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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ug 21. 2020

폭발적인 신장세의 페스티벌 신, 그 촉매제가 된 작품

#10 카나분(KANA-BOON) < 僕がCDを出したら >(2013)

#10 카나분(KANA-BOON) 

< 僕がCDを出したら(내가 CD를 낸다면) >(2013)

ないものねだり
眠れぬ森の君のため

최근 10년간의 일본음악신을 상징하는 현상 중 하나라면 아무래도 페스티벌 시장의 눈부신 성장을 꼽을 수 있겠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흔히 알고 있는 후지 록 페스티벌이나 섬머소닉보다는, 로컬 뮤지션만으로 이루어진 대형 페스티벌이 활발하게 런칭되고 또 정착되었다는 사실이다. 특정 아티스트를 보러가기 보다는 그 뜨거운 분위기를 즐기고 가슴 터질 듯 뛰어노는 ‘놀이문화’로서의 페스티벌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셈. 그 과정에는 놀기 좋은 빠른 비트의 드럼과 기타, 여기에 중독적인 후렴구를 얹어 사람들을 춤추게 만드는 그런 댄서블한 록을 구사하는 밴드들이 큰 역할을 했다.


카나분의 데뷔 작이기도 한 이 앨범은, 이와 같은 경향의 밴드들이 록 신을 점령하는 데에 있어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작품이다. 기존의 흐름을 일거에 뒤집어버린 ‘ないもねねだり(생떼)’는 일본의 록 역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할 노래. 하이햇과 스네어를 번갈아 치는 스피디한 리듬에 귀에 꽂히는 기타 사운드, 의성어를 반복하는 단순하고도 중독적인 후렴구의 조합은 기꺼이 땀을 흘리고 몸을 부딪히러 온 록 키드들의 아드레날린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역시나 인트로의 심플하고도 인상적인 디스토션, 조금씩 몸을 달구는 드럼 후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구조의 ‘クーロン(Clone)’ 역시 쉬운 후렴구를 통해 싱어롱을 유도하며 자신들의 지향점을 명확히 한다. 귀에 착착 붙는 워딩을 주조해낼 줄 아는 프론트맨 타니구치 마구로의 역량이 빛나는 ‘見たくないもの(보고 싶지 않은 것)’나 대단원의 막을 아련하게 장식하는 ‘さくらのうた(벚꽃 노래)’도 좋은 노래지만, 이 작품이 단순히 한철 장사를 노린 작품으로 격하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들의 올 타임 마스터피스 ‘眠れぬ森の君のため(잠들지 않는 숲의 너를 위해)’ 덕분이다.


아직 뜨지 못한 인디 뮤지션이 자신이 성공했을 때를 상상하며 연인에게 건네는 이 어디에도 없는 러브 송은, 자신들이 처한 위치와 디테일한 묘사를 통해 어디에도 없는 리얼리티를 만들어낸다. 스토리의 전개에 맞춰 격해지는 보컬의 감정은 가슴 속에 무언가 뜨거운 것을 만들어 내며 듣는 이의 집중력을 어느샌가 자신들의 지배하에 종속시킨다. 모두가 이들을 ‘가벼운 댄스록 밴드’라 일컬을 때 자신 있게 이를 부정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노래가 있기 때문. 신에 새로운 이정표를 꽂음과 동시에 자신들의 매력까지 완벽하게 담아 낸 작품으로, 2010년대를 상징하는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 있는 앨범. 지금까지도, 수많은 추종자들이 페스티벌 신을 떠받히고 있는 중.

- 수록곡 - 

1. ないものねだり

2. クローン 

3. ストラテジー 

4. 見たくないもの 

5. 眠れぬ森の君のため 

6. さくらのうた 


2020/0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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