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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Dec 20. 2020

[20-12-02] 주간제이팝

요아소비, 시럽, 폴카돗, 소라네 등

[Single]


요아소비(YOASOBI) ‘ハルカ’

‘소중한 사람을 지켜보는 사랑을 그린 이야기’를 테마로 한 노래로, 드라마작가로도 유명한 스즈키 오사무의 소설 ‘月王子‘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보컬을 맡고 있는 이쿠라의 섬세한 음색이 어느때보다도 빛나고 있다는 점에서, ‘夜に駆ける’의 운명적인 히트 후 서로간의 이해를 거듭해 빚어낸 시너지가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노래라는 생각이. 리드미컬한 곡 구조에 키보드의 서정성, 타이트한 구성 및 보컬의 표현력에 캐치한 선율까지. ‘夜に駆ける’ 한곡으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듀오의 신곡.


시럽(SIRUP) ‘Thinkin about us’

자신의 데뷔곡 ‘Synapse’를 비롯, 최근 신성으로 급부상한 후지이 카제와 이리의 사운드 프로듀서로도 활약한 야플(Yaffle)과의 재회를 통해 탄생시킨 노래. 멜로우하면서도 나른한 비트와 연주, 그 배경에 완벽하게 정착하는 이모셔널한 보컬이 뛰어난 합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강조함과 동시에 노이지한 변주를 주는 후반부의 반전은 예상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기도. 


딘(DEEN) ‘間違いない世界’

시대를 풍미했던 밴드 딘. 활동이 좀 뜸하긴 했지만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는데, 이번 노래를 들으니 정말 이 감성 넘흐 오랜만인지라 크흑 ㅠㅠ…. 딱 들으면 알겠지만 1990년대를 풍미했던 전형적인 비잉계 사운드를 선사해주고 있다. 선율 역시 뭔가 어디서 들은 듯 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품어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 여전히 정력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자신들을 과거의 뮤지션으로 치부하지 말라는 목소리를 담아낸 일종의 자기성명서. 


피어 앤 로딩 인 라스 베가스(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Shape of Trust’

자신들이 잘하는 것들을 극대화시켜 담아낸 싱글로, 개인적으로도 최근 조금은 시들했던 이들에 대한 관심에 다시금 불을 붙이는 폭발력을 한껏 분출하고 있다. 신스 루프와 뉴메틀 사운드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낸 특유의 현란한 음악 스타일, 샤우팅과 그로울링이 교차하는 두 보컬의 포효까지. 개인적으로 열심히 들었던 < All That We Have Now >(2012)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트랙.


즈카라데루(ズーカラデル) ‘スタンドバイミー’

마음이 차분해지는, 겨울 느낌이 물씬 나는 유기농 록 사운드로 장식된 3인조 밴드의 신곡. 애써 꾸미려고 하지 않는 푸근하고도 친숙한 연주와 노래가 계절과도 잘 어울려 연말을 함께 하기에 좋은 노래다. 얼핏 듣기엔 약간 밋밋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그 참맛이 우러나와 지속적으로 찾게 될 것만 같은 곡조가 은근히 마음을 흔든다.


파이브 뉴 올드(FIVE NEW OLD) ‘Chemical Heart(feat. Masato from coldrain)’

여전히 느낌 충만한 그루브에 디스토션을 살짝 덧댄 사운드가 이색적으로 다가오는 곡으로, 콜드레인의 마사토가 게스트로 참가했다. 두 사람의 보컬을 대비해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며, 조금 더 어둡게 그려내는 그룹의 음악세계가 이전과는 또 다른 감흥을 주는 노래. 조금 더 강하게 반영한 록적인 어프로치와 치고 빠지며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반주의 밀고 당김이 특히나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ALBUM]


