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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Sep 20. 2020

[20-09-03] 주간제이팝

미스터 칠드런, 미시아, 퍼퓸, 야마모토 사야카, 스텃츠

[Single]


미스터 칠드런(Mr.Children) ‘turn over?’ (아직 뮤비가 안떴네요 ㅠㅠ)

밴드 특유의 대중성 어린 선율은 여전. 어떻게 이러한 창작력을 20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지 진짜 불가사의다. ‘Birthday/君と重ねたモノローグ’ 이후 약 6개월만의 싱글로, 드라마 < 돈 떨어지면 사랑의 시작 >의 주제가로도 낙점된 노래다. 다소 무거우면서도 장중했던 전작에 비하면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경쾌한 곡조가 우선 눈에 띈다. 어쿠스틱 기조의 포키한 사운드와 적정한 음역대를 유지하는 사쿠라이 카즈토시의 가창이 어느때보다도 편안함을 불러온다. 3분 26초라는, 싱글 디스코그라피 상 가장 짧은 노래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한 노래.


미시아(MISIA) ‘君の背中にはいつも愛がある’

여전히 현역으로 전성기 못지 않은 멋진 노래를 선사하는 미시아의 새 싱글. 관악 세션이 보다 여느 재즈바에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피아노와 드럼, 베이스 등 리얼 세션의 가세와 함께 펼쳐지는 시원시원한 가창이 그가 이야기하는 사랑의 온기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미소를 머금게 될 지도. 여러 악기들이 절정을 향해가며 빚어내는 하모니가 인상적인 후반부에 더욱 집중해 들어보도록 하자. 


퍼퓸(Perfume) ‘Time Warp’

해외 지향의 트렌디한 사운드에 집중해오던 노선에서 잠시 한발 떨어져, 활동 초반의 ‘일본식 일렉트로니카 팝’으로 회귀한 듯한 노래다. 보컬 파트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 있어 멜로디를 즐기기에도 좋으며, 동양적인 정서를 삽입해 이국적인 느낌을 살렸다. 전작 ‘無限未来’로부터는 약 2년 반만의 CD 싱글이며, 메이저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 < Perfume 15th&20th anniv with you all >의 2탄이 되는 작품이기도. 팬들로서는 제법 반가울 법한 신곡이며, 보다 대중적인 면모로 신규 지지층을 끌어들이기에 알맞은 노래. 


야마모토 사야카(山本 彩) ‘愛なんていらない’

AKB 사단 출신 중 가장 의욕적으로 음악활동을 전개 중인 그의 네번째 싱글. 직접 작사작곡을 담당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자신을 대중들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는 노래다. 자신만의 어떤 색을 창출하기보다는 보다 보편적인 정서를 노리고 있으며, 현악세션과 록 뮤직의 결합을 통한 스케일 큰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가사, 멜로디, 사운드 모두 무난하게 들려오지만, 꼭 그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노래라는 점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아사이 켄이치 & 더 인터체인지 킬즈(浅井 健一 & The INTERCHANGE KILLS) 'TOO BLUE'

여느 담배연기 자욱한 클럽에서 울려퍼지는 블루스 하드 록. 블랭키 젯 시티(BLANKEY JET CITY)로 일본의 록 신을 호령한 후 자신만의 음악을 꾸준히 세상에 흩뿌리고 있는 그의 신곡은, 공간감을 부여한 코러스와 사이키델릭한 기타 사운드, 거친 보컬이 맞물려 빚어내는 와일드한 튠이다. 절대 에둘러 가지 않는 그의 정공법이 노래에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보컬에 집중하며 듣는 사람도, 연주에 집중하며 듣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게끔 한 그 밸런싱에 주목할 만하다. 담배 하나 꼬나 문 중년의 정제되지 않은 거친 록 사운드가 듣고 싶다면. 


빗케 블랑카(ビッケブランカ) ‘ミラージュ’

벌스가 후렴을 향해갈수록 고조되는 감정, 이에 동반되는 힘 있는 가창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득력을 듣는 이에게 가져다준다. 건반악기를 보컬과 함께 주연으로 더블 캐스팅하고 있는 느낌이며, 이 둘이 부딪히며 발하는 정서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후렴 후에 이어지는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곡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데 한 몫 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흔치 않은 흐름의 곡이라는 점에서 한번쯤 들어보기를 권하는 노래.


더스트셀(DUSTCELL) ‘PAIN’

보컬인 EMA와 노래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Misumi로 이루어진, KPOP에 영향을 받았다 공언하고 있는 멤버로 이루어진 일렉트로니카 팝 듀오. 비트가 강조된 다이나믹한 곡조와 리듬이 확실히 각인되어 있는 워딩에 최근 KPOP의 경향이 녹아있으며, 전체적으로 애매한 부분 없이 굵은 선을 그려내는 요소들이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매력을 발하고 있다.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출신인 만큼 그 전형적인 사운드 메이킹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보편성 또한 동반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 


[ALBUM]



스텃츠(STUTS) < Contrast >

한국어 가사가 나와서 노래를 잘못 틀었나 했다. 수민이 참여한 네오 팝 트랙 ‘Mirrors’의 비트 주조 능력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는 음악신을 이끄는 대표적 트랙메이커 중 한 명이다. 단순히 미디 뿐만 아니라 기타, 베이스, 건반 등 연주 역시 도맡음과 동시에 처음으로 자신의 랩과 보컬을 선보이는 등 보다 자신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는 작품.  


