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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27. 2020

[20-07-04] 주간제이팝

요아소비, 래드윔프스, 더 페기스, 빗슈 등

[Single]

요아소비(YOASOBI) ‘たぶん’

여전히 그들의 노래 ‘夜に駆ける’가 각종 음원사이트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시기에 선보이는 새 싱글. 이번엔 미디엄 템포 기조의 곡을 통해 보컬인 이쿠라의 감성을 보다 극대화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에 있던 소설과의 태그를 통해 발표했던 이전과 달리, 자체적으로 개최한 공모전 < 요아소비 콘테스트 vol. 1(夜遊びコンテストvol. 1) >으로 선출한 대상작품 ‘たぶん’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 또한 이번 싱글의 포인트.


미야모토 히로지(宮本 浩次) ‘P.S. I love you’

코바야시 타케시 X 미야모토 히로지면 뭐 말 다한거 아닌가. 올 초 선보인 기념비 적인 첫 솔로 앨범에 이어 자신 명의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싱글로, 전형적이지만 대중성과 감동을 한껏 머금은 현악 동반의 록 발라드로 마감질 되어 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게 하는 것만 같은 그의 음색과 표현력은 이 노래에서도 여전히 강점으로 작용한다. 코바야시 타케시의 색이 너무 많이 묻어있는 느낌은 들지만, 뭐 그건 또 그거대로 좋은 듯. 


메가 신노스케(Mega Shinnosuke) ‘Cutie girl’

이건 뭐 다분히 플리퍼스 기타의 초기 시절의 오마주다. 찰랑거리는 기타가 빚어내는 어쿠스틱함, 무심한 듯 툭툭 던지는 가창, 여기에 리버브를 통한 공간감까지. 어찌 보면 대놓고 레퍼런스를 밝히는 셈이겠지만, 그것이 밉지 않은 것은 너무나 세련되면서도 완성도 있게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겠다. 조금씩 피치를 올려가며 후반부에 힘을 한번 빡 주는 지점은 오롯이 메가 신노스케의 역량이 만들어 낸 인상적인 하이라이트라고 하겠다.

 

더 페기즈(the peggies) ‘センチメ-トル’

나오는 곡들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의 행보를 보여주는 최근의 페기즈. 나의 팬심이 많이 작용한다 치더라도,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팝과 록의 밸런스는 조금의 페이스 하락도 없이 대중들을 맞이한다. 록의 테이스트를 유지하는 탄탄한 연주에 캐치한 선율, 사랑의 설렘을 담아낸 보편적인 매력의 가사까지. 특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밴드의 편곡 역량인데, 마지막 후렴에서 보여주는 변칙적인 리듬의 구사는 얼마나 곡 하나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가를 느끼게 한다. 계속 이대로만 해주면 바랄 게 없을 듯.


팝 아트 타운(POP ART TOWN) ‘あっけない‘

블랙뮤직과 시티 팝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서사를 풀어나가는 밴드의 신곡. 베이스를 부각시킨 디스코 리듬의 후렴구가 몸을 들썩일 만큼의 그루브를 선사하며, 곳곳에 양념처럼 스며있는 신시사이저와 간주를 장식하는 심플하면서도 느낌있는 기타 솔로잉 등 적재적소에 배치는 사운드가 타이트한 보컬과 어울려 쉬이 처지지 않는 업템포의 대기를 연출한다. 자신들의 목적을 잘 구현한 영리한 싱글.


키미시마 오오조라(君島 大空) ‘火傷に雨’

그만의 유니크한 음악세계가 일약 주목받으며 평단의 호평을 불러왔던 신예 아티스트의 새 싱글은, 포크와 록, 사이키델릭을 뒤섞어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확성기로 삼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녀린 보이스 컬러를 감싸는 것은 요새를 구축하듯 겹겹의 레이어를 구축한 악기 사운드. 한없이 서정적이면서도 한없이 파괴적이고, 무너질 것 같으면서도 결국 끝까지 살아남을 것만 같은 그 이율배반적인 서정성이 3분여라는 짧은 시간 동안 파도처럼 몰려왔다 빠져나간다. 앞으로 자신을 주목해야만 하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노래. 


