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킹 누(King Gnu) < Sympa >(2019)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싱글 ‘白日(백일)’ 덕분이었겠지만, 이 노래를 통해 팀을 알게 된 사람들을 고스란히 팬으로 만들 수 있었던 건 분명 이 앨범이 있었던 덕분이다. ‘도쿄 뉴 믹스쳐’를 표방하고 있는 이들의 두번째 정규작은, 밴드라는 틀만을 놔둔채 힙합, 재즈, 펑크(Funk), 전자음악 등을 마구잡이로 가져와 위대한 화합을 이루어 낸 ‘최신의 팝’들로 가득하다.
인트로를 지나 단숨에 리스너를 압도하는 ‘Slumberland’는 자신들의 지향점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대목. 첼로를 전공했던 츠네다 다이키의 영향이 강하게 투영된 웅장한 현악편곡, 여기에 극대화된 비트의 리듬감이 전체를 지배하는 이 트랙은, 일차적인 크로스오버에서 나아가 어떻게 이를 새 시대의 팝으로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기도. 중독적인 키보드 사운드가 스피디한 워딩과 함께 펼쳐지는 신스 록 ‘Flash!!!’, 록으로 잠시 무게중심을 옮김과 동시에 막강한 선율감을 선사하는 ‘Sorrow’ 등 단숨에 절정으로 치닫는 구성의 힘을 업고 스트리밍 시대의 마음 급한 대중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한 트랙들이 즐비하다.
투 보컬 체제라는 흔치않은 구성과 클래식과 블랙뮤직, 제이팝 등 멤버 각자가 뚜렷한 기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유니크함을 불어넣는 가장 큰 요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정도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의 음악적 역량이 애초에 뛰어났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증거일 터. 수많은 레퍼런스들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정돈되어 있다는 점에 아연실색하게 되고, 일견 낯설면서도 이를 거부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이전에 없던 그룹과 음악의 출현, 이를 가장 임팩트 있게 선사해주었던 팀의 현재까지의 최고작.
- 수록곡 -
1. Sympa Ⅰ
2. Slumberland
3. Flash!!!
4. Sorrows
5. Sympa Ⅱ
6. Hitman
7. Don't Stop the Clocks
8. It's a small world
9. Sympa Ⅲ
10. Prayer X
11. Bedtown
12. The hole
13. Sympa Ⅳ
2020/08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