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Apr 15. 2020

'요시자와 카요코' 투어 가이드

~ 나만의 요시자와 카요코 BEST 15 ~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는 요시자와 카요코의 주요곡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볼까 한다. 나만의 요시자와 카요코 Best 15이라는 부제를 붙여봤지만, 커리어에 있어 상징적인 넘버들을 중심으로 만들어  만큼 초심자에겐 이만한 입문코스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어느 하나 빼놓을 노래가 없는 리스트이니, 집에  박혀  일도 없는 요즘 차분히 그의 명곡 퍼레이드를 감상해보면 어떨까. (발표년도는 수록되어 있는 앨범을 기준)


らりるれりん(라리루레링)

( from < 魔女図鑑(마녀도감) >(2013)

あなたにはもう降参
당신에게는 이제 항복
今すぐ 好きってバラしたい
지금 바로 좋아하는 마음 들켰으면
たよりない胸がきゅんと鳴いたのも
기댈곳 없는 가슴이 두근하고 울린 것도
あなたに届いてほしいの
너에게 전해졌으면
らりるれりん りるれらりん
라리루레링 리루레라링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법한 것을 이렇게 귀엽고 아름답게 불러주다니..” 해당 영상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이 댓글처럼, 그라는 이름의 필터는 보편적인 정서를 이렇게나 가슴이 벅찰 정도로 증폭시킨다. 감정의 포만감으로 하여금 너무 좋아 어쩔줄 모르게 만든다고나 할까. 전화벨 소리를 ‘라리루레링’이라는 깜찍한 의성어로 표현한 이 노래는, < The 4th Music Revolution >에서 그에게 그랑프리와 오디언스 상을 안기며 프로로의 길로 인도해준 곡이기도.


未成年の主張(미성년의 주장)

from < 魔女図鑑 >(2013)

わたし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す、す、す、
나는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좋,좋,좋
わたし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あなたが す、好きです
나는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당신이 좋아요

심플한 로큰롤 리듬에 은근 슬쩍 흘려보내는 수줍은 고백. 어느 누가 짝사랑에 어쩔줄 모르는 사춘기 여학생의 모습을 이보다 더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을지. 우리나라의 ‘사…사…’처럼 말할 듯 말 듯 ‘스…스…스…’ 하는 부분은 정말 귀염터짐과 동시에 그 마음이 뭔지 너무나 알 것 같아 괜시리 웃음 섞인 몸서리를 치게 되는 부분이다.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곡이나, 본인은 귀여운 이미지로 어필하고 싶지 않았기에 당시에는 약간 혼란스러웠다 밝히기도. 참고로 제목인 ‘미성년의 주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되었던 예능코너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와 같은 포맷의 예능. 옥상에서 전교생이 모여있는 운동장을 향해 이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이 상황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美少女(미소녀) from < 変身少女 >(2014)

鏡よ鏡 この世にいるというの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 있다고 하는거니?
わたしを想い焦がれて泣く人が
나를 애타게 그리워하며 우는 사람이
ちょっとだけ痛くても経験してみたい
조금은 아프더라도 경험해 보고 싶어
思われニキビ
그가 나를 좋아해 생기는 여드름

단순히 외모뿐만이 아닌, 자신이 동경하는 존재로의 변신 욕구를 아낌없이 드러낸 곡. 그라는 아티스트의 주요 테마 중 하나가 ‘변신’인 만큼, 그 키워드를 이 메이저 데뷔곡의 소재로 사용했다. 오타키 에이치가 떠오르는 선율의 뉘앙스, 서핑 뮤직의 리버브가 자아내는 청량함 등 여러 고전에 대한 오마주 또한 가득 담겨 있어, 당시로는 전략적으로 레트로를 구사하는 가수로 잠시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본인은 정작 의도한 바가 없다는 것이 함정.


