋보이는 곡. 



[Album]


아마자라시(amazarashi) < ボイコット >

솔직히 말해 아마자라시는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다. 일상생활에 있는듯 없는듯 스며있는 BGM 정도로 여겨지는 세태에서 말이다. 그의 메시지는 어둡고 무거우며,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하곤 한다. 나카시마 미카의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로 우리나라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왠만한 진지함으로 대면하지 않는 이상 중2병으로만 여겨질 여지 역시 다분하다. 그럼에도 그의 노래들은 사람을 생각하게끔 만든다.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에 대해 파문을 만들어 균열을 일으킨다. 그 매력을 알게 된 이들은 누구보다도 열렬한 추종자가 되어 그의 뒤를 쫓아간다. 


아키타 히로무의 솔로 프로젝트 아마자라시의 2년 반만의 새 앨범 역시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앨범 타이틀(보이콧)이 말해주듯, 자신의 의지가 아닌 것들을 거부할 수 없는 세태를 기반으로 ‘거절’이라는 테마를 깊고 넓게 표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하나의 오디오북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언어가 넘실댄다. 개인적으로도 일주일동안 두세번의 감상으로는 이 앨범에 대한 감상을 쉽사리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가사에 대한 이해 및 몰입이 필요한 작품이나 그것이 가능한 이들이라면 어느 음악보다 깊게 잠식되어 삶과의 링크를 이룰것이라 생각한다. 차분히 천천히, 대신 맹렬히 그의 음악에 접근해 보길 바란다. 


스파이시 초콜릿(SPICY CHOCOLATE) < TOKYO HEART BEATS >

우리나라에도 한참 유행했던 감성힙합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하다. 힙합을 기반으로 오랜 시간동안 일관된 길을 걸어온 프로듀서 KATSUYUKI a.k.a. DJ CONTROLER의 프로젝트 스파이시 초콜렛의 어느덧 13번째 작품. 펑키 카토, 하지(ハジ→)、Rude-a, 셰넬과 비벌리 등 호화 피처링 진을 내세워 누가 들어도 좋을 듯한 러브 송 모음집을 완성해 냈다. 전체적인 무드가 너무 평이한 점은 아쉽지만, 대중성 만큼은 확실히 움켜쥐고 있는 스트리밍용 곡으로서의 존재가치는 충분. 


마츠무로 세이야(松室 政哉) < ハジマリノ鍾 >

신인인 줄 알았는데, 활동한지 10년을 훌쩍 넘긴 중견 가수였을 줄이야. 리얼세션에 기반한 팝 사운드를 통해 자신만의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키보드를 중심으로 꽉 짜여진 연주 위에 차분하면서도 자기 주장 강한 목소리를 담아낸 ‘にらめっこ’, EDM의 요소를 일부 차용한 댄스 뮤직 ‘My hero’ 등 자신만의 색깔을 트렌드와 적확하게 조합한 결과물들을 수록. 자극적이지 않은 음악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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