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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31. 2020

쇼와시대와 발칸뮤직을 통해 새로이 정의하는 팝의 개념

#34 챠란 포 란탄(チャラン·ポ·ランタン) < 女の46分 >

#34 챠란 포 란탄(チャラン·ポ·ランタン)

< 女の46分(여자의 46분) >(2016)

時計仕掛けの人生


メビウスの行き止まり
テイラーになれないよ

챠란 포 란탄이라는 이름이 낯설지라도, ‘미세테 미라이노 와타시~’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많이들 귀에 익을 것이다. 드라마 < 도망가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의 주제가로 ‘進め、たまに逃げても(나아가, 때론 도망치더라도)’ 쓰였던 덕분. 아코디언을 주축으로 하는 이국적인 음악에 낯설었을 이들도 꽤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쇼와의 정서를 샹송과 발칸음악에 결합시킨 대담한 무국적성 음악. 이 앨범을 통해 추구해온 스타일의 완성형을 제시, 팝의 영역확장은 무한함을 일깨운 빛나는 성취다.


샹송과 스카, 발칸반도의 민속음악이 히라가나 오십음도와 충돌하면서 생겨나는 임팩트는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 옛 유랑극단이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외양이지만,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동경을 테마로 한 'テイラ-になれないよ(테일러는 될 수 없어)'를 통해 단순한 과거지향의 팀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도 흥미롭다. 화려한 보컬과 연주로 서커스 풍의 세계관을 밀도 있게 구현하는 ‘時計仕掛けの人生(시계장치의 인생)’, 스카 리듬의 긴박함이 모모의 천연덕스러운 음색과 만나 경험한 적 없는 흥겨움을 자아내는 ‘メビウスの行き止まり(뫼비우스의 막다른 길)’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것들이 하나가 되어가는 그 광경이 감상 포인트이다.


가사에 맞춰 총천연색 표현력을 보여주는 모모, 희노애락을 아코디언 하나로 좌지우지하는 코하루. 실제 자매이기도 한 두 사람의 착착 맞는 호흡이 ‘맛깔나다’라는 표현이 무슨 뜻인지를 알게 해준다. 음악적 성과 외에도 미스터 칠드런 투어의 서포트 멤버를 도맡고 SKE48출신의 마츠이 레나의 합작이 성사되는 등 활동에 있어 메이저와의 교두보이기도 했던 작품이다. 낯설면서도 친숙한 음악, 일상적인 언어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동시대 여성의 신명나는 46분.


- 수록곡 -

1. 時計仕掛けの人生

2. メビウスの行き止まり

3. アダム

4. 私間違ってた

5. 男のサガ

6. テイラーになれないよ

7. この先のシナリオはあなた次第

8. ミルクティー

9. 好き同士

10. 欲

11. ちゃんとやってるもーん

12. 貴方の国のメリーゴーランド

13. ハバナギラ


2020/07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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