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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Nov 24. 2020

[20-11-03] 주간제이팝

노벨브라이트, 데프 테크, 오즈월드, 오모이노타케 등

이번주에 소개할 앨범이 많아서 살짝 늦었습니다.

연말에 뭔가 들을 만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네요.


[Single]


노벨브라이트(Novelbright) ‘あなたを求めただけなのに’

웅장한 편곡과 함께 후렴구로 직진하는 초반부가 인상적인 밴드의 신곡. 우리나라에서 흔히 ‘뽕끼’라고 일컫는 그 특유의 선율감이 곡의 인상을 결정짓는 느낌이며, 디스토션과 현악세션의 적극적인 보조를 통한 그 열기가 라틴음악의 이국적인 요소 또한 떠오르게 한다. 풋풋하게 느껴졌던 이전의 이미지에서 일신, 보다 치밀한 설계 하에 만들어진 드라마틱한 구성에 귀 기울일만한 노래다.


하쿠비(Hakubi) ‘アカツキ’

인트로의 기타 사운드가 너무나 지금의 계절과 어울려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17년에 교토에서 결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이제 어느정도 폼이 오른 듯한 3인조의 신곡은, 일견 이별노래로 보이기도, 다시 들어보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록의 에너지와 현악세션의 서정성, 보컬 카타기리의 왠지 모를 쓸쓸한 음색이 일으키는 감성의 소용돌이, 왠지 모를 연말의 센치함을 더욱 증폭시켜 줄 이모셔널 트랙.


인디고 라 엔드(indigo la end) ‘フラれてみたんだよ’

이 역시 겨울바람에 어울리는 슬로우 템포의 곡. 크레딧을 보지 않아 확실하진 않지만, 다다레이의 보컬인 에츠코와 REIS가 백보컬로 참여한 듯한 풍성하면서도 감성적인 보컬 트랙이 돋보이는 노래다. 기타와 키보드를 중심으로 어쿠스틱함을 살린 연주는 충실히 그 이별의 쓸쓸한 심상을 잘 받쳐주고 있으며, 카와타니 에논 또한 이번 만큼은 가성 중심의 가창으로 곡이 주려하는 그 이미지를 적확히 구현하고 있다. 뮤지션들도 겨울을 타는지.


대니 메이(Dannie May) ‘灰々’

타워레코드의 미유통반 릴리즈 기획을 통해 선보인 < 暴食 >이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유망주로 떠오른 밴드 대니 메이. 키보드를 중심으로 한 리드미컬한 신스 팝/록 뮤직을 선보이는 3인조의 신곡은,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는 대중성으로 꽉 찬 트랙이다. 적재적소를 파고 드는 코러스 워크, 펑키한 기타리프와 터치감 강한 키보드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에 주목. 곡 전반의 만듦새가 뛰어나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의욕과 실력으로 가득차 있는 주목할 가치가 충분한 노래.


하구(H△G) ‘5センチ先の夢’

드라마 < ハルとアオのお弁当箱 >의 주제곡으로, 그룹 특유의 따스함이 잘 스며 있는 노래다. 보컬 치코의 호소력은 여전하며, 덩치는 크지만 이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작곡진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어 있어 듣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토핑으로 살짝 얹은 재즈의 뉘앙스가 그 맛을 더욱 다채롭게 해주는 것도 취향저격. 심각하지 않은 청량한 팝 트랙을 찾는다면 추천!


[ALBUM]



데프 테크(Def Tech) < Powers of Ten >

결성 2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10번째 작품. 특유의 시원함과 낭만이 공존하는 서프 뮤직이 트렌디한 사운드와 만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반복적인 신스 루프에 캐치한 선율이 노을지는 풍경을 연상케 하는 ‘Surf Me To The Ocean’, 밀림이 우거진 어느 숲이 떠오르는 트로피컬 하우스 ‘Instabation’, 멤버들의 가창력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감미롭고도 아련한 슬로우 트랙 ‘Best Days’ 등. 듣다 보면 어느 풍경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그런 순간들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즈월드(OZworld) < OZKNEEZ FXXKED UP >

에이위치(Awich)와 더불어 오키나와발 힙합의 진면목을 선보이고 있는 오즈월드.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수록곡 ‘OZKNEEZ FXXKED UP’의 미니멀한 비트로 서서히 웜업 한 후, 인트로부터 타이트한 래핑으로 밀어붙이는 ‘Vivide’의 흐름이 단숨에 듣는 이를 사로 잡는다. 탄탄한 비트 메이킹이 러닝타임 전반을 서포트해주고 있으며, 개인의 퍼포먼스 역시 새로운 랩스타의 등장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토속적인 맛이 살아 있는 ‘琉~Ryu~’는 개인적인 추천곡. 앞서 언급한 동향의 에이위치도 참전했으니, 결코 실망을 주는 일은 없을 터.


