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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Dec 13. 2020

[20-12-01] 주간제이팝

미스치루, 후쿠야마  마사하루, 템팔레이, 스미카 등

[Single] 


템팔레이(Tempalay) ‘EDEN’ 

유망한 미래가 점쳐지는 밴드의 메이저 데뷔 싱글. 크로스오버를 기반으로 한 특유의 분위기는 여전하나, 보다 타이트하게 짜여진 구성과 리듬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오기도 한다. 여러 소리를 교차시켜 혼란스러움을 유도한 편곡이나, 후반부에 힘을 실어 뻗어나가는 로킹한 곡조 등 곡 전체적으로 많은 고민과 그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를 담아내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팀의 신곡.


스미카(sumika) ‘本音’

발매를 앞둔 싱글 ‘本音/Late Show’의 선공개곡. 슬로우 템포의 곡조를 타고 진하게 퍼져나가는 타카오카 켄타의 목소리가 마치 스키마스위치의 노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다소 전형적인 구성을 띄고 있으나, 워낙에 좋은 선율과 안정적인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보편성 측면에서는 단단히 그 장점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폴카돗스팅레이(ポルカドットスティングレイ) ‘さよならイエロー’ 

현란한 인트로와 복잡다다한 구성은 역시 그룹의 전매특허. 여기에 미디를 활용한 비트와 절묘하게 겹쳐나가는 밴드사운드의 조화가 돋보인다. 시즈쿠의 목소리가 스피디한 전개 속에서도 확실하게 그 중심을 잡고 있어 최근 발표된 어느 곡들보다 ‘가창’ 측면에서의 어필이 가장 잘 되고 있지 않나 싶다. 잠시 지지부진했던 작품활동에 있어 어느 정도 타개책을 마련한 느낌. 


노벨브라이트(novelbright) ‘ツキミソウ’

특유의 감성적인 사운드를 통해 올해의 라이징 스타로 등극한 5인조 밴드의 장대한 슬로우 넘버. 1절까지는 최대한 심플한 사운드를 유지하며 보컬의 표현력에 집중하도록 하며, 이어지는 웅장한 현악세션은 1절의 감성에 부스트를 달아주며 절정으로 그 서정성을 몰아붙이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자신들의 강점을 영리하게 활용함으로서 많은 신규 팬층을 불러들일 것 같은 노래.


아이나 디 엔드(アイナ·ジ·エンド) ‘虹’

빗슈(BiSH)의 메인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다 디 엔드의 신곡이자, 내년 초에 발매될 솔로 앨범의 포문을 열어젖히는 곡이다.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 했으며, 흔히 ‘무지개’라는 제목에서 예상되는 밝은 분위기를 기분좋게 배반하는 처절한 무드의 곡으로 완성되어 있다. 중저음부터 고음에 이르기까지 그의 독특한 음색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으며, 확실한 주제의식으로 하여금 새로운 솔로 아티스트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모사오。(もさを。) ‘冬のプレゼント’ 

올 초 ‘ぎゅっと。’의 히트를 통해 요아소비와 에이토를 잇는 Tiktok발 아티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모사오의 계절감이 느껴지는 시즌 송이다. 여성의 시선으로 써 내려가는 가사가 많은 호응을 받았던 만큼, 이번 역시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냄으로서 추운 겨울 사랑이라는 온기를 공감대있게 그려내고 있다. 과장 없이 한음한음 꼭꼭 눌러 부르는 가창이 인상적이며, 그러한 진정성이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느낌이다. 


[ALBUM]


스터 칠드런(Mr.Children) < SOUNDTRACKS > 

수록곡 ‘Documentary film’을 잘 들어보자. 왠지 이전 작품들과 소리의 결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여기에 현악 세션이 활용되는 방법이라던지, 중간에 적극적으로 개입되는 기타 솔로잉까지. 좀 더 영미권에 맞닿은 사운드와 1절과 2절의 리듬을 다르게 가져가는 ‘Brand new planet’에서도 역시 큰 변화의 폭이 느껴진다. 우리가 익히 알던 미스터 칠드런의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편곡이나 구성의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이번 앨범은 말해주고 있다. 그래미 수상자이기도 한 엔지니어 스티브 피츠모리스를 맞아들여, 영국 런던과 미국 LA에서 녹음을 진행한 시도가 빛을 발한 셈. 