ケケケ(케케케) from < 幻俱楽部 >(2014)

あなたがすきすき隙間もないほど
당신이 좋아 좋아 빈틈 하나 없을 만큼
ハートで埋もれている
하트에 파묻혀 있어
この瞳は本物よ 信じてくれていい
이 눈동자는 진짜야 믿어도 돼
それでもわたしのすべてを
그래도 나의 전부를
見てほしいなんて思わない
봐 줬으면 하는 생각은 안해
だって恋は知らなくていいこともあるから
왜냐면 사랑엔 몰라도 되는 일도 있으니까

그의 개그철학을 보고 싶다면 여기로 오라! 블랙뮤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펑크 튠으로, ‘케케케(=털털털)’를 반복하는 그의 이색적인 사랑관을 경험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에선 흔치 않은 안무를 의욕적으로 피로하고 있어, 어느 곡보다 다이나믹한 그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터. 그루브로 가득 찬 반주와 이에 결코 지지 않는 보컬의 하모니가 극상의 흥겨움을 선사하는 업템포 트랙.

 

がらんどう(텅빈)

from < 幻俱楽部 >(2014)

がらんどうな私を満たしてよ
텅비어있는 나를 채워줘
今日は帰らないと言って
오늘은 가지 않는다고 말해줘
指先をなぞらえて あなたのくちびるふれた
손끝을 대며 당신 입술을 만졌어

포크 뮤직의 정취와 함께 고조되는 가창. 팬들의 리퀘스트에서 꽤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이 곡은, 곡마다 천차만별인 그의 진면목이 빼곡하게 담겨 있는 곡이다. 관악 세션으로 장식된 고풍스러운 연주 위 슬며시 흐르는 애절함은 ‘이야기꾼’으로서 얼마나 그가 화자의 감정에 이입해 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 어느 순간 돌고 돌아 종착역처럼 이 곡을 찾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Live ver.  언젠간 라이브 다시 가고 말테다.

泣き虫ジュゴン(울보듀공)

from < 惑星図鑑 >(2015)

海水にのみこまれた日 産声をあげたんだよ
바다에서 태어났던 날 처음으로 울었던거야
ただ切なさにおどろいて
그저 안타까움에 놀라서
あたらしい世界に泣いたのは
새로운 세상에서 울었던 건
哀しいからじゃなかった
슬픔 때문이 아닌
心がふるえていたから
마음이 떨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덧 사람들 앞에 서서 노래하는 것이 두려움이 아닌 기쁨으로 환원되기 시작했을 무렵에 탄생한 명 발라드. 본래 이 곡은 < 魔女図鑑 >(2013)에 앞서 수록되었으나, 그 당시의 마음가짐과 다르다는 이유로 레코딩 직전까지 몇번이고 가사를 고쳐 쓴 후 재녹음한 에피소드가 있는 곡이다. 노랫말을 완성한 후 바로 불러서 그런지 더더욱 자신의 마음이 진하게 담겨 있다 이야기하기도 한 그. 작년 11월에 있었던 5주년 공연 팬 리퀘스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노래이기도 하다.


ストッキング(스타킹)

from < 惑星図鑑 >(2015)

ストッキングをひき裂いて
스타킹을 찢어 버리고
ここからすぐに連れだしてよ
당장 여기서 데려가 줘
大人になれずに
어른이 되지 못한 채
ずっと待っていたのに
내내 기다리고 있었는데
ストッキングの網目で
스타킹 그물코로
あやとりするのも飽きたよ
실뜨기 놀이하는 것도 싫증났어
夢みる必要のない 夢の国へ連れだしてよ
꿈꿀 필요가 없는 꿈나라로 데려가 줘

마녀수행을 하던 시절의 자신을 회고하는 곡. 경쾌한 기타 록을 기조로, 지금의 나를 긍정하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실력자들이 우글우글한 이 곳에서, 뭐든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잠시 떠올려보지만 그것도 잠시. 이제는 내 손으로 쟁취할 수 있는 자신이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새로운 출발을 상징하는 노래. 의미가 의미인만큼 메이저 첫번째 정규작의 첫번째 트랙에 자리하고 있다.

