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우타다 히카루(宇多田 ヒカル) < Fantôme >(2016)
무려 8년. 어린 나이에 스타덤이라는 마취제를 맞은 그녀의 '일반인'으로서의 감각을 되찾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사실 그의 복귀와 이 작품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바로 ‘엄마’라는 존재.자신의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자신이 어머니가 되며 받아들인 수만 가지 감정은 어떤 종류의 확신을 가져다 주었음을 이 앨범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인간과 아티스트의 교집합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그리고 이를 타인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선명히 새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말이다.
그렇게 써내려간 '花束を君に(꽃다발을 그대에게)'라는 편지는, 그 공백이 있었기에 가능한 가능한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키보드와 현악 세션으로만 진행되는 초반을 지나, 첫 후렴이 끝나고 터져나오는 드럼과 코러스는 그의 삶을 겹쳐냈기에 가능한 전율을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서로가 라이벌임과 동시에 같은 편임을 공언한 시이나 링고와의 듀엣 ‘二時間だけのバカンス’, 일본 알앤비의 신성 오부쿠로 나리아키가 참여한 ‘ともだち’ 등, 인간관계 기반의 작품에서 뿜어내는 온기가 또 다른 차원의 뮤지션으로 거듭났음을 공언하고 있다. 어린 날에는 몰랐던, 경쟁이 아닌 조화를 통한 공존, 성과 중심의 치열함이 아닌 내면의 고민을 통한 음악작업. 그 유토피아에 어렵사리 도착한 제이팝의 여제를 환영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다름 아닌, 누구보다 먼 길을 돌아온 그녀이기에.
- 수록곡 -
1. 道
2. 俺の彼女
3. 花束を君に
4. 二時間だけのバカンス featuring 椎名林檎
5. 人魚
6. ともだち with 小袋成彬
7. 真夏の通り雨
8. 荒野の狼
9. 忘却 featuring KOHH
10. 人生最高の日
11. 桜流し
2020/0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