선공개되었던 ‘Birthday’나 ‘君と重ねたモノローグ’에서 이러한 변화가 조금은 감지되었던 바. 기존의 팬들에게도 꽤나 흥미로운, 이제까지와는 다른 변칙적인 느낌의 미스치루가 감지될 것이라 확신한다. 고삐를 강하게 잡아당기는 듯한 긴장감이 감도는 리드 트랙 ‘DANCING SHOES’, 어쿠스틱 기타를 기반으로 이글스 느낌의 컨트리 록을 들려주는 ‘losstime’, 특유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소박하면서도 활기차게 풀어 낸 ‘The song of praise’와 같은, 듣는 이의 인생을 장식해 주는 사운드트랙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20번째 오리지널 작품. 시간이 지나도 빛바라지 않고, 항상 전성기를 갱신하는 이들의 감각이 놀라울 뿐.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 雅治) < AKIRA >

자신의 나이대쯤 여읜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자신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자신의 음악을 지지해 준 팬을 향해 ‘자신의 송라이팅, 그 근원과 동기’를 들려주고자 했다는 그의 말처럼, 어느때보다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 하에 어느 때보다 자신을 드러내보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비장한 기타 인트로를 타고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이라는 날은 아버지가 살고 싶었던 내일의 연속”이라는 가사를 툭하고 내뱉는 ‘AKIRA’는 주제면에서 유사한 요네즈 켄시의 ‘Lemon’을 떠오르게 한다. 열정적인 피아노 곡조를 통해 라틴의 이국적인 정서를 담아낸 ‘漂流せよ’, 예전 시바사키 코우에게 주었던 ‘Kissして’가 떠오를 법한 실패를 긍정하자는 메시지의 ‘失敗学’, 본인 또한 다시금 시작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지금’이라는 순간을 계속 노래로 만들어나가겠다는 ‘始まりがまた始まってゆく’ 등 자신의 생각과 전하고픈 메시지가 17곡이라는 장대한 볼륨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지금의 후쿠야마 마사하루’를 체감하기에 더 없는, 자의식이 가득 담겨 있는 하나의 음악 자서전. 



오오모리 세이코(大森 靖子) < Kintsugi >

앨범이 겹쳐갈수록 더더욱 자신의 목소리를 드높이는 오오모리 세이코. ‘여자’라는 이미지에 속박된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해방하려는 그의 생각과 철학이 담겨 있는 11개의 트랙들은, 각기 다른 접근법과 음악 스타일로 밀도 있게 그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한다. 사이키델릭에 가까운 기타의 잔향과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夕方ミラージュ’,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분출하는 듯한 가창이 참으로 그답다고 생각되는 ‘えちえちDELETE’, 팝적인 선율 제조에도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ANTI SOCIAL PRINCESS’, 소박한 어쿠스틱 기타에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킴과 동시에 가슴 뭉클해지는 선율의 현악 세션이 그 바통을 이어 받는 ‘KEKKON -Kintsugi-‘ 등. 지금이기에 그가 외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움이 기반이 된 한 사람의 깊숙한 내면. 일반적인 대중음악과 다른 결을 느껴보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류쿠토소이네고항(リュックと添い寝ごはん) < neo neo >

2017년 결성 이후 빠르게 메이저 데뷔를 완수한 혼성 3인조 밴드의 정규작. 록킹온에서 주최하는 < RO JACK for ROCK IN JAPAN FESTIVAL 2019 >에서 우승하는 등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을 보인 팀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넘치지 않는 자연스러운 록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순수함이 깃들어 있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기도. 절제하는 기타리프 위로 아련한 감성을 그리는 솔로잉이 팀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ノーマル’, 겨울의 계절감이 느껴지는 슬로우 넘버 ‘23’, 페스티벌에 어울릴 법한 댄서블한 리듬의 ‘渚とサンダルと’ 등. 한 유망주가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가는 모습이 이 앨범안에 그려져 있다. 

윌리웡카(WILYWNKA) < EASY EASY >

헨타이신시클럽에서 랩을 맡고 있기도 한 윌리웡카의 새 미니앨범으로, 블랙뮤직의 다양한 요소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한 7개의 트랙으로 구성. 인트로의 신시사이저 사운드로 구심점을 만들어 전개해나가는 랩 퍼포먼스가 인상적인 ‘油断大敵’, 스산한 분위기의 비트가 장르적인 매력을 내뿜는 ‘NO SLEEP TILL’, 리듬감을 보다 강조함과 동시에 완벽히 그 그루브를 타고 넘는 래핑이 뮤지션의 역량을 다시금 증명하는 ‘CONTROL YOURSELF’ 등 어느 한 곡 놓칠 수 없는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애플뮤직 스트리밍 차트에서도 꽤 높은 순위에서 선전 중. 


히츠지분가쿠(羊文学) < POWERS >

기타와 베이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심플한 선율의 ‘Girls’, 잔향이 너르게 퍼져가는 스타일리시한 사운드의 ‘mother’까지만 들어봐도, 이들의 지향점이 명확해진다. 두 장의 앨범을 거쳐 드디어 서치모스가 설립한 레이블 F.C.L.S을 통한 메이저 데뷔 첫 작품은,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는 데에 그 바로미터가 맞춰진다. 왠지 모르게 델리 스파이스의 기운이 느껴지는 멜로디컬한 기타 사운드와 나른한 보컬이 좋은 합을 이루는 ‘砂漠のきみへ’, 악기와 보컬이 어느 하나 앞서 나가지 않은 채 이상적인 밸런스를 보여주는 ‘powers’ 등 밴드만의 록 뮤직을 뚝심있게 구사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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