 

ユキカ(유키카) from < 秘密公園 >(2015)

これが恋かな 魔法のユキカ
이런 게 사랑일까 마법의 유키카
嬉しくて恥ずかしくてなぜか涙がでちゃう
기쁘고도 부끄러워서 어쩐지 눈물이 나
これが恋かな 魔法のユキカ
이런 게 사랑일까 마법의 유키카
ガードレールしゃがみこみ心に叫んだ
가드레일에 쭈그리고 앉아 마음에 외쳤어

 자신의 유년시절을 모티브로 했던 첫번째 메이저 데뷔작을 거쳐, 실내악의 요소를 도입한 이 곡으로 본격적인 2막의 진입을 알린다. 규칙적인 비트가 마치 쿵쾅대는 심장소리처럼 들리고, 겸연쩍은 듯 슬쩍 손을 내미는 플룻의 소리는 또다른 이세계로 우리들을 이끄는 것 같다. 흔히 있는 사랑이라는 마음을 아름다운 언어와 소리로 장식된 음악으로 환원시키는 역량. 이 곡에서도 선명히 새겨져 있다.


手品(마법) from < 東京絶景 >(2016)

すぐに思いをうちに明けるような 
곧장 마음을 털어놓는 듯한
駆け引きなしの恋がいいの
밀당 없는 사랑이 좋아
雪が舞って 頬を染めて 
눈이 휘날리고 뺨을 붉히고
わたしは大人になった
난 어른이 됐어
うその魔法で 夢を見せて
거짓 마법으로 꿈꾸게 해줘

이 노래는 전주부터가 하이라이트. 인트로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정말 마음을 두둥실 들뜨게 만든다고 할까. 그대가 주는 꿈이란 건 어느 정도는 거짓인지 알지만, 그래도 그 안에 있고 싶다는 깜찍한 고백이 스케일 크게 펼쳐지는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이벤트. ‘ユキカ’도 그렇지만 점점 실제의 요시자와 카요코가 옅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많은 이들의 입문곡이 될,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그의 대표곡.


綺麗(예뻐) from < 東京絶景 >(2016)

一人きりの部屋で
홀로 있는 방에서
街灯に浮かんだ 恋する私を ああ
가로등 불빛에 떠오른 사랑에 빠진 나를 아아,
あの夜の私を 思い出して
그날 밤의 나를 기억해 줘
一生綺麗だって 思ってくれるのなら
평생 예쁘다고 생각해 준다면
いいないいな
좋을텐데 좋을텐데

시간이 지나도 연인에게 젊은 시절처럼 언제나 멋져보이고 싶은, 혹은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현악기와 관악기가 밤하늘을 별처럼 장식하는 동안, 그는 기쁨과 걱정을 양손에 한움쿰씩 들고 분수대가 있는 광장을 노래하며 거닌다. 필리 소울의 정취가 느껴지는 레트로의 무지개를 타고 소박하게 건네는 그의 투정 섞인 사랑의 언어, 그 누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을까.


ものがたりは今日はじまるの(이야기는 오늘 시작돼) feat.サンボマスター

From < 吉澤嘉代子とうつくしい人たち >(2016)

私を連れていってください あなたの胸に
나를 데려가주세요 당신의 가슴에
呼吸を止めて わたし駆け出したいの
숨을 참고 난 달려가고 싶어요
二人の心の窓ガラスに
두 사람 마음의 유리창에
はじめての景色うつしてみたい
처음보는 경치를 비춰보고싶어요
ものがたりがはじまるの
이야기가 시작돼요
ものがたりをはじめるの
이야기를 시작해요

월 오브 사운드라는 리본을 맨 1970년대 쇼와가요랄까. 마음의 연인이었던 삼보마스터의 야마구치 타카시가 작사와 작곡을 도맡은 이 곡은, 빛바랜 앨범을 들추어보는 듯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청춘의 설렘을 저릿저릿하도록 전해주고 있다. 찰랑찰랑대는 퍼커션과 든든하게 뒤를 지원하는 가스펠 스타일의 코러스가 때묻지 않은 시절의 추억을 아련하게 전달하는 노래. 그가 삼보마스터의 노래를 듣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地獄タクシー(지옥택시)

from < 屋根裏獣 >(2017)

