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Jul 31. 2020

지난 10년의 힙합신을 아우르는 막강한 존재감

#40 코(Kohh) < Monochrome >(2014)

#40 코(Kohh)

< Monochrome >(2014)



Fuck Swag
貧乏なんて気にしない
LOVE

어느 믹스 테이프의 등장으로 일본의 힙합/랩 신은 일대 변혁의 시기를 맞게 된다. 그만큼 < YELLOW T△PE >에 담긴 그 결과물은 이제까지 일본 힙합신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런 것들이었다. 특히 ‘Junji Takada’에서 보여주는 음절을 끊는 타이밍이나, 그저 생각나는 대로 읊조리는 듯한 랩 스타일엔 그가 원하던 원치않던 일본 힙합의 미래가 투영되어 있었다. 그런 기대감 속에서 등장한 정규작 < Monochrome >은, 당초 선보이려 했던 < 梔子 > 대신 보다 자신의 내밀한 감성을 보여주자는 의도하에 먼저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품이다.


당시 어떠한 유명 프로듀서도, 화려한 피처링진도 없이 인디즈 레이블에서 발매되었으나, 그것이 불러온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마약, 문신 등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인 삶의 지향점이 설득력 있게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 단순한 자기과시나 자의식의 일방적 전달에 머무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가난’의 개념을 재고하게 만드는 ‘貧乏なんて気にしない(가난 같은거 신경 안써)’, 문신을 매개체로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タトゥー入れたい(타투하고 싶어)’ 사랑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Love’ 까지. 그라는 인간 내면의 상주하는 여러 감정과 생각이 새로운 음악적 표현을 통해 세상에 흩뿌려지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다. 이후의 일본 힙합의 지형도를 크게 바꿈과 동시에 수많은 ‘코 추종자’들을 낳았던, 지난 10년을 이야기할 때 결코 거를 수 없는 한 장.


- 수록곡 -

1. Fuck Swag

2. ぶっちゃけ

3. 嘘つき

4. やるだけ(feat. Dutch Montana)

5. Drugs

6. 貧乏なんて気にしない

7. I'm Dreamin'

8. Haters(feat.   Sick)

9. タトゥー入れたい

10. Mind Trippin'(feat. Sick)

11. No Sleep

12. Love(feat. Sequick)


2020/07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매거진의 이전글 니코동 뮤지션의 동시다발적 메이저 침공, 그 선봉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