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FIVE NEW OLD < Emulsification >
전작 < Too Much Is Never Enough >(2018)도 좋은 작품이나, 타이틀 그대로 블랙뮤직과 록이 완벽하게 융합되어 새로운 장르를 규정하는 이 작품이야말로 그들의 대표작이 될 자격이 있다. 마칭밴드 스타일의 드러밍과 혼 세션을 중심으로 리드미컬하게 풀어낸 ‘Keep On Marching’, 전반엔 현악 중심의 구성으로 힘을 뺀 후 혼과 코러스로 구성을 확장시켜 나가는 멜로우한 느낌의 ‘Magic’, 고즈넉한 여느 바에서 들으면 위스키 열잔은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가스펠 기조의 ‘In/Out’ 같은 곡들엔 힙합과 알앤비의 뉘앙스가 가득하나, 결코 그 과정에서 록의 뿌리를 놓지 않는 균형감은 그야말로 발군. 더불어 어느 하나 애매한 선율이 없다는 점은 음악적인 욕심을 내면서도 대중성 또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시사이저 중심의 사운드로 뉴웨이브의 감성을 담아낸 ‘Last Goodbye’와 ‘Please Please Please’, 1990년대 R&B 느낌의 ‘Always On My Mind’ 역시 레트로를 해체시켜 자신만의 공식으로 대입시켜 만들어 낸 뛰어난 산출물이다. 펑크 록 기조의 < LISLE’S NEON >(2015)를 떠올려보면, 지금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도가 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안주하지 않고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대중과의 오차를 최소한으로 줄이게 된 이들. 변화에 무심한 여러 뮤지션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성취를 보여주는, 록스타라는 목표달성에 발판이 되어 줄 앨범, 그것이 바로 이 < Emulsification >이다.
- 수록곡 -
1. Fast Car
2. Keep On Marching
3. Magic
4. What's Gonna Be?
5. In/Out
6. Last Goodbye
7. Pinball
8. Same Old Thing
9. Set Me Free
10. Gotta Find A Light
11. Always On My Mind
12. Please Please Please
13. Bad Behavior
2020/0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