다이나믹한 리얼세션 사이로 멜로우한 감성이 스며든 댄스 트랙 ‘Contrast, Pt.1/2’, 한때 유행했던 네오 시부야 케이가 떠오를 법한 비트와 신스루프 조합의 ‘See the Light’, 건반터치의 그루브와 플룻처럼 들리는 사운드 샘플, 본인의 랩/보컬 퍼포먼스가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Season Pass’와 같은 노래 들에서 뛰어난 음악적 역량 속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역시 실력없이 잘 나가는 음악가는 없다는 사실, 이 작품을 들어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을 듯. 



라브리 서머 쨩(ラブリーサマーちゃん) < THE THIRD SUMMER OF LOVE > 

좀처럼 해소되지 않던 록에 대한 갈증을 일본음악을 들으며 풀 수 있을진 꿈에도 상상 못했다. 80년대 말~90년대에 유행했던 UK 록을 기반으로 풀어내는 활기 넘치면서도 파워풀한 디스토션 사운드가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하다. 여기에 곡에 맞춰 다채로운 색깔을 내는 가창자의 변화무쌍한 퍼포먼스 역시 앨범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도맡고 있다. 


중독적인 후렴과 명쾌한 사운드 주조가 인상적인 ‘AH!’, 특히 드럼톤이 라디오헤드의 초기 작품을 듣는 듯한 짙은 브릿 팝 테이스트의 ‘I Told You A Lie’, 델리 스파이스가 떠오르기도 하는 둔탁한 베이스 중심의 서정적인 멜로디컬 트랙 ‘ミレニアム’ 등 JPOP과 UK 록의 장점을 한데 모아 잘 마감질한 높은 퀄리티의 작품. 록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아티스트의 음악적인 집중력과 몰입이 전달되는 앨범이다. 


야플(Yaffle) < Lost, Never Gone >

트렌드를 전방위 적으로 이끌고 있는 레이블 < Tokyo Recording >의 멤버로서, 후지이 카제와 이리, 시바사키 코우 등을 프로듀싱 하기도 한 그의 첫번째 정규작으로,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 작품을 콘셉트로 서구권 4개국 8팀의 아티스트와 함께한 작품이기도 하다. 


속도감 있는 일렉트로니카와 살짝 변조한 서정적 보컬이 색다른 조합 ‘Rafter’, 타이트한 전자 사운드와 엘로디(Elodie)의 소울풀한 음색이 만나 일으킨 예상치 못한 화학반응 ‘You Come Undone’, 고즈넉한 어덜트 컨템포러리를 향해가는 듯 하다 갑작스레 장중한 느와르로 변모하는 ‘Lost, Never Gone’ 등 프로듀서의 음악적 지향점을 엿봄과 동시에 싱어를 컨트롤하는 장악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수작이다. 일본이라는 바운더리를 완전히 벗어나 있는, 범세계적 일렉트로니카 작품.


데님스(DENIMS) < more local >

너무 레트로하지도, 너무 세련되지도 않아 좋다. 적당한 볼륨의 록 사운드와 편안한 음색으로 툭툭 던지는 듯한 가창. 좋은 음악이 듣는 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음악이라고 했을 때, 그들의 음악은 여기에 정확히 부합하는 느낌이다. 4인조 편성임에도 비지 않는 연주는 보컬과 팽팽하게 맞물리며 재미있는 텐션을 부여. 어느 정도의 여유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든다. 


대중적인 멜로디에 서프 뮤직의 시원스러운 기타 연주가 듣는 이를 바닷가로 데려다 주는 ‘The Lights’, 알앤비와 가스펠을 적극 활용해 자신들만의 크로스오버 공식을 창출해내는 ‘I’m’, 라틴의 리듬감이 뜨겁게 작렬하고 이를 열정적인 보컬과 코러스 워크로 증폭시키는 ‘Stomp my feet’ 등 화려하진 않지만 탄탄하게 주조한 록 트랙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처음에 확 와닿진 않아도 듣다 보면 조금씩 물들다 어느 순간 내가 거기에 빠져있음을 알게 되는, 가랑비에 옷 젖는 듯한 앨범. 


유이니시오(ゆいにしお) < She is Feelin’ Good >

오레사마 류의 레트로/시티 팝 리바이벌/디스코 트랙으로 무장한 싱어송라이터의 신보. 활기차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아련한 감정이 샘솟는 ‘スカイツリー’, 블랙뮤직의 뉘앙스를 한껏 담아낸 곡조가 한밤 중 강가에 비친 네온사인을 연상케 하는 ‘Drink, Pray, Love!’, 보다 차분한 무드를 기반으로 재즈 피아노의 섬세함을 담아낸 ‘Unlucky girl’ 등 리드미컬한 음악 뒤로 20대의 일상을 보편성 있게 숨겨 놓은 결과물들이 왠지 모를 감상에 젖게 할 것이다. 일련의 시티 팝 리바이벌을 잘 들은 이들이라면 이 작품 역시 호감으로 다가올 확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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