래드윔프스(RADWIMPS) ‘夏のせい’

요즘 이들의 행보를 보면 밴드라는 호칭을 유지해야 될지 고민하게 된다. 이번 곡 역시 록 적인 요소는 배제하고, 간결한 비트를 기반으로 구현한 ‘래드윔프스 식 팝’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혼 세션을 중심으로 확장해나가는 구성이 완벽하게 진화한 이들의 모습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평화로웠던 2019년의 여름, 화려하면서도 덧없는 계절에 대한 기록은 비록 우리 알던 그것과는 다른 상황을 맞닥뜨린 상황. 그럼에도 음악은 아름답고, 지속해나가야 함을 직간접적으로 일러주고 있는 듯한 노래다. 


[ALBUM]

빗슈(BiSH) < LETTERS >

현 시점에서 흥행이나 작품성 측면에서 아이돌 신 내 가장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빗슈의 신작. 당초 싱글로 발매 예정이었으나,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전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미니 앨범으로 그 덩치를 불려 선보이게 된 작품이다. 전 곡 모두 다이나믹한 록 기조의 분위기에 부응하는 멤버들의 열정이 가득 담겨 있어 여느 밴드들을 웃도는 용광로 같은 음악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무사하기를 기도하는 간절함의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의 ‘LETTERS’, 까마득한 선배인 도쿄스카파라다이스오케스트라의 세션과 전혀 위화감 없는 합을 보이는 스윙 리듬의 ‘ロケンロー’ 등 자신들의 컨셉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조금씩 변주를 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 


로망카쿠메이(浪漫革命) < ROMANTIC LOVE >

첫 곡 ‘ふれたくて’는 네버 영 비치나 요기 뉴 웨이브스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듯 힘을 뺀 로큰롤 사운드로 일관한다. 또 뻔한 시티팝 리바이벌 밴드인가 싶다가도 왠지 중독적인 코러스 라인에 귀가 솔깃한다. 두번째 트랙 ‘ラブストーリー’에서 조금 더 피치를 올리더니, 작렬하는 블루스의 기타 솔로잉이 듣는 이를 애수에 젖게 하는 ‘あんなつあ’, 전통적인 로큰롤 리듬을 활용해 자신들만의 레트로를 선보이는 ‘アバンチュール’ 등 보다 폭넓은 운영을 보여주며 그저 흉내만 내는 풋내기가 아님을 자가증명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착착 붙는 선율과 연주가 부담없이 스며들며, 다소 볼륨이 센 트랙들 역시 듣기에 편안한 감성을 내재하고 있어 그야말로 ‘낭만’이란 단어가 음악으로 구현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 인상과 앨범을 한바퀴 돌리고 났을 때의 인상이 너무나도 달라지는 작품. 


시로쿠로미어캣(シロクロミーアキャット) < SURROUND >

단번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캐치함으로 무장한 듀오, 시로쿠로 미어캣의 2번째 미니앨범. 아기자기한 소스로 뒤엉킨 일렉트로니카 팝을 주로 구사하고 있으며, 제이팝과 재즈, 알앤비, 디스코 등 다양한 음악적 레퍼런스로 악곡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초반 타이트한 리듬의 ‘SURROUND’와 ‘TRUTH’ 등으로 정신을 마구 헤집어 놨다가 갑자기 모든 신경을 툭 놔버리는 듯한 부유감의 ‘WAY’, 시티팝 어법을 섞어낸 신스팝 ‘TEARS’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자신들을 규정하던 이들을 다시 한번 미궁으로 밀어넣는다. 최근 몇 년간 히트 프로듀서로 부상한 마바누아의 조력이 돋보이는 가스펠 조의 ‘SUNNY’까지 듣고 나면 이 팀 뭐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무심코 누른 이들에게 자신들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으며, 이후의 행보를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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