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토후비츠(tofubeats) <lost decade>(2013)
중학생 시절부터 음악작업을 시작해 트랙메이커로서 가능성을 보여온 그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계기라면, 이 소리의 바다에 뛰어든지 꼭 10년째 발매한 바로 이 앨범일 것이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EDM과 힙합의 하위장르들이 자리하고 있다. 베이퍼웨이브를 필두로 칠웨이브와 하우스, 붐뱁과 트랩 등. 그러면 이것이 장르의 딥한 매력을 향해가는 작품이냐고 묻는다면, 단번에 “그렇지 않다”라고 답할 것이다. 재미있게도, 여기엔 오로지 ‘팝’이라는 목적지로 자유롭게 유영해 나아가는 지난 10년간의 토후비츠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생각치 않았던 것들로 만들어 내는 이상하리만치 익숙한 편안함. 그는 그렇게 새로운 방식과 형태로 2010년대의 대중성을 개념 짓고 있다.
아무래도 가장 언급되어야 할 트랙이면 바로 ‘水星(수성)’.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오르며 단숨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이 트랙은, 레트로한 신스 루프와 보코더를 적극 활용해 시티팝의 노스탤지어를 생성하며 클럽뮤직 외의 사람들에게도 크게 어필한 노래. 이와 반대로 과하리 만치 밝은 레트로 신스팝 ‘So WHAT!?’, 샘플링을 적극 활용한 타이트한 사운드로 광란의 댄스플로어를 만들어 내는 ‘m3nt1on2u feat.オノマトペ大臣’, 극대화한 그루브에 캐치한 선율을 가둬 둔 감성적 트랙 ‘No.1(feat. G-RINA) 등 넓은 스펙트럼의 결과물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단단히 확보한 그를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전혀 제이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요소들이 한데 뭉쳐 만들어 내는 새로운 감각의 제이팝. 어느 작품과도 비교불가능한 프레시함을 발견하고 싶다면 당연하리만치 챙겨야 할 작품으로, 한편으론 음악 스타일이나 활동 방식으로 하여금 2010년대 후반의 변화를 일찌감치 예측하고 있었던 한 장이기도.
- 수록곡 -
1. Intro
2. SO WHAT!? feat. 仮谷せいら
3. ALL I WANNA DO
4. Les Aventuriers feat. PUNPEE
5. Fresh Salad feat. SKY-HI
6. m3nt1on2u feat. オノマトペ大臣
7. I don’t care
8. time thieves
9. 夢の中まで feat. ERA
10. old boys
11. No.1 feat. G.RINA
12. touch A
13. OMOI-DORI\
14. synthesizer
15. 水星 feat. オノマトペ大臣
16. LOST DECADE feat. 南波志帆
17. SO WHAT!? (EXTENDED FULL POWER DIGITAL MIX!!)
2020/0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