月曜日のニュースは
일요일의 뉴스는
失踪した女の事件で待ちきり
실종된 여자의 기사뿐이야
なんでも女は亭主の首を持って
왜 여자는 남편의 목을 가지고
逃げたのだと
도망친 걸까 하고

무드를 완전히 바꿔버린 3번째 정규작인 < 屋根裏獣 >의 리드곡.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겠다”라는 기조하에, 보다 폭넓은 이야기성을 의도했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실재하는 뮤지컬 넘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곡의 흐름과 이야기의 전개가 착 맞아 떨어지는 것이 인상적. 곡을 듣다보면 무대 위에서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있는 아티스트의 실루엣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상상하는 것을 이토록 생생하게 전달하는 그 천재성이 극대화되어 있는 트랙.


月曜日戦争(월요일전쟁)

from < 女優姉妹 >(2018)

ああ もういちど 生まれてよ 月曜日
아아 다시 한 번 태어나줘 월요일
いま そっと輝きだした鏡は
지금 살짝 빛나기 시작한 거울은
ああ 憧れの貴方なら どうしたでしょうか
아아 동경하는 당신이였다면 어떻게 했을건가요
月のひかりに 照らされた
달빛에 비춰진
わたしは 誰だっけ
나는 누구였지

첫 드라마 타이업으로, 자신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음을 증명하는 노래.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자신만의 싸움을 시작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색다르게 각색해 낸 일종의 ‘일상 판타지’랄까. 스피디한 곡조는 마치 정신 없이 흘러가는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것 같기도. 쉽사리 잠들지 못하는 일요일 밤이 두려한 당신, 듣고 나면 묘한 여운이 느껴질 것이다.


ミューズ(Muse)

from < 女優姉妹 >(2018)

かがやきは傷の数だけ
눈부심은 상처의 수만큼
いびつな傷跡が乱反射した
일그러진 흉터가 난반사된
戦っている貴方はうつくしい
싸우는 당신은 아름다워요

삶을 무한으로 긍정하는 요시자와 카요코. 산전수전을 겪어 지금에 이른 그이기에 그 설득력은 배가 되는 듯하다. ‘일상과 싸우면서 생긴 상처야말로 당신이 가진 아름다움의 원천’이라는 주제는, 지금도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다시 한번 바닥을 딛고 일어날 힘을 주고 있지 않을까. 희망적인 메시지와 부합하는 현악 오케스트레이션 중심의 편곡, 마지막에 살짝 긁어내리며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음을 은연중에 표현하는 그 목소리를 통해 사람들의 비어있는 마음을 오롯이 채워주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그의 존재감을 알게 되었던 노래이기도.


残ってる(남아있어)

from < 女優姉妹 >(2018)

まだあなたが残ってる
아직 당신이 남아있어
体の奥に残ってる
몸 안에 남아있어
ここもここもどこかしこも
여기도 여기도 어딘가에도
あなただらけ
당신투성이
でも忙しい朝が連れて行っちゃうの
하지만 분주한 아침이 데려가 주겠지
いかないで いかないで いかないで いかないで
가지마 가지마 가지마 가지마
私まだ昨日を生きていたい
나는 아직 어제에 살아있고 싶어

일상에 가장 맞닿아있는 언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과의 접점을 마련한 곡이다. 연인과 밤을 보내고 스산한 아침공기를 맞으며 돌아가는 그의 마음을 가사와 음악을 빌어 써내려간 곡. 공기에 머무는 감정과 목소리가 감상을 거듭할수록 더욱 짙은 향기를 발한다. ‘가지마’라고 거듭해 소리치는 장면에서 고조되는 그 감정선은 그가 얼마나 이 인물에 몰입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 노랜 정말 그 말고는 누구도 부를 수 없겠다 싶다. 보편적인 감정을 이토록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아티스트의 매력. 아직도 그를 모른 척 할텐가?


+Bonus

'洋梨'의 라이브영상. 오른쪽은 키린지의 기타리스트이자 투어 서포트멤버인 유미키 에리노.

매거진의 이전글 꿈꾸던 마녀지망생, 꿈에서 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