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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n 21. 2020

[20-06-03] 주간제이팝

호시노 겐, 와니마, 웡크, 심 등

[SINGLE]

호시노 겐(星野 源) ‘折り合い’

이미 ‘うちで踊ろう’ 코로나 시대에 대한 자신 나름의 해결책을 궁리 중임을 공표한 호시노 겐. 이번엔 리얼 세션을 배제하고 자택에서의 1인 작업을 통해 완성한 러브 송을 세상에 선보였다. 한 옥타브 차이를 두고 전개하 나가는 입체적이고 풍성한 후렴, 오리엔탈적인 색깔을 놓치고 있지 않은 전주의 신시사이저, 자신을 노래로 이끈 호소노 하루오미의 YMO를 오마쥬한 듯한 일렉트로니카 반주 등 짧은 러닝타임에도 자신이 낼 수 있는 색으로 가득 채워 낸 아름다운 풍경과 같은 노래. 


와니마(WANIMA) ‘Milk’

밴드 특유의 경쾌함이 잠시 가라앉아 있던 마음을 들뜨게 해주는 곡으로, ‘소중한 사람과 귀중한 시간’을 주제로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평소보다 템포를 낮추고, 셔플 리듬을 메인으로 한 기타와 드럼의 합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한 모습이 이번 곡의 특징. 후반부를 장식하는 기타 두 대의 하모니가 머지 않아 소중한 일상이 다시금 돌아올 것이라 확신하는 듯 울려 퍼진다. 잠시 처져 있던 마음을 다 잡고 싶을 때, 이 노래를 플레이해보도록 하자. 


히라이 다이(平井 大) ‘EndlessSky’

본격적인 록 사운드와 의외의 좋은 합을 보여주는 노래. 격주 페이스로 디지털 싱글을 릴리즈하겠다는 프로젝트가 개시된 이래 세번째 작품이 되는 곡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 있던, 훗날 돌아봤을 때 2020년의 여름은 최고였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우리들의 여름을 시작하자’라는 메시지를 테마로, 파워팝 기조의 록 사운드에 약간의 블루지한 기타 솔로잉을 통해 노을이 지는 바닷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주고 있다. 장르적인 한계를 두지 않는 싱어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고양시키는 신곡. 


텐더(TENDRE) ‘HOPE’

트럼펫과 자신의 목소리를 겹쳐내며 건네는 여유. 모두가 날카로워진 요즘 마음을 조금씩 진정시켜 주는 것 같다. 심플한 비트를 기저에 두고, 신시사이저의 여러 음색을 활용해 몽글몽글 만들어 가는 지금 시대의 희망가는 이렇게 은근슬쩍 듣는 이의 마음을 매료시킨다. 악기들이 마치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 별다른 규칙이 없는 듯 들리지만, 이것들이 하나로 합쳐지며 발하는 프리즘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쉽사리 잠들기 힘든 날, 조용히 틀어놓고 눈을 감으면 어느덧 잠들어 있는 당신을 발견할지도.


쿠지라(くじら) ‘夜桜(feat.めいちゃん)’

자신을 하츠네 미쿠의 초창기 악곡인 ‘メルト’부터 최신 노래들까지 섭렵하고 있는 보컬로이드 오타쿠로만 소개한 채, 그 외의 것들은 일절 밝히고 있지 않는 또 다른 신성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쿠지라, ‘ねむるまち’의 히트로 주목받고 있는 상태에서 나온 신곡은, 촘촘하면서도 캐치한 록 사운드에 이색적이게도 블랙뮤직의 테이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보컬리스트 메이쨩을 피처링으로 맞이해 전형성에서 한걸음 벗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보컬로이드 프로듀서들과 함께하는 보컬리스트엔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확실히 이쪽 계열의 프로듀서들 또한 힙합, R&B와의 접점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그걸 내려놓고 봐도 어쨌든 좋은 노래인 것은 확실. 


