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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Feb 08. 2021

[21-02-01] 주간제이팝

이브X스이, 스다 마사키, 스미카, 아이나 디 엔드, 슈퍼 비버 등

[Single]


이브(Eve) x 스이(suis from ヨルシカ) ‘平行線’

우타이테/보카로P 신의 대표주자 두 명이 보여주는 호화로운 태그. 정식적으로는 이브의 7번째 싱글이며,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롯데 < 가나 쵸콜렛 >의 테마송으로 낙점된 노래다. 보다 어쿠스틱하면서도 차분한 곡조로 하여금 요루시카에서 볼 수 없었던 스이의 정적이면서도 진솔한 음색을 만나볼 수 있으며, 작사/작곡을 도맡은 이브 본인의 목소리 역시 무리 없이 녹아들어 이상적인 하모니를 선사한다. 수채화 같이 펼쳐지는 한편의 러브 스토리.


스다 마사키(菅田 将暉) ‘星を仰ぐ’

연기와 노래 모두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새 싱글로, 메가 신노스케 작사/곡의 발라드 트랙이다. 뭔가 도전적이었던 초창기 작품들에 비하면 뭔가 안전지향적으로 가는 듯하나, 왠지 모르게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에서 보편적인 매력이 더욱 증폭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메가 신노스케가 이런 곡도 쓸 수 있구나라는 사실에 놀라기도.


스미카(sumika) ‘祝祭’

현악 세션이 따라붙는 경쾌한 인트로가 이들의 대중성을 극대화한다. 조금은 고전적인 멜로디 라인과 후렴의 구성이 이키모노가카리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는 등, 전 세대를 통틀어 호불호가 크게 없을 듯한 정가운데의 스트라이크를 구사하고 있는 트랙이다. 다만 뭔가 다른 아티스트들과 이미지가 겹치는 지점이 많으며, 너무 무난무난하다는 인상이 긍정적인 평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


죠고(JOGO) ‘AWAKENING’

죠고는 오랄 시가렛의 야마나카 타쿠야와 사운드 프로듀서인 츠지무라 유키와 이타이 나오키가 손을 잡고 만든, ‘커뮤니티'를 주창하고 있는 음악 집단으로, 이번 곡은 역시 오랄 시가렛의 야마나카 타쿠야와 게임 크리에이터이자 각본가인 야마나카 타쿠야(오타가 아니라 동명이인입니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프로젝트 < Boisterous 6 >의 테마송이기도 하다. 오랄 특유의 스피드감과 순간의 파괴력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는 생동감넘치는 넘버이니 록 팬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들이 음악감독을 자처한, 의인화된 캐릭터가 각자의 음악장르로 펼치는 데스게임을 스토리로 하는 < Boisterous 6 >도 유튜브로 공개 중이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씩 검색해보도록 하자.


아다치 카나(足立 佳奈) ‘まちぼうけ’

호소력 있는 아티스트의 보컬과 드라마틱하게 그 감정선을 그려내는 음악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큰 시너지를 내고 있는 아다치 카나의 신곡. 후렴으로 넘어가는 순간의 조바꿈이 보다 노래가 자아내는 정서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며, 전반적으로 그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설득력이 어느때보다도 빛나는 결과물로 마감질 되어 있다. 어느 한 싱어송라이터의 성장기가 잘 그려져 있는 인상적인 싱글.


야바이티샤츠야상(ヤバいTシャツ屋さん) ‘Bluetooth Love’

경쾌한 곡조에 싱어롱 구간을 탑재하는 등 여전히 자신들의 특기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팀의 전매특허 업템포. 후렴구의 전조가 더욱 흥을 돋우고, 거의 가청 주파수를 뛰어 넘는 듯한 아리보보의 코러스가 유난히 귀에 꽂히는 트랙이다. 어떻게 보면 구사할 수 있는 음악의 범위가 좁다면 좁다고 할 수 있는 팀임에도, 이러한 준수한 파티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창작력은 박수를 쳐줄만 하다. 어서 록 페스티벌에서 만나고 싶은 노래.


[ALBUM]


아이나 디 엔드(アイナ・ジ・エンド) < THE END >

올해는 아이나 디 엔드의 해가 되리라는 것을 이 앨범을 듣고 확신했다. 빗슈(BiSH)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자유로운 영혼. 자신만의 유니크한 정서와 표현이 가득한 가사와 어느 특정한 틀 없이 자유로이 흩뿌려지는 선율. 여기에 그의 노래실력을 익히 알고 있던 사람들마저 “이 정도였어?”라고 감탄하게 만들 정도의 놀라운 가창력. 개인적으로 여성 솔로 아티스트의 재능을 가장 잘 살려준다고 생각하는 베테랑 프로듀서 카메다 세이지의 지휘 아래, 새해 벽두 부터 놀라운 작품이 탄생하고 말았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나즈막히 읊어나가는 동화같은 트랙 ‘金木犀’, 통상적인 ‘무지개’의 의미를 전복시킴과 동시에 동일한 소절을 옥타브만 변경해 반복하면서도 전혀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 하드록 ‘虹’, 레트로 로큰롤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단숨에 소화해버리는 ‘NaNa’, 힘을 뺀 채 담담하게 노래하기에 더욱 그대가 없는 일상이 저미도록 슬프게 느껴지는 ‘日々’과 같은 노래들은 그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きえないで’, ‘死にたい夜にかぎって’ 등 이전에 발표했던 주옥같은 곡들까지 수록. 여느 솔로 아티스트들보다 깊으면서도 독자적이고, 대중적이면서도 작품성 있는 앨범으로 완성되었다. 남은 것은 반복해서 듣고 그 성과를 찬양하는 일 뿐.