폴카돗 스팅레이(ポルカドットスティングレ) < 何者 >

코러스를 얹은 리드미컬한 후렴구가 몰입을 유도하는 ‘バケノカワ’, 각 멤버의 화려한 연주가 녹아들어 강력한 구심점을 보여주는 ‘SHAKE! SHAKE!, 특유의 고속 커팅 스트로크가 인트로부터 기선을 제압하는 전매특허 사운드의 ‘女神’, 각자의 역량을 총동원한 듯한 가공할만한 폭발력과 스피디함의 ‘化身’ 등 얼핏 들으면 기존의 노선을 고집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전매특허의 스트레이트한 록 사운드 대신 보다 그루비한 블랙뮤직의 기운을 업은 두번째 트랙 ‘FICTION’이 주는 감흥이 만만치 않다. 빈티지한 신시사이저의 음색을 통해 레트로함을 물씬 풍기는 ‘ストップモーション’은 또 어떤가. 박자의 변화를 주며 특유의 직관적인 매력을 살짝 비튼 ‘何者’ 등 변화의 모습도 상당한 세번째 정규작. 여전히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도, 아니면 살짝 관심이 멀어졌던 이들도 흥미있게 들을 수 있을, 5년의 활동을 정리하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소라네(空音) < TREASURE BOX > 

일본의 < 고등래퍼 >라고 할만한 < 고교생 랩 선수권 >에 출전해 주목받은 후 이르게도 커리어를 시작한 2001년 생 래퍼의 3번째 정규작. 1년 남짓한 시간동안 풀렝스 세장을 연달아 내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마구 휘몰아치는 듯한 스피디한 래핑을 무기로, 다채롭고 경쾌한 비트 및 랩-싱잉을 오가는 보컬 퍼포먼스가 안정적으로 펼쳐진다.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텐더(TENDRE)가 참여해 아티스트의 다른 일면을 발현시킨 ‘BLOOM’, 예상 못한 피처링 참여가 색다른 파장을 빚어내는 ‘どうせ, 愛だ(feat. クリープハイプ)’ 등 다방면의 게스트를 초빙해 러닝타임의 텐션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 


아마자라시(amazarashi) < 令和二年雨天決行 >

심오하고도 깊은 가사 세계로 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아마자라시의 새 미니앨범은, 새로운 연호를 맞아들인지 얼마되지 않아 맞닥뜨린 코로나 시국에서 자신이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자유로이 펼쳐놓은 작품이다. 이러한 주제의식을 가장 명료하게 담아내고 있는 ‘令和二年’, 인트로의 신비스러운 신시사이저의 음색과 함께 영롱히 퍼져나가는 부정적인 시대에 애써 심는 긍정적인 씨앗 ‘世界の解像度’, 노래 가사 또한 하나의 시 임을 확실히 인식시키는 ‘馬鹿騒ぎはもう終わり’ 등 그의 음악을 좋아했던 이들의 연말을 그 답게 장식해주는 다섯 곡으로 이루어진 꽉 찬 EP.


스커트(スカート) < アナザーストーリー >

사와베 와타루의 원맨밴드 스커트의 결성 10주년을 기념하는 새 정규작. 16곡의 큰 볼륨으로 완성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페퍼톤스가 떠오를 법한 찰랑찰랑하면서도 부담없는 팝 록 사운드를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미성의 아름다운 음색을 가진 보컬 역시 연주와 찰떡궁합. 대부분 3분 이내의 짧은 러닝타임을 통해 지루함을 최대한 상쇄하였으며, 한번 듣기 시작하면 물 흐르듯이 듣게 되는 그런 편안한 앨범으로 마감질 되어 있다. 


자신의 가진 음색의 장점을 적합히 살려낸 감성트랙 ‘ストーリー’, 펑키한 곡조와 멜랑콜리한 키보드 사운드 및 화려한 혼세션이 화려한 네온사인의 밤거리를 그리는 듯한 ‘返信’, 명랑한 분위기를 통해 동화의 한 장면을 그려내는 듯한 ‘サイダーの庭’ 등 자신만의 이모셔널 어쿠스틱 록을 집중력있게 세상에 흩뿌리고 있는 그 모습이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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