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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pr 18. 2020

[20-04-03] 주간제이팝

아카이코엔, 후지이 카제, 오카자키 타이이쿠, 러브 사이키델리코 등

[SINGLE]

후지이 카제(藤井 風) ‘優しさ’

지금부터 10여년 전, “앞으로는 유튜브의 시대다”라는 아버지의 지침에 따라 피아노 커버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한 것이 그의 음악생활의 시작. 이를 발판삼아 2019년에 정식으로 데뷔, 단기간 내 많은 이들을 팬으로 포섭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신곡은 자신이 가진 음색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는 슬로우 트랙. 클래시컬한 느낌으로 시작해 조금씩 비트를 덧댐으로서 대중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신의 독특한 매력 또한 잘 담아내고 있다. 


오카자키 타이이쿠(岡崎 体育) ‘ににににに’

이번 신곡은 본인에게 딱 맞는 시원스런 신스 팝. 간단한 멜로디와 쉬운 후렴구를 통해 자신의 원점으로 회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디스코그라피를 거쳐가며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한편 초기의 유니크한 감성이 사라지는 것이 조금 아쉬웠던 본인에겐 굉장히 반가운 트랙이기도. 


러브 사이키델리코(LOVE PSYCHEDELICO) ‘Swingin’’

쿠미의 음색은 바쁘게 살고 있는 나에게 언제나 휴식의 여지를 권하는 듯하다. 4월 21일에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그룹의 언제나와 같은 느낌의 싱글로, 팀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무리없이 녹아들 수 있는 노래다. 찰랑찰랑 거리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마음 한구석을 간지럽히고, 후렴의 신시사이저는 레트로의 정겨움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 햇빛을 맞으며 들으면 너무도 기분이 좋아질 것만 같은 트랙. 


빗슈(BiSH) ‘TOMORROW’

46/48 사단을 제외하면 최근 아이돌 신에서 가장 세력을 크게 구축한 팀이 아닌가 싶다. ‘악기가 없는 펑크밴드’를 컨셉으로, 로킹한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라이브 활동에 주력해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보한 6인조 그룹의 신곡. 이번 노래 역시 두터운 디스토션과 캐치한 선율, 비장한 메시지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한껏 자아내고 있다.


패스코드(PassCode) ‘STARRY SKY’

우리나라에도 내한한 적이 있는 트랜스코어 아이돌 패스코드. 이번 곡 역시 현란한 연주와 폭주하는 신시사이저 사이를 그로울링과 샤우팅으로 마구 헤집고 다니는 모습이 그려지는 역동적인 트랙이다. 중간중간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으나, 그것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있어 듣는 이들의 집중력을 붙드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인상.  


오레사마(ORESAMA) ‘CATCH YOUR SWEET MIND’

오레사마라고 하면 역시 리듬감이 극대화 된 세션과 신스팝의 결합. < Hi-Fi POPS >(2018)를 통해 완벽하게 구축된 그 색깔이 여전히 그 생명력을 확인 할 수 있다. 펑키한 커팅 스트로크와 홉 스텝처럼 가벼운 탄성감을 담아낸 비트가 퐁의 목소리와 착 맞아 떨어지며 구현되는 시너지는 정말 이 그룹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ALBUM]


아카이코엔(赤い公園) < THE PARK >

이시노 리코 체제 전환 후 선보이는 첫 앨범. 멤버변경 후 있었던 많은 우려를 미래의 가능성으로 일축하는 작품이다. 일정한 텐션에 머무는 것을 거부하는 연주의 다이나미즘이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Mutant’는 그야말로 초반 기선제압용 트랙. 현악 세션을 왼쪽에, 코러스를 오른쪽에 배치한 후렴과 폭발적인 피아노 터치의 간주가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낸 ‘紺に花’, 자신만의 감성을 담아낸 음색이 보컬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ソナチネ’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곡들이 연달아 이어진다.


기존의 색깔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시노 리코라는 보컬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 앨범에 가장 큰 성과. 개인적으로 천재 뮤지션 중 하나라 생각하는 츠노 마이사의 프로듀싱 역량은 이번에도 여전히 팀 음악의 코어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최고의 합을 보여주는 리듬악기 멤버들도 자신들의 수완을 어김없이 발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어 줄 아카이코엔 2장의 성공적인 그 1막. 


도미코(ドミコ) < VOO DOO? >

기타-드럼 편성의 투피스 밴드의 의욕 충만한 신보. 베이스가 없다는 것이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 충실한 사운드를 통해 투피스만의 장점을 잘 살려내고 있다. 변칙적인 리듬구조의 초반에 이어 연주의 맹공으로 마무리하는 ‘化けよ’, 로큰롤의 야생적인 매력이 잘 살아있는 ‘びりびりしびれる’ 등을 통해 단순 구성의 개러지록에서 느낄 수 있는 단순명쾌한 질주감을 십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나카다 유지(中田 裕二) < DOUBLE STANDARD >

어덜트 컨템포러리의 그 애수가 짙게 깔려 있는 나카다 유지의 어느덧 9번째 정규작. 안젠치타이(安全地帯)가 떠오를 법한 그야말로 어른들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전반에 깔려 있는 블루스 기조의 멜로디 및 연주가 어느 바에 앉아 위스키 한잔을 기울이는 중년 남성의 실루엣을 떠오르게 하는 듯한다. 살짜기 떨림이 담겨 있는 그의 중후한 음색은 그 정서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잠시 물안에 잠기듯 음악안에 잠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요나오(yonawo) < LOBSTER >

정적이면서도 칠(Chill)한 펑크(Funk)/소울을 구사하는 후쿠오카 출신 4인조 밴드의 첫 전국유통반이 되는 EP. 전신을 릴렉스 시켜주는 듯한 슬로우 템포들이 자신들의 지향점을 명확히 말해주고 있다. 센치함을 결코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완급조절이 수준급이며, 팝적인 센스 또한 뛰어나 앞으로 주목해볼만한 밴드. 피아노와 기타 솔로잉의 멜로우한 조합을 통해 재즈의 뉘앙스를 담아낸 ‘しあわせ’가 특히 발군. 


채프맨(CHAPMAN) < CREDO >

요나오와 같이 블랙뮤직을 기반으로 한 밴드이나, 이쪽은 좀 더 온화하고 경쾌한 방향으로 풀어내고 있어 연달아 들으면 그 대비가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피아노 중심의 전개가 오피셜히게단디즘을 연상케 하지만, 보다 장르적으로 파고 든 ‘Over the Rain’, 멤버간의 호흡이 눈으로 보이는 듯한 연주의 ‘カーニバル’, 베이스와 신시사이저의 멜랑콜리한 조합이 돋보이는 ‘命脈’ 등 또다른 신예 블랙뮤직 밴드가 보여주는 색다른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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