슈퍼 비버(SUPER BEAVER) < アイラブユー >

어느덧 결성 15주년을 훌쩍 넘긴, 프론트맨 시부야 류타를 필두로 가슴 속 뜨거운 열정을 아낌없이 분출하는 밴드의 7번째 정규작이다. 메이저 재계약 후 11개월만에 나온 작품이라 더욱 의미가 느껴지기도. 전체적으로 강속구로 스트라이크만을 꽂는 팀 특유의 패기와 에너지가 서려 있으며, 열심히 그 열기에 공감하며 듣다보면 조금씩 왠지 모르게 원인 모를 감동이 뭉클하게 차오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삶에 있어 지금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언제나 꿈 앞에 당당해지자는 메시지를 변함없이 전하는 그들.


싱어롱 구간을 적절히 배치해 모두가 함께 따라부를 페스티벌의 풍경을 상상하게 만드는 ‘ハイライト’,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공격적인 록 사운드와 함께 가슴 절절이 다짐하는 ‘突破口’, 보다 그루브를 강조해 살짝 완급을 조절함과 동시에 다양성을 담보하는 ‘mob’,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자들에게 ‘사랑한다’라는 메시지를 아낌없이 날리는 ‘アイラブユー’ 등 베테랑 밴드가 펼치는 삶과의 정면대결이 벅차오르게 할 터.


스다 케이나(須田 景凪) < Billow >

바룬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보카로 P 시절을 지나, 시대의 바람을 타고 어느덧 메이저 데뷔앨범을 선보이는 스다 케이나. 선공개 했던 6곡을 포함, 총 열다섯 트랙의 큰 볼륨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독특한 신시사이저 소스와 잘게 쪼갠 비트, 강약 조절이 탁월한 보컬이 잘 어우러진 ‘Vanilla’, 독특한 선율의 기타리프가 색다른 바이브를 전달하는 ‘飛花’, 몽환적이면서도 다크한 무드가 세련된 미장센을 연출하는 ‘メメント’ 등 신곡들의 밸런스도 준수한 편. 다만 긴 러닝타임 대비 다소 평면적인 구성이 청취를 조금은 지루하게 만들기도. 곡 수를 좀 줄이고 조금 더 응집력있게 만드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돈구리즈(どんぐりず) < 4EP1 >

이들은 언뜻 보기엔 개그듀오인가 싶지만, 조금만 겉껍질을 벗겨 보면 그 안에 꽉 차 있는 음악적 엑기스가 상당한 팀이다. 종종 챙겨보는 음악방송 < KANJAM >의 연말결산에서 츠타야 코이치, 카와타니 에논에 의해 두 곡이나 언급되었을 정도로, 내노라 하는 뮤지션들에게 역시 그 음악적 재기를 인정받기도.


이번 작품은 4연속 EP 발매의 1탄 격인 작품으로, 기본은 비트 중심의 미니멀한 힙합이지만 장르리스를 추구하는 팀 답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그런 노래들을 수록하고 있다. ‘댄스’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펼쳐나가는 힙합과 하우스, 일렉트로니카의 결합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음악체험을 실현시켜 줄 것.


더 챰 파크(THE CHARM PARK) < Bedroom Revelations >

밴드 헤멘웨이(Hemenway)의 기타리스트이기도 했던 한국계 미국인 챰 파크의 솔로 프로젝트가 가동된지도 어언 6년. 이번 작품은 보다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수록곡들을 기반으로, 편안하게 들리도록 치밀하게 사운드를 설계한 그의 역량이 특히나 돋보인다. 여러 어쿠스틱한 질감의 기타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보컬과 코러스가 감미롭게 색채를 더하는 ’君と僕のうた’, 클래식 기타의 선율이 기분좋은 나른함을 선사하는 이상적인 듀엣곡 ‘子守唄の果て’ 등 부담스럽지 않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그런 힐링뮤직들이 풍성히 나열되어 있다.


일리오모테(illiomote) < Teen Trip Into The Future >

경쾌하면서도 퍼지한 기타리프가 보컬의 경쾌함을 더하는 ‘It’s gonna be you’, 레트로한 비트와 사이키델릭한 기타 사운드로 자신들만의 시티팝을 구현하는 ‘きみにうたう’, 3분 40초 동안 장르를 넘나드는 변화무쌍함이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Everybody Nice Guys’ 등. 이들의 음악에선 예측할 수 없는 발칙함과 과감함이 엿보인다. 7개 트랙으로 구성된 20여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들이 누군지 그 인상을 확실하게 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들이 어디로 갈지 반드시 지켜봐야 할 빌미를 제공하는 듯한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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