오모이노타케(Omoinotake) < long for >

어느덧 네번째 EP.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팝 록을 선보이는 그룹의 서글서글함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초반의 빌드업 후 브라스와 함께 멜로디를 터뜨리는 ‘産声’, 보다 블랙뮤직의 측면을 강조한 리드미컬하고도 애수 어린 곡조의 ‘夏の幻‘와 같은 곡에 이들의 강점이 드러나 있다. 다만 해당 영역을 히게단이 너무 단단히 붙잡고 있다는 점이….


블루 인카운트(BLUE ENCOUNT) < Q.E.D >

밀도 높은 열정으로 듣는 이름 감화시키는 밴드 블루 인카운트. 이번 작 역시 그 땀방울이 묻어나는 수록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판데믹으로 위협받는 지금이야말로 희망이 필요함을 전파하는 메시지 송 ‘STAY HOPE’, 특유의 화려한 기타 솔로잉이 화려함을 더하는 ‘棘’, 자연스레 엘르가든이 떠오르는 의욕적인 펑크 넘버 ‘HAPPY ENDING STORY’ 등 자신들의 스펙트럼을 한껏 담아낸 그야말로 음악만찬.


팝 아트 타운(POP ART TOWN) < Sensation >

블랙뮤직을 전면에 내세운 또 하나의 밴드 팝 아트 타운의 두번째 작품. 이 작품은 초반부는 이전과 동일하게 알앤비/Funk를 적극 활용한 믹스쳐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으나, 딱 6번 트랙부터 폴카돗이나 요아소비가 떠오르는 록 뮤직으로 갑작스레 조타수를 틀고 있다는 점이 약간은 당황스럽다. 흐름이 뚝 끊겨버리는 느낌. 보컬 샘플링을 적절하게 사용해 흥을 돋우는 디스코 넘버 ‘Fancy Time’,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충만한 그루브가 인상적인 ‘あそびたりない’ 등 자신들의 색깔을 잘 유지하더니만 왜 후반부에 가서…


우치쿠비고쿠몬도코카이(打首獄門同好会) < 2020 >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워~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워~”하고 시작하는 첫 곡. 메탈에 가까운 과격한 사운드에 대비되는 유머러스한 가사와 퍼포먼스로 어느덧 페스티벌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는 팀이 된 밴드의 신보. 가사를 모르면 작품의 매력이 반감되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연주나 곡 구성적인 측면으로도 흠잡을데 없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작렬하는 디스토션 리프에 이은 근육 찬양송 ‘筋肉マイフレンド’, 그냥 아무 이유없이 단게 땡긴다는 LA 메탈 기반의 디저트 찬양송 ‘ああ無性’, “마늘은 정의”라는 캐치프라이즈 하에 마늘의 효능을 만인에게 전파하는 ‘ニンニクは正義’ 등 다양한 소재로 펼쳐나가는 이들의 음악세계가 이채롭게 다가온다. 사실 이 밴드는 라이브로 들어야 맛인데… 혹시 궁금한 이가 있다면 ‘日本の米は世界一’를 유튜브에 검색해 보자. 참고로 베이스를 맡고 있는 멤버가 이미 몇 년 전에 60세를 넘긴 걸로 화제가 된 팀이기도.


후루카와 사라(Furukawa Sarah) < THE RANDOM BIRD >

고즈넉하고도 축축한 감성. 조용히 몸을 뉘이기 좋은 어쿠스틱 음악들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기분. 금주의 발견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수필 같은 음악들. 보사노바 리듬의 기타를 타고 섬세한 감정을 속삭이는 ‘AMAI’, 공간감 있는 코러스 워크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WE ARE HERE’, 목소리를 강조한 레코딩으로 음색이 가진 매력을 극대화 한 ‘秋の月’ 등 ‘노래’라는 측면에 있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코가 언뜻 연상되기도 했는데,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가보니 마침 카부토무시를 커버해놓은 영상을 발견해 괜시리 반갑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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