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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11. 2020

[20-07-02] 주간제이팝

오피셜히게단디즘, 하마사키 아유미. 엔드 오브 더 월드 등

[SINGLE]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 ‘Laughter’

당연히 좋지 않겠나 싶은 히게단의 새노래. 보다 디스토션이 강조된 록 발라드로 완성되어 있다는 것이 우선적으로 귀에 들어온다. 평소의 싱글만큼 하이노트가 작렬하진 않지만, 차분하게 이어가는 후지와라 사토시의 보컬은 여전히 충만한 감성을 보여주며, 후반부에 코러스가 가세하며 퍼져가는 절정의 파도가 듣는 이를 삼켜버릴 것만 같은 두근거림을 동반한다. 여전한 곡 퀄리티로 전성기를 이어가는 현 시점 최고의 팝 밴드의 귀기울일만한 신곡.


하마사키 아유미(浜崎 あゆみ) ‘オヒアの木’

무려 4년 7개월만의 싱글이자 데뷔 22년만에 선보이는 첫 일본어 제목의 곡. 전성기 시절 수많은 곡을 함께 해온 키쿠치 카즈히토와의 태그를 오랜만에 목격할 수 있는 발라드 곡이다. 더 심해진 비음과 인위적인 바이브레이션이 괜스레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후렴만큼은 좋은 선율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어 오랜 팬들이라면 한창때를 떠올리게 하는 위화감 없는 신곡에 반가움을 표할만도. 다만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어렵기도 하다. 잠시나마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4분여의 짤막한 시간여행이다.


코 슈 니에(Co she Nie) ‘FLARE’

초반부터 시원스레 터져나오는 나카무라 미라이의 보컬이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좀 더 대중적인 활로를 찾고자 한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는 작품으로, 이전보다 밝은 분위기의 곡조와 여전한 퀄리티의 합주가 잘 어우러져 있어 여성 보컬이 주도하는 팝 록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Zepp 투어를 앞두고 있었으나 취소되어 버린 그 설움에 대한 리벤지임과 동시에 공동체로서의 인간을 그려내고 있는 의욕작.


엔드 오브 더 월드(End of the World) ‘Over(R3HAB Remix)’

세카이 노 오와리의 해외 명의인 엔드 오브 더 월드로 선보인 5번째 싱글.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가브리엘 에이프린이 피처링을, R3HAB이 리믹스를 맡는 등 팝 시장에 통할 음악을 자신들의 색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한 노래다. 몽환적인 일렉트로니카의 분위기가 R3HAB의 작법을 십분 담아내고 있으며, 동시에 세카이 노 오와리와는 완전히 선을 긋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리지널보다 리믹스를 먼저 선보이고 있다는 것도 특이할만한 점. 그나저나 엔드 오브 더 월드 명의로 앨범을 낸다고 한지도 꽤 시간이 흐른거 같은데…


럭키 킬리만자로(Lucky Killimanjaro) ‘太陽’

토속적인 요소를 차용해 전과는 다른 파장을 일으키는 신곡으로, 일렉트로 팝 밴드라는 특이한 포지셔닝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높은 자유도를 보여준다. 지역축제에서 보여줄 법한 구호와 리듬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에 포인트를 주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발산되는 흥겨움은 덤이다. 잘 짜여진 플로우의 랩은 많은 이들의 떼창을 유도할 법하니 공연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프레데릭(フレデリック) ‘されどBGM’

레트로의 느낌을 물씬 반영한 밴드 특유의 댄서블한 록 넘버. 공간감이 느껴지는 보컬 레코딩과 80년대 뉴웨이브의 감성을 살린 신시사이저의 조합이 항상 세련되기만 했던 그들의 캐릭터의 또다른 레이어층을 입혀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역시나 팬들의 호응을 노린 듯한 단순한 후렴구와 댄스 플로어의 열기를 최대치로 이끄는 신시사이저와 기타의 맹공은 왜 록 팬들이 이들의 음악에 귀기울이는 지를 알게끔 해주는 집중력을 보여준다. 최근 선보인 노래 중에서도 특히나 좋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듯.


사이다 걸(サイダーガール) ‘ID’

지난 앨범부터 뭔가 포텐이 폭발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이다 걸. 이번 싱글 역시 밴드명 그대로의 청량함과 동시에 단단히 꽉 짜여진 구성으로 기대에 화답하는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중반 이후 브릿지를 건너 약간의 변화를 주는 흐름을 통해 자신들의 시야가 이만큼이나 넓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당분간 주목해야할 것 같은, 그 행보가 확실히 눈에 띈다.


[ALBUM]


하루카미라이(ハルカミライ) < THE BAND STAR >

청춘의 찰나를 날카롭게 벼러낸 펑크 음악으로 조금씩 반응을 얻고 있는 하루카미라이의 메이저 2번째 정규작. 조금의 변칙이나 에두름 없이 정면으로 승부하는 그들의 스트레이트한 사운드와 보컬이 이번 작품에도 어김없이 러닝타임을 꽉 채우고 있다. 현실의 무상함에 대척점에서 언젠간 자신들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 이야기하는 스피디한 팝펑크 ‘夏のまほろ’, 결국 지금의 모든 경험이 의미가 있음을 제창하며 삶의 의미를 재고하는 ‘PEAK’D YELLOW’ 등 자신들의 뚜렷한 철학과 가치관을 채 30분이 안되는 시간동안 장렬히 불사르는, 요즘 시대에 보기 힘든 ‘전력투구’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시원스런 록 앨범이 듣고 싶다면, 그리고 그 뒤에 몰려오는 여운을 간직하고 싶다면, 이 앨범이 적격일 터.


고츠 앤 머드(Gottz & MUD) < VERTEX >

현 시점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힙합크루 칸디타운(KANDYTOWN) 중에서도 가장 어그레시브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두 래퍼, 고츠와 머드가 의기투합한 듀오 유닛의 최신작이다. ZOT o the WAVE나 릴 유키치(Lil’Yukichi) 등 단연 주목받는 비트메이커들의 작품을 기반으로, 트렌디한 트랩 기반의 사운드가 타이트한 랩과 함께 또 하나의 신세계를 펼쳐보인다. 반복되는 신스 루프가 머릿 속을 맴도는 ‘Adrenalin’, 비장한 분위기 속에 비트와 랩의 플로우가 함께 2인 3각을 펼치는 ‘Slangin’’ 과 같은 트랙 들을 통해 왜 이들 크루가 힙합 신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아사코(杏沙子) < ノーメイク、ストーリー >

오오하라 사쿠라코의 초기 시절을 보는 것 같은 탄산감 팡팡 터지는 듯한 발랄한 팝 트랙들로 가득차 있어 부담없이 들을 수 있을 작품이다. 역시 빅터 같은 대형 레이블의 지원을 받는 작품은 때깔부터 다르다는 느낌이… 전형적 팝 록 느낌의 ‘Look At Me!!’와 함께 일반적인 팝의 문법을 벗어난 브라스 중심의 스카 넘버 ‘変身’이 공존하고 있는 구성은 이 싱어에 최적화된 프로듀싱이 가미되었을 보여주는 증거. 그 외 슬로우 넘버에서의 호소력을 어필하는 ‘見る目ないなあ’, 피아노의 선율과 함께 롤러코스터 같은 멜로디 라인을 무리 없이 소화하는 ‘ジェットコースター’ 등 우선은 대중들에게 초점을 맞춘 수록곡들이 보다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어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다만 조금씩 자신만의 무기는 갈고 닦아 나갈 필요는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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