인후미아이쿠미아이(韻踏合組合) ‘かえろう(feat.韻シストBAND)’

잔뼈 굵은 두 베테랑 집단이 의기투합해 만든 낭만적이면서도 힘이 있는 리얼세션 기반의 힙합넘버. 기본적으로 붐뱁 기반의, 요즘 세대가 들으면 올드하다 느낄 수 있을 법한 래핑이지만 인시스트밴드의 도움을 받은 펑크(Funk) 기반의 탄탄한 연주를 타고 들려주는 각 멤버들의 캐릭터 있는 퍼포먼스가 지루할 틈 없이 러닝타임을 끌고 간다. 같은 카테고리라도경험과 노련미가 구비된 이들이 맘 먹고 했을 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 목격할 수 있는 품격 있는 트랙. 


[ALBUM]



웡크(WONK) < EYES >

이미 작곡 및 프로듀싱, 피처링 등으로 음악 신 내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4인조 소울/펑크 밴드의 4번째 정규작. 여러 작가들과 공동으로 만든 가공의 동명영화 각본을 기반으로 한 콘셉트 작으로, 22개 트랙에 1시간 15분이라는 압도적인 볼륨을 자랑한다. SNS 시대의 정보 취사선택, 커뮤니케이션이나 가치관의 편차 등 여러 사회적인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기도. 


마치 영화를 청각으로 표현한 듯한 5개의 Skit을 필두로, PBR&B를 자신들의 방식대로 재해석한 ‘EYES’, 클래시컬한 피아노 반주와 주술을 외는 듯한 후반부가 고독과 황망함을 극대화하는 ‘Signal’, 몽환적인 분위기의 신시사이저가 또다른 차원의 댄스 플로어로 듣는 이를 초대하는 듯한 ‘HEROISM’이 특히 인상적이다. 한없이 가벼워져만 가는 음악 신에 ‘하나의 대작’을 만들고자 한 의욕과 자신들의 역량을 총집결시킨 대작. 


심(SiM) < THANS GOD, THERE ARE HUNDREDS OF WAYS TO KiLL ENEMIES >

나처럼 한때 림프 비즈킷이나 콘, 슬립낫, 시스템 오브 어 다운 등 뉴메틀을 열심히 챙겨 들었던 이들이라면, 첫 곡 ‘No One Knows’의 인트로에 소름이 쫙 돋았을 것이다. 레게를 적극 도입한 개성있는 뉴메틀 사운드로 과거와 현재의 록 팬들을 동시에 자신들의 영역으로 편입시키고 있는 밴드의 다섯번째 앨범. 4년 만에 작품인 만큼 그간의 경험이 녹아 있는 충실한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폭발하는 기타리프와 적재적소의 샤우팅, 텐션을 끌어올리는 날카로운 신시사이저 등 첫 곡이 가지고 있어야 할 모든 것을 지닌 ‘No One Knows’, 팀 특유의 레게 리듬과 프레이즈가 가득한 ‘Devil in Your Heart’, 전통민요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HEADS UP’, 아버지로서의 진심을 담아냄과 동시에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을 긍정으로 마감질 하는 ‘FATHERS’ 등 다소 긴 재생시간임에도 이를 느낄수 없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는 흐름이 이 작품의 위용을 더욱 드높인다. 정통 록 앨범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 더욱 강한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그 패기와 일관성이 엿보이는 것이 록 팬으로서 반가울 뿐. 


오르가닉 콜(Organic Call) < 白昼夢も何れ >

2017년 결성한 교토 출신 4인조 밴드의 첫 미니앨범. 악기 외에 것들은 일절 배제한 포 피스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는, 노래와 연주가 충실하게 담겨 있는 여섯 개의 트랙이 의외의 정서적 파급을 유도하는 작품이다. 보컬 히라다 신야의 음색에 담겨 있는 왜인지 모를 서정성이 밴드의 가장 큰 강점으로 다가온다. 투명함과 순수함을 동반한 불순물 없는 록 트랙 ‘海が見える街’, 밤거리를 질주하는 듯한 느낌의 ‘眠れない夜には’ 등 커리어 초반임에도 타 팀들과의 차별화가 비교적 명확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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