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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19. 2020

[20-07-03] 주간제이팝

폴카돗 스팅레이, 스다 케이나, 타이요 등

[Single]

폴카돗 스팅레이(ポルカドットスティングレ) 'Free'

특유의 커팅 스트로크가 귀를 간질간질. 전매특허 사운드로 스타트를 끊은 뒤, 곧바로 이어지는 시즈쿠의 랩이 듣는 이의 신경을 곡에 용해시키는 촉매제 역할로 분한다. 타이트한 구성의 묘를 살림과 동시에 캐치한 선율 또한 잊지 않는 밴드의 신곡으로, 큰 틀은 유지한 채 여러 바리에이션을 보여주는 그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  


스다 케이나(須田 景凪) ‘Carol’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바룬으로 활동했던 싱어송라이터 케이나의 새 싱글. 미디엄 템포에 실어낸, 때론 차분하고 때론 격정적인 그 감정의 온도차가 길지 않은 러닝타임을 오가며 자신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담아내고 있는 노래다. 서정적인 피아노와 차가운 비트와의 조합으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 포인트. 다만 싱글로 내기에는 살짝 심심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달까. 


야나기나기(やなぎなぎ) ‘芽ぐみの雨’

슈퍼셀(Supercell)의 ‘君が知らない物語’의 투명한 음색을 기억하실런지. 지금은 솔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야나기나기의 신곡은,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된 청량한 팝 록으로 그 시절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노래다. 세월이 지나도 영원할 것만 같은, 한없이 맑으면서도 어딘가 슬픔이 서려있는 그의 보컬은 그대로이며, 스케일 크게 쭉쭉 뻗어나가는 사운드 스케이프는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는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대기를 유영한다. 특히 후반부에 모든 악기를 동원해 절정을 향해 달려나가는 구성이 백미.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노래의 감성을 이미지화하며 장대한 결말을 맞이한다. 잘 만든 팝 록의 교본이자 야나기나기 명의로 오랜만에 만나는 인상적인 작품.


카미와사이코로오후라나이(神はサイコロを振らない) ‘泡沫花火’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는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려 자신들의 이름으로 삼은 이 신진 밴드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자신들만의 법칙을 통해 세상에 없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려는 움직임을 막 시작했다. 메이저 데뷔 후 첫 작품이 되는 이 싱글은 조금은 안전노선을 노린듯한 슬로우 템포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이내 조금은 무겁고도 비장한 그 분위기에 조금씩 더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내어주게 되는 노래다. 과장되지 않게 풀어놓는 자신들만의 감성이 조금씩 마음을 적셔오는 인상적인 이모셔널 트랙. 


쉬 이즈 섬머(SHE IS SUMMER) ‘summer end(feat. claquepot)’

일렉트로니카, 시티팝, 라운지 뮤직 등을 결합한 멜랑콜리한 튠으로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는 미코의 솔로 프로젝트 쉬 이즈 섬머. 이번 작품은 바닷가에서의 아련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즌송으로, 레트로의 느낌이 물씬 나는 신스 톤과 객원으로 참여한 클라크폿과의 몽글몽글한 듀엣을 통해 계절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잠이 오지 않는 어느 밤 바닷가가 아니라면 근처 강가에라도 나가 맥주 한잔과 함께 하면 좋을 트랙.


[ALBUM]

타이요(TAEYO) < ORANGE >

9태영 보이(Taeyoung Boy) 명의로 활동했던 그가 타이요로 이름을 바꾼 후 선보이는 메이저 데뷔작으로, 기존 랩-싱잉 기반의 블랙뮤직 톤을 이어가되 보다 밝은 선율과 리듬으로 적극 어필에 나선 모습이다. 뭄바톤과 트로피컬 하우스의 이상적인 결합을 보여주는 ‘Let me down’, 다른 요소 없이 어쿠스틱 기타와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여백을 채워나가는 감성적인 보컬 트랙 ‘Calm’, 속도감을 적절히 조절하며 청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ORANGE’ 등 자신의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부은 트랙들이 그간 쌓아온 명성에 조금의 누를 끼치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부터 지지해 왔던 팬들이라면, 이러한 대중성에 포인트를 둔 모습이 보다 새롭게 다가올지도. 


이부돗토(いゔどっと) < ニュアンス >

그는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어렸을 때부터 뮤지션을 지향했던 것이 아닌, 직장인이라는 평범한 생활 중 역시 음악이 하고 싶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진로를 변경한 사례이기 때문. 물론 그 기반은 인터넷. 인터넷에 게시한 ‘flos’의 가창영상이 일약 주목받았던 이력이 있던 그였기에 지금 같은 시대상과 맞물려 데뷔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을 터다. 본 작품은 뉘앙스라는 타이틀처럼 듣는 이들의 여러 해석을 통해 다양한 의미가 태어났으면 하는 아티스트의 바람을 담은 11개의 트랙으로 충실히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리얼세션에 의한 음악 위주이나, 그런 역동성이나 현장감보다는 보다 내밀하고도 서정적인 그런 밑그림으로 아티스트의 표현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게스노키와미오토메가 떠오르는 테크니컬한 피아노 록 ‘続く青’, 스모키한 음색이 조금은 어둡고 우울한 피아노와 맞물려 여러 감정을 파생시키는 ‘余薫’, 작사작곡을 도맡은 코레사와(コレサワ)의 정서가 다른 이의 목소리를 통해 해석되는 그 광경이 이색적인 ‘やっぱり’ 등 비교적 무난한 흐름에서 자신의 첫 인사를 건네는 데 주력하고 있는 작품이다. 다만 다른 우타이테 출신에 비하면 조금은 캐릭터성이나 음악에 있어 차별화 요소가 부족해 보이기도. 

지 프리크 팩토리(G-FREAK FACTORY) < VINTAGE >

첫 곡인 레게 기반 펑크 록 ‘BE ALL AROUND’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하는 그들의 커리어도 어느 덧 20년. 중독적인 프레이즈와 구성의 다변화가 인상적인 ‘REAL SIGN’의 마구잡이로 내지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며, 하모니카를 통해 자신들의 과거를 회상하는 모먼트를 만들어 내는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 ‘ヴィンテージ’에서는 그 연륜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듣는 이들에게 전달한다. 새 드러머 가입 이후 첫 정규작으로, 20년을 정리함과 동시에 머물러 있지 않고 더더욱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가 엿보이는 8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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