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아이묭(あいみょん) < 青春のエキサイトメント >(2017)
자살에 대한 뉴스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그리고 격렬하게 쏟아낸 다음 결국엔 “마지막의 작별인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외쳤던걸까”라고 말하는 싱어송라이터. 그를 세상에 알린 ‘生きていたんだよな(살아있었던거야)’는, 표현이란 것에 주저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등장을 알리는 전초전에 다름없었다.
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타 연주만을 동반해 뮤지션이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을 노래하는 ‘憧れてきたんだ(동경해 왔어)’, 당당함과 간절함의 대비를 1절과 2절의 미묘한 어감의 차이로 극대화시키는 놀라운 노랫말의 마법을 보여주는 ‘君はロックなんか聴かない(너는 록 같은 거 듣지 않아)’와 같은 노래까지 듣다보면, 각 노래에 담겨 있는 ‘나’라는 화자는 모두 다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처럼 그는 정체성과 자의식을 최소화시키고 그만큼 노랫말과 멜로디 자체에 자신의 역량을 집중한다.
이처럼 곡마다 명확히 다른 테마와 캐릭터를 보여줌으로서 ‘아이묭’이라는 개인에게 집중하는 것을 철저히 거부한다는 점이 이 앨범이 가진 미덕이다. 디테일한 사랑의 표정을 통해 연애라는 것의 정밀한 모습을 그려내는 ‘ふたりの世界(두 사람의 세계)’, 여자와 동거하는 남성의 시선에서 써 내려감으로써 남녀의 행동양식을 단숨에 허무는 ‘愛を伝えたいとか(사랑을 전한다던가)’ 등 언어와 멜로디가 얼마만큼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시험하는 듯한 트랙이 연달아 이어지는 그 광경.
캐릭터와 콘셉트에 집중하는 일본대중음악신의 근간을 뒤흔들며, 독자적인 표현과 복잡하지 않은 연주 및 노래만으로도 큰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스트리밍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그는, 지금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유로움 이상의 자유로움으로 빚어낸 소리 위의 유희,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이 데뷔작을 절대 놓치지 않기를.
- 수록곡 -
1. 憧れてきたんだ
2. 生きていたんだよな
3. 君はロックを聴かない
4. マトリョーシカ
5. ふたりの世界
6. いつまでも
7. 愛を伝えたいだとか
8. 風のささやき
9. RING DING
10. ジェニファー
11. 漂白
2020/0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